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신원 SK네트웍스 대표이사 회장이 비자금 조성 의혹으로 검찰의 수사를 받게 되면서 SK네트웍스가 ‘오너 리스크’를 껴안게 됐다.
최 회장의 큰 아들로 후계구도를 굳혀온 최성환 SK네트웍스 기획실장이 앞으로 경영보폭을 넓힐 가능성에 시선에 몰린다.
7일 서울중앙지검 반부패수사1부(부장검사 전준철)는 SK네트웍스 본사를 포함한 5~6곳에 관해 이틀 연속 압수수색을 진행했다.
최 회장은 SK네트웍스를 비롯해 SKC 등 그가 경영해온 회사들에서 자금을 빼돌려 200억 원대 비자금을 조성했다는 의혹을 받고 있다.
검찰은 6일 최 회장의 집과 SK네트웍스 사무실 등 10곳을 압수수색하며 본격적 강제수사에 들어갔다.
법조계에서는 최 회장의 자택까지 압수수색 대상에 포함된 점 등을 볼 때 검찰이 이번 사안에서 최 회장과 관련한 혐의의 단서를 포착했을 것이라고 보고 있다. 검찰의 칼날이 최 회장을 직접적으로 겨누고 있다는 것이다.
수사가 이제 막 본격화됐지만 최고경영자의 사법 관련 리스크는 기업활동에 큰 타격을 입힐 수 있다.
SK네트웍스가 코로나19로 부진했던 실적 회복부터 SK매직, SK렌터카 등 새 성장동력사업들에 한참 힘을 실어야 할 시기에 있다는 점에서 더욱 그렇다.
SK네트웍스는 자회사 SK매직의 기업공개(IPO)를 계획하고 있고 SK렌터카는 2019년 AJ렌터카를 인수한 뒤 시장 1위 롯데렌터카와 본격 경쟁에 돌입하는 등 굵직한 현안들이 많다.
특히 SK매직은 코로나19에도 국내 렌털시장에서 매출 증가세를 이어가며 상장작업 추진에 탄력이 붙고 있던 차에 그룹 내부의 악재로 찬물을 맞게 됐다.
SK매직과 SK렌터카 등 렌털사업은 최 회장이 직접 힘을 실어온 부문이다.
최 회장은 2016년 3월 SK네트웍스를 맡아 SK그룹 경영일선에 복귀하면서 전통적 종합상사로 글로벌 무역과 휴대폰 단말기 판매 등을 주력사업으로 하고 있던 SK네트웍스의 사업구조 재편을 진행해왔다.
SK네트웍스는 최고경영자의 역할이 중요한 전환기에 있는 기업인 셈이다.
이에 따라 SK네트웍스에서 후계구도를 본격화하고 있는 최 회장의 큰 아들 최성환 실장이 주목을 받고 있다.
최성환 실장은 최근 회사경영에 더 전면적으로 나서며 최 회장이경영권 승계를 준비하고 있다는 해석이 나왔다.
최 회장이 올해 69세로 SK그룹 사업 경영을 맡고 있는 오너일가 가운데 나이가 가장 많다는 점에서도 후계를 거론하는 것이 현실성 없는 이야기는 아니라는 시선이다.
최성환 실장은 2019년 1월부터 SK네트웍스 기획실장을 맡았고 같은 해 3월 SK매직 기타비상무이사에 이름을 올렸다.
올해 3월에는 SK렌터카 기타비상무이사에도 선임됐다. 기타비상무이사는 이사회 구성원으로 회사의 주요 결정에 참여한다.
최성환 실장은 2019년부터 지주회사 SK 지분도 지속적으로 늘려오고 있다. SK는 SK네트웍스 최대주주로 SK 지분 확보는 SK네트웍스 지배력 확보를 위한 행보로 읽힌다.
올해들어
최신원 회장은 SK 보유 지분을 매도하면서 지분율이 낮아진 반면 최성환 실장은 지분을 계속 매수했다.
최성환 실장은 2020년 6월30일 기준 SK 지분율(0.74%)이 최태원 회장(18.44%), 최기원 SK행복나눔재단 이사장(6.85%), 최재원 SK 수석부회장(2.36%)에 이어 4번째로 높다.
최성환 실장은 1981년 태어나 중국 푸단대학교를 졸업하고 영국 런던비즈니스스쿨(LBS)에서 MBA(경영학석사) 학위를 받았다. 2009년 SKC에 과장으로 입사하면서 SK그룹 오너일가 3세 가운데 가장 먼저 경영수업을 시작했다.
최성환 실장은 SKC 전략기획실 차장을 거쳐 2014년 상무로 승진한 뒤 SKC기업문화본부에서 일했다.
2016년 말 SK그룹 인사에서 SK의 BM혁신실 임원 상무로 발령났고 SK에서 글로벌사업개발시장 등을 지내면서 지주회사에서도 경험을 쌓았다. 최성환 실장은 현재도 SK 행복디자인센터 임원을 겸임하고 있다.
SK네트웍스는 7일 공시를 통해 검찰이 최 회장의 비자금 조성, 횡령·배임 의혹과 관련해 압수수색을 진행하고 있고 SK네트웍스는 관련 기관 조사에 적극 협조하겠다고 밝혔다. [비즈니스포스트 박혜린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