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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산과 경남 중견기업 사장들의 고충 "쓸만한 사람이 없다"

이계원 기자 gwlee@businesspost.co.kr 2015-11-19 13:32: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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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부산과 경남 중견기업 사장들의 고충 "쓸만한 사람이 없다"  
▲ 안은좌 커리어케어 부산센터 이사(메카트로닉스부문장)가 19일 커리어케어 부산센터에서 진행한 인터뷰에서 지역 인재채용동향을 소개하고 있다.

공기업들이 지방으로 이전하면서 지방대학 출신자들에 대해 채용을 우대해주는 사례가 늘고 있다.

하지만 이를 체감하는 취업준비생은 그리 많지 않은 것 같다. 한쪽에서 ‘갈만한 회사가 없다’고 말하고 다른 쪽에서 ‘쓸만한 인재가 없다’며 아우성이다.

한국 최대 헤드헌팅회사 커리어케어의 부산센터를 총괄하고 있는 안은좌 이사를 19일 만나 지역 채용시장 전반에 관한 이야기를 들어보았다.

- 주로 어떤 지역에서 활동하나?

“국내시장은 수도권과 비수도권, 비수도권시장은 또 중부, 대경, 동남, 전라 권역으로 나뉜다.

커리어케어 본사는 서울과 수도권지역을, 부산센터는 대전 이남 지역 시장을 담당하고 있다. 이 가운데 가장 규모가 크고 활발한 채용이 진행되는 부산, 경남, 대구, 경북권시장에 주력하고 있다."

- 주력시장인 동남권(부산, 울산, 경남) 경제상황이 궁금하다.

“이들 역시 다른 지역과 크게 다르지 않다. 전반적으로 불황에 빠져 있다. 특히 최근 이슈가 된 3대 조선해양사의 실적부진 여파로 더욱 어려운 환경에 처해 있다.

동남권시장에서 매우 중요한 역할을 하고 있는 자동차산업은 큰 문제가 없어 보인다. 그러나 최근 불거진 폭스바겐 사태가 해당산업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 예측할 수 없어 불안정하다.

소매유통업계는 메르스 사태로 크게 침체된 뒤 블랙프라이데이 등 기업들의 고군분투에 힘입어 일시적으로 개선이 되고 있는 듯 보인다. 하지만 이 역시 소비심리가 개선되지 않아 낙관하기 어렵다.

철강석유화학업계도 부진에 따른 구조조정과 설비감축을 면하지 못하고 있다. 경남 사천지역 항공산업 정도가 호황 분위기다.”

- 채용시장 현황은 어떠한가?

“전체 채용규모는 줄었으나 상대적으로 경력직 채용 비율이 늘었다. 지역소재 대기업의 채용규모는 대폭 감소하고 중견기업의 의뢰는 소폭 증가했다.”

- 채용에서 지역기업만이 지닌 특징이나 변화가 있는가?

“지역 소재 대기업은 수도권 본사와 정책이 크게 다르지 않다. 

그러나 중견기업들에게서 의미있는 변화가 감지되고 있다. 중견기업들이 국내 전반의 채용 트렌드인 전문화, 세분화, 글로벌화를 추구하기 시작해 인재영입에 힘쓰고 있다.”

- 채용이 활발하게 이루어지고 있는 산업분야가 있는가?

“꾸준한 채용이 이뤄지는 분야는 자동차부품, 소재, 석유화학, 제어계측, 자동화, 호텔 등이다. 간혹 사업영역을 확장하고자 하는 기업에서도 관련 전문가들을 찾고 있다.”

- 주로 어떤 직군의 인재를 뽑고 있나?

“전략, 인사, 혁신 전문가에 대한 채용이 활발하다. 기존 정책이나 자원을 대대적으로 혁신해 기업의 체질을 개선하기 위한 의도로 보인다.”

- 과거에 비해 수도권 인재들의 지방근무 선호 경향이 늘었다는데.

