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3일 금융권에 따르면 푸르덴셜생명의 3분기 누적 순이익을 반영하면 KB금융지주의 3분기 누적 순이익에서 비은행 계열사가 차지하는 비중은 40.3%까지 높아진다.
윤종규 회장이 처음 회장으로 취임한 2014년까지만 하더라도 비은행 계열사 비중이 20% 수준에 그쳤는데 6년 만에 40%까지 끌어올리는 데 성공했다.
특히 윤 회장이 인수를 추진했던 KB증권과 푸르덴셜생명이 제 몫을 톡톡히 했다.
KB금융지주는 8월 푸르덴셜생명 인수를 마무리했다. 앞으로 푸르덴셜생명이 KB금융그룹과 본격적 시너지를 내기 시작하면 비은행 비중은 한층 확대될 것으로 보인다.
윤 회장은 저금리기조가 장기화하면서 생명보험사의 앞날을 놓고 부정적 전망이 나오는 상황에서도 인수를 강하게 밀어붙였다. “비가 온다고 집 안에만 있을 수는 없다”면서 어려운 환경일수록 기회가 있다고 봤다.
KB증권도 KB금융그룹에 인수된 뒤 처음으로 효자노릇을 제대로 했다.
KB증권은 3분기에 순이익 2097억 원을 거뒀다. 지난해 3분기보다 무려 275.8%나 급증했다. 1~3분기 누적 순이익은 3385억 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50.6% 증가했다.
KB증권은 올해 KB금융지주의 비은행 주력계열사 3곳 가운데 가장 많은 기대를 받았다. 1분기에 적자를 내면서 기대에 어긋나나 싶었지만 3분기에 극적 반등을 이뤄냈다.
윤 회장은 2016년 3월 1조2500억 원이라는 시장의 예상을 뛰어넘는 금액을 써내 현대증권(KB증권)을 인수했다. 그 뒤 통합작업을 거쳐 같은 해 12월 KB증권이 출범했다.
KB증권은 출범한 뒤 줄곧 규모와 비교해 수익성이 떨어져 제 역할을 하지 못한다는 지적을 받아왔는데 올해는 이런 우려도 말끔히 떨쳐낼 것으로 보인다.
KB증권은 자기자본 규모가 비슷하거나 더 큰 증권사와 비교해도 전혀 뒤처지지 않는 실적을 냈다. 증권사별로 3분기 순이익 추정치를 살펴보면 한국투자증권과 미래에셋대우가 2천억 원대이고 삼성증권과 NH투자증권은 1천억 원대 중반 수준이다.
다만 비은행 비중이 40%에 이르는 과정에서 KB국민은행의 뒷걸음질이 영향을 미쳤다는 점은 윤 회장에게 아쉬움으로 남을 것으로 보인다.
KB국민은행은 3분기에 순이익 6356억 원을 거뒀다. 2분기보다는 3.8%,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는 9.4% 감소했다. 1~3분기 누적 순이익은 1조8824억 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6.2% 줄었다.
KB국민은행의 실적 악화는 예견된 수순이다.
KB국민은행의 순이자마진(NIM)은 지난해 1분기 1.71%였지만 지속적으로 낮아져 올해 3분기에는 1.49%까지 떨어졌다. 순이자마진이 하락하면 당장 이자수입이 감소한다. 보통 순이자마진이 0.1%포인트 떨어지면 은행들의 세전이익이 평균 10%가량 줄어드는 것으로 전해졌다.
윤종규 회장은 지난해 “현재 은행과 비은행의 비중이 70 대 30이고 앞으로는 60 대 40으로 만들려고 한다”며 “이 과정에서 은행이 작아지면 안 되고 은행이 탄탄하게 앞서가면서 남은 회사들을 뒷받침해줘야 한다”고 말한 적이 있다. [비즈니스포스트 조은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