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나금융지주 주가가 금융위기 이후 최저 수준으로 떨어졌다.
하나은행과 외환은행의 통합비용 부담과 대기업에 빌려준 대출에 대한 우려가 하나금융 주가의 발목을 잡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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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김정태 하나금융지주 회장. |
하나금융 주가가 8일 직전 거래일보다 550원(2.23%) 내린 2만4150원으로 장을 마감했다.
하나금융 주가는 52주 신저가를 경신했다. 하나금융 주가는 금융위기 때인 2009년 5월 이후 가장 낮은 수준이다.
은경완 LIG투자증권 연구원은 “하나금융은 하나은행과 외환은행의 통합에 상당한 비용이 들어가고 있다”며 “하나금융 실적이 올해 통합비용 부담으로 부진할 것이라는 우려가 하나금융 주가에 반영됐다”고 분석했다.
하나금융은 9월에 하나은행과 외환은행 통합작업에 약 1026억 원을 썼다. 하나금융은 올해 4분기에 통합비용으로 약 1800억 원을 추가로 지출할 것으로 전망된다.
핵심 계열사인 KEB하나은행이 대기업에 많은 돈을 빌려준 점도 하나금융 주가 하락에 영향을 주고 있다.
박선호 메리츠종금증권 연구원은 “정부와 금융당국은 내년 초부터 한계기업 정리에 들어갈 것”이라며 “하나금융은 전체 기업대출에서 대기업의 비중이 높아 대규모 대손충당금을 쌓아야 할 수 있다는 우려가 커지고 있다”고 분석했다.
KEB하나은행은 9월 말 기준으로 대기업에 27조2701억 원을 빌려줬다. 이 금액은 KEB하나은행의 전체 기업대출의 21.5%를 차지한다. KEB하나은행은 국내 4대 시중은행 가운데 전체 기업대출에서 대기업의 비중이 가장 높다.
하지만 하나금융 주가가 내년부터 KEB하나은행의 실적 개선에 힘입어 회복할 것이라는 전망이 우세하다.
박선호 연구원은 “KEB하나은행이 대출구조를 가계와 우량 중소기업 위주로 개편하면서 내년부터 하나금융의 대손비용이 점차 하락할 것”이라며 “하나은행과 외환은행 통합비용이 내년부터 안정화되고 자산증가에 따른 중장기적 성장성이 나타나면 하나금융 주가도 상승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KEB하나은행은 조선, 건설, 해운 등 위험업종 기업에 빌려준 돈을 상반기 23조2천억 원에서 3분기 말에 22조 원으로 줄였다.
함영주 KEB하나은행장은 최근 한 인터뷰에서 “내년에 개인과 중소기업을 중심으로 고객 기반을 강화하겠다”며 “하나은행과 외환은행의 전산통합도 그때 마무리하면서 ‘규모의 경제’를 실질적으로 실현해 KEB하나은행의 수익성을 개선할 수 있다”고 밝혔다.
강혜승 미래에셋증권 연구원은 “KEB하나은행은 대기업에 빌려준 대출의 비중을 줄이고 있으며 순이자마진(NIM)도 다른 은행보다 빠르게 안정화되고 있다”며 “통합비용의 영향도 내년부터 제한돼 하나금융의 순이익 성장세가 두드러질 것”이라고 전망했다. [비즈니스포스트 이규연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