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권선주 박정림 이어 유명순, 금융권 '여성CEO' 틀을 단호히 거부하다

조은아 기자 euna@businesspost.co.kr 2020-10-18 07: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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권선주 전 IBK기업은행장, 박정림 KB증권 대표이사 사장에 이어 국내 민간은행에서도 역사상 첫 여성 은행장이 조만간 탄생한다.

이들은 공통적으로 ‘여성 CEO’라는 틀에 박히기를 거부하면서도 여성으로서 성공하기 위해 남성보다 더 열심히 살아왔다고 자부한다. 성공의 비결로는 성별을 떠나 ‘업무능력’ 그 자체를 꼽는다.
 
<a href='https://www.businesspost.co.kr/BP?command=article_view&num=37055' class='human_link' style='text-decoration:underline' target='_blank'>권선주</a> <a href='https://www.businesspost.co.kr/BP?command=article_view&num=315423' class='human_link' style='text-decoration:underline' target='_blank'>박정림</a> 이어 유명순, 금융권 '여성CEO' 틀을 단호히 거부하다
▲ 왼쪽부터 박정림 KB증권 대표이사 사장, 권선주 전 IBK기업은행장, 유명순 한국씨티은행장 후보.

18일 금융권에 따르면 한국씨티은행장 단독후보로 추천된 유명순 행장 직무대행이 27일 주주총회와 이사회를 거쳐 최종 선임된다.

권선주 전 기업은행장이 2013년 12월 처음 여성으로 행장에 오른 적 있지만 기업은행은 정부가 지분을 들고 있는 국책은행이라는 특수성을 감안하면 민간은행 여성 CEO(최고경영자)는 유 후보가 처음이다.

유 후보는 이화여대 영어교육학과를 졸업하고 서강대에서 경영학 석사(MBA)를 마쳤다.

1987년 씨티은행에 입사해 기업심사부 애널리스트로 기업금융(IB)에 첫 발을 내디뎠다. 그 뒤 씨티은행 서울지점 기업심사부장, 다국적기업부장, 다국적기업본부장, 기업금융상품본부 부행장 등 요직을 두루 거쳤다.

현재는 기업금융그룹 수석부행장을 맡고 있다. 2014년 JP모건 서울지점장으로 잠시 자리를 옮겼다가 다시 돌아왔다.

경력의 대부분을 기업금융분야에서 쌓으면서 씨티은행 내부에서도 최고의 전문가로 꼽힌다. 기업금융분야는 각 기업마다 상황이 달라 섬세한 접근과 함께 전문성이 필요한 분야인데 유 후보가 지휘하는 담당 기업만 3천 개가 넘는 것으로 전해진다.

유 후보는 여성리더를 꿈꾸는 후배들에게 ‘여풍이라는 표현을 경계하라’는 조언을 건네는 것으로 알려진다. 유행이나 잠깐 지나가는 바람에 그치지 않고 여성이 동등하고 든든한 파트너로 자리매김하지 않으면 그 조직은 발전이 없다는 것이다. 이와 함께 본업 경쟁력에서 뒤처지면 안 된다고도 강조하는 것으로도 전해진다.

유 후보 이전에는 권선주 전 기업은행장이 있었다. 권 전 행장은 행원부터 지점장을 거쳐 차근차근 승진한 국내 은행산업 최초의 여성은행장이다. 남성들 틈에서 치열한 경쟁을 벌여야했기 때문에 뒤처지지 않기 위해 많은 노력을 했다고 한다. 동료들보다 항상 10분 먼저 사무실에 도착했고 틈날 때마다 신상품 개발이나 은행약관 등 업무에 필요한 공부를 했다고 한다.

2018년 12월에는 국내 증권업계 최초의 여성 CEO가 탄생하기도 했다. 박정림 사장이 그 주인공이다. 

박 사장은 서울대학교 경영학과를 졸업하고 서울대학교 대학원에서 경영학 석사학위를 받았다.

박 사장은 유리천장이 견고한 금융권에서 여성 경영인으로 개척자의 길을 걸어왔다. KB국민은행에서 8년 만에 두 번째 여성 부행장에 올랐고 국내 증권업계에서 첫 여성 CEO가 됐다.

박 사장은 여성 CEO라는 틀을 깨버리겠다는 말을 종종 한다. 성별을 떠나 업무능력으로 평가받겠다는 것이다. KB증권 대표이사에 오른 뒤에도 쇼핑백에 한 가득 자료를 들고 집에 돌아가 새벽까지도 보는 것으로 전해진다.

스스로 일할 때만은 전사가 되고 싶다는 마음가짐으로 일한다고 말하기도 했다. 남성 중심적 금융권에서 성공하기 위해 술자리는 물론 흡연하는 장소에도 같이 가서 어울렸다고 한다.

이들보다 먼저 국내 금융권의 견고한 유리천장을 깬 선배로는 손병옥 전 푸르덴셜생명 사장 등이 있다.

손 전 사장이 사회생활을 시작했던 1970년대는 여성의 사회진출 자체가 드물던 시기다. 특히 금융권에서는 여성들이 오를 수 있는 가장 높은 직급은 ‘과장’ 정도였다.

손 전 사장은 1974년 이화여대 영문학과를 졸업하고 HSBC 등 여러 외국계 은행에서 근무하다 1996년 인사부 부장으로 푸르덴셜생명에 입사했다. 그 뒤 부사장 등을 거쳐 2011년 대표이사 사장으로 승진했다.

손 전 사장은 유리천장을 깬 비결로 업무능력을 꼽는다. 불평하기보다는 업무에 충실하고 상사에게 믿음을 주는 게 중요하는 것이다. 남성보다 헌신적으로 일하는 모습을 보여준 게 보수적 보험업계에서 유리천장을 깬 비결이라고 말하기도 했다.

현재 보험업계는 손 전 사장에 이어 두 번째 여성 CEO의 탄생도 앞두고 있다.

홍봉성 라이나생명 사장의 후임으로 조지은 라이나생명 부사장이 내정됐다. 조 내정자는 10월부터 사장대행으로 직무를 수행하고 있으며 홍 사장의 임기가 끝나는 내년 1월부터 정식 임기를 시작한다.

조 부사장은 1975년에 태어나 2011년 라이나생명에 합류했다. 최고운용책임자(COO)를 거쳐 지난해 말 부사장으로 승진했고 1년여 만에 다시 사장으로 승진한다. [비즈니스포스트 조은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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