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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항공우주, 한국형전투기 '리스크'에서 언제 벗어날까

김디모데 기자 Timothy@businesspost.co.kr 2015-11-25 16:23: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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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한국항공우주, 한국형전투기 '리스크'에서 언제 벗어날까  
▲ 하성용 한국항공우주산업(KAI) 사장.

한국항공우주산업(KAI)이 한국형전투기(KF-X)사업의 위험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한국항공우주산업은 시장 기대치를 뛰어넘는 실적을 내고 내년 실적전망도 밝은 편이다.

하지만 한국형전투기사업의 리스크가 불거지면서 발목이 잡혀 있다. 이 때문에 한국항공우주산업의 주가도 지지부진하다.

◆ 한국형전투기사업 끝나지 않는 우려

한국항공우주산업 주가는 25일 전일보다 2.54% 떨어진 8만4300원에 장을 마감했다.

한국항공우주산업의 최대주주인 산업은행이 한국형전투기사업에 대해 제동을 걸었다는 말이 나돌면서 주가가 떨어졌다.

그러나 한국항공우주산업은 사실이 아니라고 해명했다.

한국항공우주산업은 19일 이사회에 최대 1조1천억 원의 투자가 필요한 한국형전투기사업에 참여하고 투자하는 방안에 대해 승인을 요청했다.

한국항공우주산업은 “이사회에서 투자환수 대책, 자금조달 방안, 한국항공우주 외 귀책사유 발생 때 지체상금 면책 등 우려되는 사항에 대해 추가대책 마련이 필요하다고 판단했고 이를 보완해 재승인을 추진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한국항공우주산업은 “대형 신규사업 추진에 대한 투자승인은 이사회의 권리이자 의무로 정상적인 것”이라며 “이사회 요청에 따라 추가대책을 보완해 승인을 재진행하고 계약일정에 차질이 없도록 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이는 한국항공우주산업이 한국형전투기사업에 발목이 잡혀있음을 그대로 보여준다.

한국형전투기사업의 기술확보를 놓고 논란은 여전히 계속되고 있다.

미국으로부터 기술이전이 거부당한 4개 핵심기술 외에도 우리 정부가 기술이전을 요청한 21개 기술 가운데 쌍발엔진 체계통합 등 일부 기술이전이 어려울 수 있다는 관측도 나온다.

방위사업청은 21개 기술이전은 모두 합의가 끝났다고 주장했으나 실무수준에서 협의가 진행중인 것으로 알려지면서 한국형전투기사업과 관련한 정부의 주장도 신뢰도가 낮아지고 있다.

◆ 한국항공우주 사업진행 의지, 증권사 시각은 긍정적

한국항공우주산업은 한국형전투기사업의 공동개발 주체인 인도네시아 정부와 가계약을 맺고 사업의지를 보이고 있다.

한국항공우주산업은 23일 인도네시아 정부 및 국영업체와 가계약에 따라 개발사업비의 20%인 1억7천억 원을 인도네시아가 부담하게 됐다고 발표했다. 한국항공우주산업이 정부와 본계약을 맺으면 인도네시아와 본계약을 체결하게 된다.

증권가 애널리스트들은 한국항공우주산업의 한국형전투기사업에 대해 긍정적 시각을 유지하고 있다.

이상우 유진투자증권 연구원은 “인도네시아와 가계약을 맺어 한국항공우주산업의 한국형전투기 관련 잡음은 대부분 해소됐다고 봐도 무방하다”고 진단했다.

이 연구원은 “한국형전투기 관련 21개 기술이전 협의가 진행 중이고 4가지 핵심기술 확보도 상당히 진행됐다는 점에 주목한다면 기존 계획 대비 늦어지는 것은 없다”고 평가했다.

한국형전투기사업에 대한 우려를 제외하면 한국항공우주산업 실적은 기대 이상이다.

한국항공우주산업은 3분기 매출 7040억 원, 영업이익 795억 원을 냈다.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매출은 36.1%, 영업이익은 100.8%씩 증가한 것이다.

이재원 유안타증권 연구원은 “한국항공우주산업은 한국형전투기사업을 제외해도 5조 원 이상 견조한 수주 실적을 거둘 것”이라며 “높은 수주잔고를 바탕으로 완제기수출, 군수, 기체부품 매출이 골고루 빠르게 성장을 이어갈 것”이라고 전망했다.

◆ 한국형전투기사업에 주춤한 주가, 매각에 도움될까

산업은행은 내년 한국항우주산업 매각을 추진할 가능성이 높다. 이에 따라 한국형전투기사업의 불확실성이 한국항주우주산업 매각에 어떤 영향을 끼칠지 주목된다.

산업은행이 보유한 한국항공우주산업 지분은 26.75%다. 25일 종가 기준으로 2조2천억 원 규모다.

  한국항공우주, 한국형전투기 '리스크'에서 언제 벗어날까  
▲ 김승연 한화그룹 회장.
한국항공우주산업은 올해 8월 한국형전투기사업에 대한 기대와 함께 주가가 10만 원을 돌파하기도 했다. 시가총액은 10조 원을 넘어섰다. 당시 산업은행이 보유한 지분가치도 2조 원대 후반까지 올랐다.

경영권 프리미엄을 포함하면 매각 예상가격은 3조 원 이상으로 추산됐다. 이 때문에 현실적으로 이 가격을 감당할 인수후보가 없을 것이라는 관측도 나왔다.

한국항공우주산업 매각이 공식화되면 가장 유력한 후보로는 한화그룹이 꼽힌다.

한화그룹은 올해 삼성그룹에서 한화테크윈과 한화탈레스 등 방산계열사 인수를 마무리해 국내 방산기업 1위에 올랐다. 한화그룹은 또 한화테크윈이 보유한 한국항공우주산업 지분 10%도 확보했다.

한화그룹은 산업은행이 보유한 지분을 모두 인수하지 않아도 한국항공우주산업 경영권을 손에 넣을 수 있다.
 
한화그룹은 산업은행이 보유한 한국항공우주산업의 지분 8.38%만 인수해도 지분을 18.38%로 늘려 산업은행의 18.37%보다 앞서게 돼 최대주주에 오른다. 현대자동차(10%)와 두산계열사인 디아이피홀딩스(5%)보다 지분격차를 벌릴 수 있다.

이렇게 되면 한화그룹은 경영권 프리미엄을 포함해 1조 원 이내에 한국항공우주산업을 손에 넣을 수 있다.

한화그룹을 제외한 나머지 주주들이 한국항공우주산업 인수에 나설 가능성은 높지 않아 보인다. 현대자동차는 주력사업인 자동차부문에 집중하고 있다. 두산그룹도 최근 방산계열사인 두산DST 매각을 추진하는 등 방산기업 인수 의지가 약하다. [비즈니스포스트 김디모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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