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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용진 대반전, 신세계 '면세점 3강체제' 재편 발판

이계원 기자 gwlee@businesspost.co.kr 2015-11-14 23:08: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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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정용진 대반전, 신세계 '면세점 3강체제' 재편 발판  
▲ 정용진 신세계그룹 부회장.

정용진 신세계그룹 부회장이 면세점 재입찰 심사의 ‘최대 승자’로 떠올랐다.

신세계그룹은 서울 시내면세점 진출에 성공하고 부산 시내면세점도 수성했다.

정 부회장은 이번 면세점 경쟁에서 서울 시내면세점 진출은커녕 부산 시내면세점도 불안하다는 예상을 이겨내고 대역전에 성공했다.

정 부회장은 숙원을 이루는 동시에 유통공룡 롯데그룹과 유통시장에서 경쟁할 수 있는 기반을 마련했다.

신세계그룹은 그동안 면세점사업이 취약해 롯데그룹에 밀린다는 지적을 받아왔다.

신세계그룹은 인수합병시장에서 매물이 나올 때마다 유력 인수후보로 꼽혔으나 몸을 사려 정 부회장이 성장동력을 확보하는 데 소극적이라는 말을 들어왔는데 이번에 이런 부정적 시선도 씻어냈다.

◆ 신세계, ‘면세점 3강체제’ 재편 노린다

신세계그룹의 면세점 법인인 신세계디에프가 14일 서울 시내면세점 사업권을 따냈다. 신세계디에프는 기존 SK네트워크의 워커힐면세점 특허권을 넘겨받았다.

신세계디에프는 지난 7월 서울 시내면세점 신규입찰 경쟁에서 탈락한 뒤 재수 끝에 마침내 성공했다.

신세계디에프는 이번에 서울 시내면세점 재도전에 나서면서 본점 신관 8~14층과 함께 메사빌딩 7개층 연면적 3만3400㎡를 내놓았다.

신세계디에프는 또 중소기업 상생과 남대문지역 상권의 관광인프라 개발에 모두 2700억 원을 투자한다는 계획도 제시했다.

이는 정 부회장의 승부수로 평가받는다. 서울 시내면세점 진출은 신세계가 1991년 삼성그룹에서 분리된 뒤로 20여년 동안 숙원사업으로 삼아왔다.

정 부회장은 지난 5일 속초 신세계 영랑호 리조트에서 열린 대졸 신입사원 1년차 연수캠프에서 “세계 어딜 가나 만날 수 있는 비슷비슷한 면세점을 만들어선 안 된다”며 “오직 신세계에서만 경험할 수 있는 어메이징한 콘텐츠로 가득 찬 면세점을 선보여야 한다”고 강조했다.

신세계그룹이 이번에 서울 시내면세점 진출에 성공하면서 정 부회장은 그동안 호텔롯데와 호텔신라의 면세점 양강체제를 깨고 면세점 3강체제로 재편할 수 있다는 기대를 받고 있다.

롯데그룹의 면세점 소공점은 국내 면세점 매출의 절반을 차지하는데 신세계그룹이 바로 부근에 대규모 면세점을 차리면서 소공점이 차지했던 고객을 나누는 등 도약할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예상된다.

면세점업계의 한 관계자는 “신세계그룹이 남대문시장을 앞세울 경우 명동을 찾던 외국인 관광객을 유치하는데 성공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신세계디에프는 서울 시내면세점 개점 첫해에 매출 1조5천억 원, 2020년까지 5년 동안 매출 10조 원을 거둘 것을 목표로 세워놓고 있다.

신세계디에프는 부산 시내면세점에서도 패션그룹형지를 누르고 수성에 성공했다. 신세계디에프는 부산 시내면세점을 기존 파라다이스호텔에서 신세계 센텀시티로 확장해 이전하기로 했다.

이에 따라 신세계그룹은 부산 김해공항 면세점의 높은 임대료에 허덕이며 부진을 겪던 면세점사업을 한 단계 도약해 그룹의 새로운 성장동력을 삼을 수 있는 발판을 마련했다.

신세계그룹은 14일 “신세계그룹의 유통산업 역량과 면세사업 운영능력에 긍정적 평가를 해준 것 같다”며 “대규모 투자로 관광산업의 질적 성장을 이뤄내고 일자리도 많이 늘려 국민경제에 기여하라는 의미로 이해한다”고 밝혔다.

