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그룹 8개 관계사가 한국 최초로 ‘RE100’에 가입한다.
RE100 가입을 계기로 SK그룹은
최태원 SK그룹 회장이 최근 CEO세미나에서 강조했던 ESG(환경·사회·지배구조)경영 가운데 환경부문 실행에 속도를 낼 것으로 보인다.
1일 SK에 따르면 SK, SK텔레콤, SK하이닉스, SKC, SK실트론, SK머티리얼즈, SK브로드밴드, SK아이이티테크놀로지 등 8곳은 2일 한국 RE100위원회에 가입신청서를 제출한다.
RE100은 ‘재생에너지(Renewable Energy) 100%’의 약자다. 기업이 2050년까지 사용전력량의 100%를 풍력, 태양광 등 재생에너지 전력으로 조달한다는 의미다. 영국 런던에 있는 다국적 비영리기구 ‘더 클라이밋 그룹’이 2014년 시작했으며 구글·애플·GM·이케아 등 글로벌 263개 기업이 가입했다.
SKE&S, SK에너지, SK가스 등 가입대상이 아닌 관계사들은 자체적으로 RE100에 준하는 목표를 세우고 재생에너지 사용을 확대하기로 했다. 더 클라이밋 그룹은 발전이나 정유·석유화학·가스 등 화석연료 관련 사업을 하는 회사는 자체심사를 거쳐 가입대상에서 제외한다.
SK이노베이션 배터리사업은 회사 단위 가입조건에 따라 이번에 가입은 못하지만 RE100과 동일한 목표를 세우고 실행하기로 했다.
최태원 회장은 그동안 ESG경영을 지속적으로 강조해왔다.
2018년 그룹 CEO세미나에서 “친환경 전환을 위한 기술개발 등 구체적 전략을 마련하라”고 말했으며 10월 열린 CEO 세미나에서도 모든 관계사가 각자의 사업에 맞게 꾸준히 친환경 노력을 추진할 것을 당부했다. 9월 전 직원에게 보낸 이메일을 통해 ESG를 기업경영의 새로운 축으로 삼겠다는 뜻을 밝히기도 했다.
SK그룹 8개사가 신청서를 제출하면 더 클라이밋 그룹의 검토를 거친 뒤 가입이 최종 확정된다. RE100 가입 이후 1년 안에 이행계획을 제출하고 매년 이행상황을 점검받는다.
8개사는 정부가 시행을 준비 중인 다양한 방법을 통해 재생에너지 사용비율을 늘려나가기로 했다.
SK그룹은 이번 가입으로 시장과 사회로부터 글로벌 최고 수준의 ESG 실천기업이라는 신뢰를 확보하는 것은 물론 미국·유럽 등 글로벌기업들의 공급망 관리 강화에 대응하는 측면에서도 한 발 앞설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SK그룹은 RE100 가입 이전부터 친환경 관련 사업과 활동을 확대하고 있다. SKE&S는 9월 새만금 간척지에 여의도 크기의 태양광발전단지를 조성하는 사업자로 선정됐다. 발전규모는 200메가와트(MW)에 이른다.
SKE&S는 2030년까지 국내외 재생에너지 발전규모를 10기가와트(GW)까지 늘린다는 계획을 세워뒀다.
SK텔레콤은 BEMS(빌딩에너지 관리시스템) 및 인공지능(AI), 클라우드 등 ICT(정보통신) 기술을 활용해 소모 전력을 절감하고 있으며 태양광 발전시설 설치가 가능한 전국의 사옥 및 교환국사 옥상을 활용해 재생에너지 발전도 적극 추진하기로 했다.
SK건설은 수소연료전지 발전소를 경기 화성과 파주에 준공해 가동 중이다.
이형희 SK수펙스추구협의회 사회적가치(SV)위원장은 “이상기후 등 전지구적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탄소 발생량을 줄이자는 친환경 흐름에 한국기업 또한 본격 참여하게 돼 의미가 깊다”며 “국내 재생에너지시장 확대와 에너지 솔루션 등 신성장산업 육성에도 작은 토대가 되기를 희망한다”고 말했다. [비즈니스포스트 박혜린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