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중공업은 최근 거제조선소 근처 해상에서 길이 38m, 무게 300톤급의 예인선 ‘SAMSUNG T-8’을 원격으로 자율운항하는데 성공했다고 19일 밝혔다.
▲ 삼성중공업의 자율운항선박 'SAMSUNG T-8'(오른쪽)이 운항시험 도중 나타난 선박을 회피하고 있다. <삼성중공업>
거제조선소에서 250km 떨어진 대전 선박해양연구센터에 설치한 원격 관제센터에서 선박을 원격으로 제어했다.
삼성중공업은 독자 개발한 원격 자율운항시스템 SAS(Samsung Autonomous Ship)을 선박에 탑재해 실증시험을 진행했다.
SAS는 선박에 장착된 레이더, 위성항법장치(GPS), 자동식별시스템(AIS) 등 항해 통신장비의 신호를 실시간으로 분석해 선박이 주변 선박과 장애물을 인지할 수 있도록 한다.
선박의 운항 특성을 고려한 충돌 위험도를 평가해 최적의 회피 경로를 찾아내며 추진장치와 조향장치를 자동으로 제어해 선박이 스스로 목적지까지 안전하게 항해하도록 한다.
SAS는 선박 주변을 원격으로 볼 수 있는 360도 어라운드뷰(Around View), 롱텀에볼루션, 5세대 이동통신(5G통신) 등 기술을 활용해 멀리 떨어진 육상 관제센터에서도 하늘에서 선박을 내려다 보는 것과 같은 영상을 보며 원격으로 선박을 제어할 수 있도록 돕는다.
시험운항에서 SAMSUNG T-8은 선원의 개입 없이 10km 떨어진 목적지를 돌아 안전하게 복귀했으며 운항 도중 반경 1km 안에 나타난 다른 선박이나 장애물을 스스로 피하는 충돌 회피기능을 선보였다.
삼성중공업은 2019년 LNG(액화천연가스)운반선 형태의 모형선 ‘이지고(Easy Go)’의 원격 자율운항 시험에 성공한 데 이어 실제 선박의 시험도 성공적으로 마쳤다.
심용래 삼성중공업 조선해양연구소장은 “SAS는 선박이 자율적으로 최적화된 항로를 탐색해 선원의 부담을 줄여 주는 안전운항 솔루션”이라며 “앞으로 인공지능 및 초고속 통신기술을 더해 더욱 발전한 운항 보조시스템으로 만들어 2022년 상용화한다는 계획을 세웠다”고 말했다.
이번 시연을 참관한 독일-노르웨이 선급협회 DNV-GL의 신명섭 영업본부장은 “충돌 회피, 자율운항, 원격제어 등 기술을 결합한 성공적 시연”이라며 “삼성중공업이 이번 실증을 통해 원격 자율운항기술의 리더십을 증명했다”고 평가했다. [비즈니스포스트 강용규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