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
▲ 박용만 두산그룹 회장. |
박용만 두산그룹 회장이 두산그룹의 사업구조를 중공업 중심에서 재편할 수 있는 발판을 마련하는 데 성공했다.
두산그룹이 서울 시내면세점에 진출해 유통사업을 확대할 수 있는 토대를 구축했다.
박 회장은 두산그룹의 면세점 진출을 선두에서 지휘했는데 유통사업에 경험이 부족하다는 약점을 오너의 의지로 극복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 중공업 중심 사업 포트폴리오 재조정에 탄력
두산그룹의 지주회사 격인 두산은 14일 서울 시내면세점 특허심사에서 호텔롯데가 보유한 월드타워점 특허권을 차지하는 데 성공했다.
두산이 면세점 특허권을 따내면서 동대문에 처음으로 면세점이 들어서게 됐다.
두산은 동대문에 있는 두산타워 9개 층에 면세점을 조성하고 동대문시장과 연계해 관광명소를 만들겠다는 계획을 내놓았다.
동대문지역은 중국인 관광객의 방문이 많은 곳인데도 면세점이 없었는데 두산이 이런 틈을 파고 들어간 전략이 주효한 것으로 평가받는다.
두산은 면세점 사업을 통해 첫해 매출 5천억 원 정도를 낼 수 있을 것으로 본다. 내년 5월 면세점을 열 수 있을 것으로 보면 7개월 만에 거둘 매출로는 상당히 공격적으로 목표를 잡고 있는 것이다.
두산이 서울 시내면세점 사업을 하게 되면서 두산그룹은 성장동력을 확보했다는 평가를 받는다.
박용만 회장은 두산그룹을 중공업 중심으로 재편하는 작업을 주도했지만 업황이 어려움을 겪을 경우 주요 계열사가 동시에 부진에 빠질 수 있는 한계를 절감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두산그룹은 최근 주요 계열사의 신용등급이 떨어지고 중공업 계열사를 중심으로 구조조정을 진행하고 있다.
박 회장은 이런 상황에서 중공업 중심의 포트폴리오를 재조정하고 현금 동원력이 큰 유통사업을 보강하는 방안을 추진하면서 그 출발점을 서울 시내면세점 진출로 잡은 것으로 전해졌다.
이번에 두산이 서울 시내면세점 진출에 성공하면서 박 회장이 추진하는 두산그룹의 사업 포트폴리오 재조정 작업은 더욱 탄력을 받을 것으로 보인다.
|
|
|
▲ 박용만 두산그룹 회장. |
◆ 박용만 리더십 돋보여
박용만은 이번에 서울 시내면세점 특허권을 확보하면서 다시 한번 리더십을 보여줬다.
박 회장은 이번 면세점 경쟁에서 다른 경쟁사의 오너보다 일선에 나서 사실상 면세점 사업을 지휘했다.
박 회장은 두산그룹의 경우 유통경험이 없다는 점이 최대 약점으로 꼽혔으나 오너가 직접 나서 강력한 의지를 보여줘 이런 약점을 극복한 것이나 마찬가지라는 평가를 받는다.
물론 롯데그룹이 경영권 분쟁으로 흔들리는 틈을 파고 들어가 신사업을 개척하는 승부사의 기질도 유감없이 보여줬다. 이런 승부수에는 박 회장이 정관계에 구축해 놓은 광범위한 인맥도 한몫을 했을 것으로 보인다.
박 회장은 사재 100억 원을 출연하고 두산그룹 자금 100억 원을 더해 동대문미래창조재단을 출범했다.
박 회장은 재단 출범식에서 “서울 시내면세점 유치 성공과 관계없이 동대문의 터줏대감이자 지역사회의 일원으로서 두산이 동대문 상권발전 계획을 지켜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박 회장은 시내면세점에서 발생하는 이익의 최소 10%를 사회에 환원해 중소기업 소상공인과 함께 성장할 수 있는 상생모델을 만들 것이라고 강조했다.
두산은 또 특허를 잃은 사업장에서 나오는 인력을 최대한 흡수해 면세사업 직원 전원을 정규직화 한다는 대책도 내놓았다.
박 회장이 직접 명품 브랜드 유치 역량을 강조하고 나선 것도 두산의 면세점 사업에 대한 우려를 씻어내는 데 기여한 것으로 보인다.
두산은 명품 브랜드 루이비통과 샤넬 등 명품 브랜드를 포함한 460여 개의 브랜드의 입점 계약을 이끌어냈는데 박 회장은 “명품 브랜드와 오랜 신뢰관계가 있어 빠른 시간 안에 입점의향서를 받을 수 있었다”고 자신감을 보였다.
업계의 한 관계자는 “박 회장은 누구보다 두산의 면세점 유치에 총력을 쏟았다"며 "이번 면세점 유치가 두산그룹의 새로운 성장동력으로 성장한다면 박 회장의 경영능력은 재조명을 받을 것"이라고 말했다. [비즈니스포스트 오승훈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