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가 디지털카메라 사업에서 손을 뗄 것으로 보인다.
삼성전자의 디지털카메라 사업 철수설은 지난해부터 나왔는데 최근 외신보도까지 잇따르면서 더욱 무게가 실리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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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 |
영국의 사진 전문지 아마추어포토그래퍼는 26일 삼성전자가 앞으로 영국에서 카메라와 캠코더 판매를 중단하기로 했다고 보도했다.
삼성전자가 카메라 사업을 중단하기로 한 것은 영국에서 카메라 수요가 줄고 있는 데 따른 것이라고 이 매체는 설명했다.
아마추어포토그래퍼는 삼성전자 관계자의 말을 인용해 “삼성전자는 영국에서 디지털카메라와 캠코더, 관련 액세서리의 점진적 수요 감소를 경험했다”며 “이런 이유로 삼성전자는 해당 제품의 판매중단과 시장 철수를 결정했다”고 밝혔다.
이에 앞서 삼성전자는 독일과 네덜란드, 포르투갈 등에서도 디지털카메라 판매를 중단했다.
삼성전자의 카메라사업 철수설은 지난해부터 흘러나왔다.
삼성전자는 지난해 3분기에 조직개편을 단행하면서 디지털이미징 사업부를 무선사업부 내 무선이미징사업부로 격하시켰는데 업계에서는 삼성이 카메라 사업을 접는 수순에 들어갔다고 해석했다.
이에 앞서 미국 정보기술(IT) 전문매체인 안드로이드헤드라인은 12일 “삼성전자는 시장 규모가 급속도로 줄어들고 있는 카메라 사업에 대한 투자를 축소하는 대신 스마트폰 카메라 성능 개선에 집중하고 있다”며 “삼성전자는 앞으로 1~2년 안에 카메사 사업에서 완전히 철수할 것”이라고 보도했다.
미국 카메라 전문매체 페타픽셀도 11일 삼성전자가 유럽, 홍콩, 호주에서 ‘NX1'모델의 판매를 중단했다는 점을 근거로 삼성전자의 디지털카메라 사업 철수를 예상했다.
올해 2월 삼성전자는 자체 운영체제(OS) 타이젠 기반의 프리미엄 카메라 ‘NX500'을 출시했는데 후속 모델을 내놓지 않아 철수설을 더욱 부채질했다.
게다가 삼성카메라 홈페이지(www.samsungcamera.com)도 최근 수개월 동안 사실상 개점 휴업 상태다.
삼성전자의 카메라 사업 철수는 스마트폰 카메라 기능 향상과 맞물려 있다. 최근 출시되는 고사양 스마트폰의 경우 카메라 성능이 웬만한 디지털카메라 못지 않다.
대표적인 카메라 제조업체인 캐논은 올해 3분기에 실적을 발표하면서 “순이익이 지난해 3분기에 비해 15.6% 감소했다”며 “스마트폰의 인기가 디지털카메라의 판매량에 악영향을 끼쳤다”고 밝혔다.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이 추구하고 있는 ‘실용주의’도 카메라 사업 철수의 배경으로 꼽힌다.
실용주의는 돈이 안 되는 사업을 과감히 포기하고 ‘선택과 집중’을 통해 1등을 할 수 있는 분야에 ‘올인’하겠다는 전략인데 카메라 사업은 ‘돈이 안 되는’사업에 포함됐다는 얘기다.
카메라업계의 관계자는 “삼성전자의 판매망과 반도체 기술과 시너지 효과는 뛰어났지만 색감 표현과 같은 카메라의 본질적인 기술에서 열세를 극복하지 못했다”며 “삼성전자가 수익성이 나쁜 사업부를 빠르게 정리하고 있다”고 말했다. [비즈니스포스트 김재창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