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성안 삼성엔지니어링 대표이사 사장이 코로나19 위기에도 올해 실적과 수주에서 모두 목표를 달성할 가능성이 커지고 있다.
최 사장은 내년 1월 임기 만료를 앞두고 있는데 취임 이후 줄곧 삼성엔지니어링을 안정적으로 이끈 성과가 있는 만큼 연임 가능성이 높다는 시선이 우세하다.
11일 증권업계 분석을 종합하면 삼성엔지니어링은 올해 매출과 영업이익에서 연초 제시한 목표를 달성할 수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증권사들은 삼성엔지니어링이 올해 매출 6조5400억~6조8900억 원, 영업이익 3500억~3520억 원을 낼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이는 지난해보다 매출은 3~4%가량 늘어나고 영업이익은 8%가량 줄어드는 것인데 연초 목표치인 매출 6조원, 영업이익 3400억 원을 웃도는 것이다.
최 사장은 코로나19 확산 위기에도 실적목표를 달성하며 연임 가능성이 더욱 커진 것으로 보인다.
삼성엔지니어링은 해외사업 비중이 높은 특성 때문에 코로나19와 저유가로 올해 실적이 크게 감소할 수 있다는 시선이 많았다.
실제로 올해 아랍에미리트 등 해외현장 일부에서 코로나19 확진자가 발생하며 공기지연에 따른 추가원가가 발생하기도 했는데 최 사장은 3분기까지 실적을 방어해내며 이런 위기를 잘 넘어선 셈이다.
최 사장이 올해 안정적 실적을 기대할 수 있게 된 요인으로는 프로젝트 전반의 원가 절감과 함께 2018년 취임 이후 삼성엔지니어링 재무구조를 단단히 다졌다는 점이 꼽힌다.
삼성엔지니어링은 부채비율이 2017년 406%를 보였는데 2018년 347.7%, 2019년 248.9%에 이어 올해 상반기 224.2%까지 떨어졌다.
부채비율은 총부채를 총자본으로 나누어 산출하는데 재무 건전성을 평가하는 주요 잣대다.
부채비율 하락으로 금융비용 지출 등이 줄면 공기 지연으로 매출이 감소해도 영업이익을 방어할 수 있는 여지가 생겨난다.
삼성엔지니어링이 올해 추가로 해외 대형프로젝트를 따내 수주목표를 달성할 가능성이 높다는 점도 최 사장 연임 가능성에 힘을 싣는다.
삼성엔지니어링 관계자는 “말레이시아 사라왁 메탄올 프로젝트에서 기본설계(FEED)에 이은 초기작업을 진행하고 있다”고 말했다.
기본설계에 이어 초기작업을 진행하는 것은 사실상 설계·조달·시공(EPC)을 수주한 것으로 건설업계에서 여겨진다.
말레시이아 사라왁 메탄올 프로젝트에서 삼성엔지니어링이 따낼 수 있는 EPC 계약규모는 10억 달러(1조1320억 원) 수준으로 알려져 있다.
삼성엔지니어링이 10월까지 8조 원가량의 수주를 확보해뒀다는 점을 고려하면 올해 수주규모가 9조 원을 넘길 가능성이 커진 것이다.
이는 올해 삼성엔지니어링 수주목표인 10조5천억 원에도 다가서는 것인데 올해 해외플랜트 발주가 크게 위축됐다는 점에서 최 사장이 해외수주 영업을 잘 이끌었다고 볼 수 있다.
삼성엔지니어링 대표는 대형 인명사고 등이 없다면 최근 연임하는 사례가 많았다는 점에서도 최 사장의 연임 가능성은 높은 것으로 여겨진다.
2003년부터 최 사장 취임 직전인 2017년까지 정연주, 박기석, 박중흠 등 3명이 삼성엔지니어링 대표를 맡았는데 박기석 전 사장만 연임하지 못했다.
박기석 전 사장은 2013년 7월 울산에서 시공 중이던 물탱크가 터져 3명이 사망하고 12명이 다치는 사고가 발생하자 책임을 묻는 차원에서 경질됐다.
최 사장 연임을 결정할 삼성그룹 임원 인사는 내년 초에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의 재판 진행을 살피며 이뤄질 것이라는 시선이 나온다.
재계의 한 관계자는 “삼성그룹이 보통 임원인사를 12월에 진행하지만 이번 인사는 이재용 부회장 재판 진행에 따라 미뤄질 가능성이 커 보인다”고 말했다. [비즈니스포스트 감병근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