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테크놀로지그룹 후계자 자리를 둔 형제 사이 분쟁이 한국타이어앤테크놀로지 주가 상승을 이끄는 요인이 될 수 있다는 분석이 나왔다.
이상현 IBK투자증권 연구원은 21일 “조양래 한국테크놀로지그룹 회장이 6월 지분 전량을 차남인 조현범 한국타이어앤테크놀로지 사장에게 매각하면서 후계구도와 관련해 형제 사이 지분다툼 가능성이 커졌다”며 “주가 변동성은 높아지겠지만 그만큼 주가가 추가로 상승할 여력(플러스 알파 기회)도 커질 것”이라고 말했다.
이 연구원은 이날 한국타이어앤테크놀로지 목표주가 4만5천 원, 투자의견 매수(BUY)를 유지했다.
직전 거래일인 18일 한국타이어앤테크놀로지 주가는 3만4400원에 거래를 마감했다.
장남인 조현식 부회장은 8월26일 큰누나인 조희경 한국타이어나눔재단 이사장이 아버지 조양래 회장을 상대로 낸 성년후견 개시 심판절차에 참여하겠다는 뜻을 밝히면서 사실상 승계구도에 반기를 들었다.
법원이 조양래 회장 건강을 두고 노령 등 정신적 제약으로 사무를 처리할 능력이 부족하다고 판단하면 조 부회장은 조현범 사장에게 한국테크놀로지그룹 지분 전량을 넘긴 조양래 회장의 결정에 효력이 없다는 민사소송을 제기할 수 있게 된다.
조 부회장이 성년후견 개시 심판 절차에 참여하기 위해 재계 경영권 분쟁에 밝은 법무법인 원을 법률대리인으로 선임한 점도 성년후견심판 뒤 경영권 다툼까지 염두에 둔 것이라는 시선에 힘을 보태는 요인으로 꼽힌다.
서울가정법원은 11일 성년후견 개시 심판을 청구한 조희경 이사장을 뺀 나머지 3명의 자녀를 관계인으로 등록하고 이들에게 재판 개시와 관련한 의견제출요청서를 보낸 것으로 전해진다. 의견제출요청서를 받으면 대개 14일 이내 법원에 의견을 제출해야 한다. 의견을 따로 내지 않아도 된다.
애초 한국테크놀로지그룹 승계구도는 장남인 조현식 한국테크놀로지그룹 대표이사 부회장과 차남인 조현범 한국타이어앤테크놀로지 사장 가운데 누가 부친이자 최대주주인 조양래 회장의 지분(23.59%)을 물려받느냐에 따라 결정될 것으로 업계는 바라봤다.
조현범 사장이 2017년 12월 한국타이어앤테크놀로지 대표이사에 오르고 조현식 부회장이 비슷한 시기 한국테크놀로지그룹 총괄 부회장으로 승진하면서 한국테크놀로지그룹에서 3세경영이 본 궤도에 올랐지만 그동안 두 형제의 한국테크놀로지그룹 지분율은 각각 19.31%, 19.32%로 비슷했다.
하지만 조현범 사장이 6월 블록딜(시간 외 대량매매) 형태로 조양래 회장의 한국테크놀로지그룹 지분 23.59%를 인수하고 지분 42.90%를 확보하면서 경영권 승계에서 승기를 잡았다는 분석이 나왔다. [비즈니스포스트 차화영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