◆ 정용진, 경영능력 재평가

정 부회장은 그동안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이나 박용만 두산그룹 회장과 달리 서울 시내면세점 경쟁에서 전면에 나서지 않았다.

이를 놓고 신세계그룹이 서울 시내면세점에서 불리하다는 전망이 일자 경쟁에서 또 탈락할 경우 타격을 입을 것을 우려해 정 부회장이 전면에 등장하지 않는 것 아니냐는 말도 나돌았다.

  정용진 대반전, 신세계 '면세점 3강체제' 재편 발판  
▲ 성영목 신세계디에프 사장.
물론 신세계그룹은 “전문경영인인 성영목 신세계디에프 사장을 믿고 면세점 사업을 일임하고 있다”고 해명했다. 그러나 정 부회장은 면세점 심사를 일주일 남겨두고 면세점 사업에 대한 강력한 의지를 보여줬다.

그는 지난 5일 열린 대졸 신입사원 1년차 연수캠프에서 “백화점, 이마트, 프리미엄아울렛 등 기존 유통채널은 물론이고 그룹의 모든 역량을 결집해 개발하고 있는 복합쇼핑몰과 면세사업에서 모두 신세계다움을 심어주자”고 강조했다.

이번에 서울 시내면세점 특허를 따내면서 정 부회장의 의지는 신세계그룹 안팎에서 재평가를 받을 것으로 보인다.

유통업계의 한 관계자는 “이번에 신세계그룹이 서울 시내면세점에 입성하게 되면서 정 부회장의 경영능력에 대한 우려가 해소됐다는 점이 정 부회장에게 더 큰 수확”이라며 “그동안 신세계만의 브랜드를 키워온 것처럼 정 부회장은 면세점사업을 통해 그룹 운영에 자신감을 얻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신세계그룹은 당장 “정용진 부회장이 언급한 것처럼 ‘어메이징한 콘텐츠로 가득찬 세상에 없던 면세점’을 만들어 새로운 경험과 가치를 느낄 수 있도록 하겠다”고 강조했다.

◆ 정용진, 면세사업도 성공할까?

정용진 부회장은 신세계그룹 경영전면에 나선 뒤 신세계그룹의 사업을 이마트 중심에 그치고 않고 외연을 확대하는 데 주력해 왔다.

정 부회장은 그룹 내부의 우려에도 불구하고 온라인 사업에 속도를 내 왔다. 이제 온라인사업은 신세계그룹의 성장동력으로 꼽힌다.

정 부회장은 이마트의 자체브랜드 ‘피코크’를 키우고 이마트타운의 전자제품 매장인 ‘일렉트로마트’에서 ‘B급 정서’를 내세워 성공을 거두고 있다. 특히 정 부회장은 SNS를 통해 직접 이 사업들을 알리며 고객과 소통을 넓히고 있다.

이에 따라 정 부회장이 면세점사업에서도 ‘유통전문기업’인 신세계그룹의 역량을 쏟아 부어 성과를 낼 수 있을지 주목된다.

신세계그룹은 외국인 관광객이 가장 많이 찾는 명동과 남대문시장, 신세계백화점과 남산 등을 ‘도심관광벨트’로 잇겠다는 목표를 세웠다.

신세계그룹은 한국은행 앞 분수광장을 리뉴얼해 로마의 ‘트레비 분수’와 같은 세계적 관광명소로 만들기로 했다.

성영목 신세계디에프 사장은 “새로운 도심관광자원을 개발해 뉴욕의 맨해튼, 일본의 긴자, 홍콩의 침사추이처럼 서울을 세계적 관광도시로 키울 것”이라고 강조했다.

신세계디에프는 서울 시내면세점 성공을 위해 교통혼잡 대책을 세우고 전문인력 확보에 힘을 쏟을 것으로 보인다.

신세계디에프는 남산 근처에 대형버스 50대 정도가 주차할 수 있는 주차빌딩을 세우는 것을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신세계디에프는 또 워커힐면세점 인력을 100% 승계하겠다는 계획을 추진할 것으로 보인다. [비즈니스포스트 이계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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