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자동차가 현대모비스, 현대글로비스와 함께 미국 로봇업체 보스턴다이나믹스를 인수한다.
현대차는 10일 이사회를 열고 미국 보스턴다이나믹스 인수안건을 상정해 결의했다. 11일에는 현대모비스와 현대글로비스가 각각 이사회를 열어 보스턴다이나믹스 인수를 결의한다.
현대차그룹은 각 계열사의 이사회가 끝나면 보스턴다이나믹스 인수를 공식 발표할 것으로 알려졌다.
인수금액은 애초 알려졌던 10억 달러에 못 미치는 수준으로 전해졌다. 각 계열사들이 보스턴다이나믹스 지분을 얼마씩 보유할지는 확인되지 않았다.
현대차가 가장 많은 지분을 보유하고 현대모비스와 현대글로비스가 나머지 지분을 나눠 보유하는 형태가 될 가능성이 높다.
현대차그룹이 2018년 말 미국의 자율주행 전문기업 앱티브와 합작법인을 만들기로 했을 때도 합작법인 지분의 절반을 앱티브가 보유하고 나머지 절반은 현대차가 26%, 기아차가 14%, 현대모비스가 10%씩 보유하는 형태로 나눴다.
현대차와 현대모비스, 현대글로비스가 보스턴다이나믹스 지분을 공동으로 소유하면 각 계열사별 시너지를 기대할 수 있다.
현대차는 이미 로봇분야를 미래사업으로 규정하고 노동자의 작업을 보조할 수 있는 웨어러블로봇 등을 개발해 선보인 바 있다. 현대글로비스는 보스턴다이나믹스에서 연구하고 있는 다양한 로봇들을 통해 물류분야에 혁신기술을 입힐 수 있다.
현대모비스는 스마트 모빌리티 솔루션을 제공하기 위한 핵심 부품사업들을 담당하고 있는 만큼 보스턴다이나믹스가 쌓아온 다양한 기술을 접목할 수 있다.
보스턴다이나믹스는 미국 매사추세츠공과대학(MIT)의 교수였던 보행로봇 권위자 마크 레이버트 박사가 만든 레그랩(다리연구소)에서1992년 시작된 기업이다. 2013년 구글에 인수됐다가 2017년 7월 소프트뱅크에 팔렸다.
보스턴다이나믹스가 2015년 처음 선보인 로봇 개 스폿은 360도 카메라를 장착하고 네 발로 초당 1.58m의 속도로 뛰거나 계단을 오를 수 있으며 방수기능도 지니고 있다.
보스턴다이나믹스는 아직 연구 중심 조직으로 운영되고 있다. 스폿 외에도 사람의 형상을 한 로봇을 내놨지만 사업화를 하지는 않았다. [비즈니스포스트 남희헌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