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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물산 패션부문 수장 교체, 최악의 시기에 실적반등 전기 마련할까

나병현 기자 naforce@businesspost.co.kr 2020-12-13 08:3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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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물산 패션부문의 수익성이 좀처럼 회복되지 않으면서 사업규모가 축소되는 길을 밟을 것이라는 시선이 늘어나고 있다.

삼성물산 패션부문은 수년 동안 흑자와 적자를 넘나들며 불안정한 실적을 내고 있어 구조조정 필요성이 더 커지고 있다.
 
삼성물산 패션부문 수장 교체, 최악의 시기에 실적반등 전기 마련할까
▲ 이준서 삼성물산 패션부문 부사장.

13일 삼성물산 안팎의 말을 종합하면 박철규 삼성물산 패션부문장이 부문장을 맡은 지 2년 만에 최근 퇴임하면서 실적 악화과 무관치 않다는 말이 나돈다.

박 부문장은 6일 삼성물산 패션부문 직원들에게 퇴임을 알리는 이메일을 보냈다. 9일에는 이준서 삼성물산 패션부문 경영지원담당 전무가 부사장으로 승진했는데 아직 부문장으로 임명되지 않았지만 유력하다.

삼성물산 패션부문은 올해 최악의 시기를 보내고 있다.

삼성물산 패션부문의 올해 3분기까지 누적 매출은 1조752억 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14% 감소했다. 영업손실은 447억 원에 이른다.

패션업계의 한 관계자는 “코로나19로 실적 타격을 입지 않은 패션기업이 드물기는 하지만 삼성물산은 상대적으로 더 많은 타격을 입었다”며 “박철규 삼성물산 패션부문장의 퇴임은 책임자 교체를 통한 변화가 필요하다고 판단했기 때문에 내린 결정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삼성물산 패션부문은 부진한 사업의 구조조정 필요성이 대두되고 있다.

특히 SPA(제작·유통 일괄)브랜드 ‘에잇세컨즈’는 삼성물산 패션부문 부진의 주요 원인으로 꼽히고 있다.

에잇세컨즈는 2012년 이서현 삼성복지재단 이사장이 삼성물산 패션부문 사장일 때 론칭한 브랜드로 처음에는 패션업계에서 많은 관심을 받았다. 하지만 에잇세컨즈는 몇 년째 영업손실을 내 누적 적자만 1천 억 원이 넘는다.

게다가 이서현 이사장이 2018년 12월 삼성물산 패션부문장 자리를 내놓으면서 에잇세컨즈를 키워야 하는 이유도 줄어들었다.

에잇세컨즈 강남점이 올해 10월25일 영업을 종료하면서 이미 매장 수 축소작업을 진행하기 시작한 것 아니냐는 말도 나오고 있다.

패션업계 한 관계자는 “에잇세컨즈는 론칭 초창기부터 고전을 면치 못했는데 코로나19 사태까지 발생하며 사실상 지금은 철수를 고민해야 할 시기가 됐다”며 “지금 상태대로라면 삼성물산 패션부문의 실적 개선은 쉽지 않아 보인다”고 말했다.

삼성물산 패션부문은 다른 브랜드에서 사업 축소를 진행하고 있다.

삼성물산은 빈폴스포츠 라인의 생산을 중단하고 2021년까지 빈폴스포츠 오프라인 매장 100여 개를 정리하기로 했다. 빈폴스포츠의 2019년 매출은 1천억 원 안팎에 이른다 

빈폴액세서리도 매장을 모두 접고 온라인에서만 운영한다. 빈폴액세서리는 52개 오프라인 매장을 운영하고 있었다.

또 삼성물산이 현재 이탈리아 명품 가방 브랜드 콜롬보를 약 200억 원에 신세계인터내셔날에 매각하기 위해 협상을 진행하고 있다는 말도 나돌았다.

하지만 삼성물산 관계자는 콜롬보 매각설과 관련해 "사실무근"이라고 부인했다.

일각에서는 삼성물산 패션부문의 매각 가능성도 지속적으로 이야기가 나오고 있다.

삼성그룹에서 ‘이재용시대’를 본격적으로 맞아 상대적으로 중요성이 떨어지는 패션사업을 정리하는 수순을 밟을 수 있다는 것이다.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은 이미 과거에 비주력사업을 매각하며 사업구조를 재편한 적이 있다. 2014년 11월 한화그룹에 석유화학과 방산부문을 팔았고 2015년에는 삼성SDI 케미칼사업부와 삼성정밀화학, 삼성BP화학을 롯데그룹에 매각했다.

다만 업황이 워낙 좋지 않은 만큼 삼성물산 패션부문의 매각 자체가 쉽지 않을 가능성도 있다.

재계의 한 관계자는 “실적도 안 나고 성장성도 높지 않은 패션부문을 삼성그룹이 계속 들고 갈지 의문이다”며 “삼성물산은 이재용 부회장이 최대주주로 있어 그룹 내 중요도가 매우 높은 만큼 패션부문의 교통정리도 삼성물산의 기업가치를 높이는 방향으로 진행될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 [비즈니스포스트 나병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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