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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통사 미디어를 전쟁터로 삼다, 박정호 구현모 CMB 인수전 맞붙나

박혜린 기자 phl@businesspost.co.kr 2020-10-30 14:57: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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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K텔레콤과 KT가 현대HCN에 이어 CMB 인수전에서도 맞붙을까?

박정호 SK텔레콤 대표이사 사장은 미디어사업에서 ‘규모의 경제’를 이루겠다는 목표가 있는 만큼 현대HCN을 놓친 자리를 CMB로 만회하려고 할 것으로 보인다. 
 
이통사 미디어를 전쟁터로 삼다, <a href='https://www.businesspost.co.kr/BP?command=article_view&num=331943' class='human_link' style='text-decoration:underline' target='_blank'>박정호</a> <a href='https://www.businesspost.co.kr/BP?command=article_view&num=303374' class='human_link' style='text-decoration:underline' target='_blank'>구현모</a> CMB 인수전 맞붙나
박정호 SK텔레콤 대표이사 사장(왼쪽)과 구현모 KT 대표이사 사장.

구현모 KT 대표이사 사장은 현대HCN 인수로 이미 격차를 벌려뒀지만 여전히 케이블TV기업 추가 인수에 여지를 남겨두고 있다. 유료방송시장에서 ‘압도적 1위’를 지키겠다는 확고한 뜻을 보였다.

30일 유료방송업계 안팎의 말을 종합하면 SK텔레콤과 KT, 그리고 LG유플러스까지 이동통신3사가 케이블TV기업 CMB 인수에 관심을 보이고 있다.

세 기업이 나란히 CMB 측에 여러 자료를 요청하고 인수를 위한 검토에 들어간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온도 차이는 있다.

SK텔레콤은 자금여력이 있고 유료방송사업 덩치를 키울 필요성도 경쟁사들보다 크다는 시각이 많아 CMB를 인수할 가장 유력한 후보로 꼽힌다. 

이에 앞서 현대HCN 인수전에서도 끝까지 협상을 시도했던 것으로 알려진 만큼 케이블TV기업 인수 의지가 확실하다는 것이다.

CMB와도 몸값을 놓고 줄다리기를 하는 단계까지 이야기가 오갔다는 말이 나온다.

박정호 사장이 통신회사를 넘어 ‘빅테크’기업으로 변신에 더욱 속도를 내고 있다는 점에서 미디어사업을 키우는 데 투자를 더 할 이유는 있다.

SK텔레콤은 최근 모빌리티사업부 분사를 추진하면서 이동통신, 미디어, 융합보안, 커머스, 모빌리티 등 5개의 사업부를 같은 선상에 둔 기업으로 성장시키겠다는 비전을 밝혔다.

이 가운데 미디어는 SK텔레콤 비통신사업의 대표 격으로 실적 면에서도 기여도가 높고 성장 잠재력도 큰 사업이다. 5G와 비대면시대에 전망이 더 좋아지고 있는 콘텐츠사업의 밑바탕이 되는 중요한 자산이기도 하다.

박 사장은 2017년 SK텔레콤 대표에 오른 뒤부터 비통신사업을 키우는 것을 핵심 과제로 삼아왔다. 특히 미디어사업에서는 ‘규모의 경제’를 할 수 있는 역량을 갖추는 것을 내걸었다.

박 사장은 3월 주주총회에서도 “유료방송 가입자 1천만 명을 확보하는 것이 매우 중요하다”며 “콘텐츠 협상력에서도 그렇고 자체 가입자를 대상으로 오리지널 콘텐츠를 유통해 수익을 낼 수 있는 규모이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SK텔레콤은 자회사 SK브로드밴드와 티브로드 합병으로 유료방송 가입자 821만 명을 확보하고 있다. 

박 사장의 목표치인 1천만 명까지는 아직 갈 길이 남았다. CMB는 서울 대전, 충남 등을 중심으로 사업권역 11곳에서 방송 가입자 약 150만 명을 보유하고 있다.

이런 이유들로 CMB 매각과 관련해서는 SK텔레콤이 가장 주목을 받았다. 

그런데 KT 경영진이 최근 회사의 미래 사업전략을 밝히는 기자간담회에서 케이블TV 추가 인수 가능성을 열어두면서 현대HCN에 이어 CMB 인수전에도 SK텔레콤과 KT가 맞붙을 가능성이 나온다. 

KT는 현대HCN을 KT가 주체가 돼 인수하는 것이 아니라고 전제하면서도 시너지가 난다면 케이블TV기업의 추가 인수를 검토할 수 있다는 태도를 보였다. 현대HCN 기업결합심사가 시장 지배력 등을 중점으로 보는 것을 고려한 답변으로 풀이된다.

구현모 KT 대표이사 사장도 간담회를 통해 미디어사업에서 ‘압도적 1위’를 해야 한다는 생각을 하고 있다는 점을 강조했다.

구 사장은 “미디어 쪽에서 1등을 한다는 것은 굉장히 중요하다”며 “사업을 해보니 1등 하면서 하는 것과 2등 하면서 하는 것은 많이 다르다. 1등을 지키기 위해 케이블TV를 꼭 인수해야겠다는 생각을 했다”고 말했다.

KT는 이미 자회사 KT스카이라이프를 통해 현대HCN을 인수하면서 SK텔레콤, LG유플러스 등과 점유율에서 10%가량 앞서고 있다. 하지만 CMB 외에도 딜라이브 등 매물이 나와 있는 상황이기 때문에 2, 3위 기업이 차이를 좁혀올 가능성은 남아 있다.

구 사장은 또 KT는 앞으로 ‘디지털플랫폼기업’으로 나아갈 것이라는 포부를 밝히면서 미디어사업을 ‘플랫폼’사업으로 보고 있다고 말해 핵심사업으로 키우겠다는 의지를 보여줬다.

구 사장은 “최근 3년 동안 KT의 인터넷TV사업부문 매출 증가율이 20% 수준인 데다 앞으로 TV와 온라인 동영상서비스(OTT)사업을 모두 포함하면 KT 미디어사업은 약 3조 원 규모의 사업이 될 것”이라며 “현대HCN을 인수한 이유가 여기에 있고 2021년부터는 콘텐츠사업을 본격화할 것”이라고 말했다.

CMB는 몸값으로 5천억 원 수준을 원하는 것으로 알려졌지만 ‘알짜매물’로 평가받은 현대HCN 매각 가격이 4911억 원이었다는 점에서 그보다 낮은 가격에 인수가 가능할 것으로 예상된다.

다만 통신업계에서는 이동통신사들이 케이블TV 인수를 서둘러 추진하지는 않을 것이란 시선도 있다.

통신업계의 한 관계자는 “이미 이통사들이 케이블TV 인수에서 1차전을 일단락지은 만큼 추가 인수를 급하게 진행하지는 않을 것”이라며 “케이블TV 매각시장은 원매자 우위 시장으로 시간이 갈수록 가격이 낮아질 가능성이 높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비즈니스포스트 박혜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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