김상열 호반그룹 회장이 레저사업 강화를 시작으로 사업 다각화에 더욱 속도를 낼 것으로 예상된다.
최승남 호반건설 대표이사 부회장이 핵심계열사인 호반건설에서 호반호텔앤리조트로 이동했는데 본격적 사업 다각화를 위한 신호탄으로 보인다.
호반그룹은 17일 정기 임원인사를 통해 최 부회장이 호반건설 대표이사에서 호반호텔앤리조트 대표이사로 자리를 옮긴다고 밝혔다.
최 부회장의 보직 변경은 김 회장이 레저사업에 더욱 힘을 싣겠다는 뜻을 보인 것으로 풀이된다.
최 부회장은 호반그룹 경영자 가운데 가장 무게감이 있는 인물로 여겨진다.
호반그룹의 유일한 부회장인 데다 우리은행에서 호반그룹으로 영입된 뒤 호반산업, 호반호텔앤리조트 대표이사를 거쳐 올해 초 호반건설 대표이사까지 맡았다.
이런 최 부회장이 호반호텔앤리조트를 다시 맡게 됐다는 것은 호반그룹에서 레저사업의 위상이 높아진다는 것을 뜻한다.
김 회장이 최근 금호리조트 인수에 뛰어든 것도 레저사업 강화를 위한 방안으로 파악된다.
금호리조트 인수전에는 호반건설, 금호석유화학, 사모펀드 2곳 등이 적격예비인수후보(숏리스트)로 선정된 것으로 알려졌다. 본입찰은 내년 1월경 이뤄진다.
금호리조트는 콘도미니엄 4곳, 워터파크 3곳, 골프장 2곳 등 다양한 레저시설을 운영하고 있다.
호반호텔앤리조트가 현재 4곳의 리조트를 운영하고 있다는 점을 살피면 인수에 성공했을 때 레저시설 규모가 대폭 늘어나는 셈이다.
금호리조트가 지난해 37억 원 규모의 영업손실을 내며 적자 전환했지만 김 회장은 금호리조트 인수에 성공한 뒤 최 부회장이 맡아서 경영하면 이른 시점에 금호리조트를 안정적 상태로 바꿔낼 수 있다고 판단했을 것으로 보인다.
최 부회장은 2018년 호반호텔앤리조트 전신인 리솜리조트 인수를 지휘한 뒤 대표를 맡아 경영을 안정화한 경험이 있다.
리솜리조트는 호반그룹에 인수되기 전 기업회생절차를 진행하고 있었지만 인수 이후 1500억 원 규모의 시설투자를 통해 지난해 매출 1470억 원, 영업이익 61억 원을 거둔 회사가 됐다.
김 회장은 우선 레저사업 강화에 힘을 쏟을 것으로 보이지만 이후 더 다양한 분야로 사업 다각화를 시도할 것으로 예상된다.
호반그룹은 대부분의 영업이익을 주택분양사업에서 내고 있는데 정부의 규제 강화로 주택경기가 하강할 가능성이 높아져 새 성장동력을 찾아야 할 필요성이 커지고 있기 때문이다.
김 회장은 2018년 신년사에서 “급변하는 사업 환경에 대비해 과감하게 기존의 사업 방식을 버리는 등 변화를 꾀하고 적극적으로 신규사업을 발굴해 인수합병을 포함한 호반의 미래 비전 찾기에 전념하겠다”고 말하기도 했다.
김 회장은 이미 진출한 부동산 개발사업, 금융투자업 등을 강화하면서 최근 건설회사들이 큰 관심을 보이고 있는 폐기물처리업 등으로 진출할 가능성도 있다.
아이에스동서가 사들인 폐기물처리업체 코엔텍 인수전 당시 호반건설이 입찰에 참여한 것으로 알려졌다.
김 회장이 17일 정기 임원인사를 통해 호반그룹 경영 전반을 맡을 총괄회장 자리를 신설한 것도 사업 다각화 의지와 관련이 있는 것으로 보인다.
호반그룹 총괄회장에는 경험이 풍부한 김선규 전 주택도시보증공사(HUG) 사장이 선임됐는데 김선규 회장이 그룹 내부의 경영 전반을 맡고
김상열 회장은 신사업 및 인수합병에 집중하는 방식으로 경영이 이뤄질 수 있기도 하다.
호반그룹 관계자도 “
김상열 회장은 앞으로 그룹의 신사업 발굴과 인수합병 등에 집중할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 [비즈니스포스트 감병근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