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영찬 기자 cyc0111@businesspost.co.kr2020-10-23 15:29: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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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영철 제넥신 대표이사 회장이 코로나19 DNA백신 'GX-19'의 개발 가능성에 관한 의구심을 떨쳐낼 수 있을까?
성 회장은 개발속도보다 안전성에 중점을 두고 최초의 'DNA백신' 성공을 위해 GX-19의 효능 입증에 공을 들이고 있다.
▲ 성영철 제넥신 대표이사 회장.
23일 제약바이오업계에 따르면 최근 다국적제약사가 코로나19 백신의 임상 개발에 차질을 보임에 따라 국내에서 가장 개발속도가 앞서 있는 제넥신의 코로나19 백신 GX-19를 향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다국적 제약사 아스트라제네카가 진행하고 있는 코로나19 백신 개발은 9월8일 임상3상 참가자 1명에게서 척추염증 질환이 발견된데 이어 10월19일에는 사망자도 1명 나왔다.
또 다국적 제약사 존슨앤드존슨의 코로나19 백신은 10월12일 임상3상에서 부작용 의심사례가 발견돼 임상시험이 일시 중단되는 등 세계 각국에서 개발이 진행되고 있는 코로나19 백신의 안전성 문제가 대두되고 있다.
제넥신의 GX-19는 DNA백신으로 개발되고 있다.
DNA백신은 바이러스를 직접 주입하지 않고 바이러스의 DNA 조각 일부를 인체에 주입해 면역반응을 유도하는 백신이기 때문에 독성이 거의 없다. 다른 백신에 비해 상대적으로 상온에서도 높은 안전성을 보여 유통에 용이하다는 장점도 있다.
다만 GX-19는 아직 임상1/2a상이 진행되고 있어 임상3상을 진행하고 있는 일부 다국적 제약사의 코로나19 백신에 비해 개발속도는 뒤쳐졌다.
제넥신이 다국적 제약사보다 늦게 코로나19 백신 개발에 성공하더라도 백신의 가치는 떨어지지 않을 것으로 예상된다.
현재 정부의 백신 국가예방접종사업(NIP)에 참여하는 독감 백신업체만 해도 7곳에 이르고 유료접종사업에 참여하는 백신업체는 이보다 3곳이 더 많다.
일부 보건 전문가들은 코로나19가 계절성 전염병이 될 가능성이 높다고 전망하고 있는 만큼 장기적으로 볼 때 국산 코로나19 백신의 보유 필요성은 더 커지고 있다.
제넥신의 GX-19는 21일 정부로부터 '코로나19 백신 임상지원 사업과제'로 선정돼 93억 원을 지원받아 현재 진행하고 있는 임상1/2a상에 속도를 더 낼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성영철 회장은 21일 보도자료를 통해 "무엇보다 안전한 백신 개발에 성공해 백신이 필요한 국민들에게 공급하겠다"고 말했다.
제넥신은 2021년 3분기에 임상2상을 마친 뒤 긴급사용 승인을 얻어 GX-19를 출시한다는 계획을 세웠다.
제넥신 관계자는 "올해 4분기 안에 임상1상 결과를 발표하고 임상2a상에 들어가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며 "현재 인도네시아, 태국, 터키 등 해외 임상은 아직 구체적으로 결정된 것은 없으며 국내에서 진행하는 임상1상 결과를 지켜보고 구체적 진행방향이 정해질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향후 국내 임상3상이 진행될 때 대규모 임상환자가 필요한 만큼 여러 국가에서 동시에 글로벌 임상시험을 진행하는 방안도 고려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일각에서는 제넥신이 개발하는 DNA백신의 안전성을 인정하면서도 실제 개발 가능성과 효능에 의문을 보내기도 한다.
이들은 DNA백신의 약물이 인체세포에 투입되는 효율이 낮아 백신으로 개발되는 것이 쉽지 않고 아직까지 세계적으로 DNA백신이 출시되지 않았다는 점을 근거로 든다.
또 제넥신이 최근 영장류 대상으로 한 전임상 연구에서 GX-19의 코로나19 바이러스 방어효과를 확인했다고 발표한 것을 두고서는 전임상 효과가 사람 임상에 그대로 나타나지 않아 신약 개발에 실패하는 사례가 더 많아 냉정하게 바라볼 필요가 있다는 시각도 있다.
제넥신 관계자는 이와 관련해 "DNA백신에 관해 우려섞인 시선이 있는 것은 알고 있다"며 "하지만 제넥신은 코로나19 백신 개발에 앞서 자궁경부암 DNA백신 'GX-188E'의 임상2상을 진행하고 있고 식품의약품안전처의 '바이오챌린저' 프로그램에도 선정돼 지원받을 정도로 차별화된 DNA백신 플랫폼을 보유하고 있다"고 말했다.
식약처는 첨단바이오의약품의 신속한 출시를 위해 올해부터 바이오챌린저 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있다. 이 프로그램에 선정되면 식약처로부터 개발의 모든 과정에서 지원을 받는다.
국내 코로나19 백신 개발업체로는 제넥신 이외에 SK바이오사이언스와 진원생명과학이 있다. 백신 개발속도에서는 현재 제넥신이 가장 앞서 있다.
SK바이오사이언스는 7일 국내 식품의약품안전처에 임상1상시험 승인을 신청했고 진원생명과학은 아직 비임상단계에 머물러 있다. [비즈니스포스트 최영찬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