“일정부분은 사실이고, 일정부분은 사실과 다르다.

젊은 세대들은 삶의 질 향상을 추구하면서 경쟁이 치열하고 물가가 높은 수도권만을 고집하지 않는 추세다. 이는 수도권 인력들이 지방근무를 선호하기 보다는 구직과 이직이 힘든 현재 상황에서 여러 기회를 고려하게 되었다고 표현하는 것이 옳을 것이다.”

- 구직자가 지역에 많지만 지역기업들은 마땅한 인재를 찾기가 어렵다고 말한다. 그 이유는 무엇인가?

“기업의 눈높이는 계속 높아져 굳이 해당지역에서만 인재를 찾으려 하지 않는 반면, 아직까지 많은 구직자들은 생활권 변화 등을 이유로 수도권 근무를 선호한다. 

또 탄탄하고 경쟁력있는 기업임에도 구직자들에게 많이 알려지지 않은 경우가 많다.


이보다 더 어려운 것은 힘들게 뽑은 인재가 이탈하는 것이다. 그래서 지역기업 인사담당자들은 인터뷰, 연봉협상 등의 주요 전형단계에서 이에 대한 확답을 받으려 하는 경우도 있다.”

- 좋은 인재를 뽑기가 어렵다는 기업만큼 갈만한 회사가 없다는 지역인재들의 고민도 깊다. 이를 해결할 수 있는 방법은 없나?

“우선 구직자들은 수도권 혹은 대기업 본사에 대한 막연한 동경을 내려놓을 필요가 있다.

부산(부산은행, 화승그룹, 동일고무벨트), 경남(넥센타이어, 태광그룹), 대구(SL, 대구텍) 등에도 수도권 소재 기업 이상으로 탄탄하고 경쟁력있는 기업들이 많다.

많은 인재들이 시장에 대한 정확한 정보 없이 취직과 이직을 준비하는 것을 보면 안타까움을 느낄 때가 많다.

그보다 더 중요한 것은 대학 졸업 이전부터 꿈과 진로에 대한 명확히 인지할 수 있는 기회가 필요하다는 것이다. 이것이 지역 구인구직난을 해소하는 첫 걸음이 될 것이라 생각한다.”

- 지역기업과 인재 모두를 만족시킬 수 있는 근본적 해결책은 없을까? 지역 채용 전문가로서 의견이 궁금하다.

“지역 불균형 해소 정책의 시행, 기업의 자구적 노력, 인재들의 인식변화 이 세가지가 함께 이루어져야 한다.

국가가 앞장서서 공기업, 공공기관의 지방이전을 시행하고 있으나 아직까지 그 성과가 미미하다. 좀 더 빠른 실행이 필요하다.

지역기업들은 각 행정지자체들과 적극적으로 산업 클러스터를 구축해 정보와 지식을 공유하며 협업할 수 있는 환경을 조성해야 한다. 또 실리콘밸리와 같이 산업 테마에 맞추어 해당지역으로 본사 이전도 과감하게 고려해 볼 수 있다.

앞서 얘기한대로 인재들은 본인의 꿈, 진로, 커리어패스를 미리 설정하고 해당시장 안에서 기업의 가치에 대해 파악하려는 노력을 동반해야 한다.”

- 앞으로 지역 채용시장이 어떻게 변해갈 것으로 보나?

“인재의 양(Quantity)보다 질(Quality)을 추구하는 경향이 더욱 짙어질 것이다. 따라서 전문 경력직에 대한 수요는 꾸준하게 늘어날 것이다.

채용규모 측면에서 아직 풀어야 할 숙제가 많다. 하지만 확실한 것은 정부, 기업, 인재(개인)의 공동노력이 지속되어야 한다는 것이다.

이를 통해 국가정책과 지역의 특성에 맞는 산업이 안착되고 인재영입과 보존의 문제도 서서히 해결될 수 있을 것으로 본다.” [비즈니스포스트 이계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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