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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채널Who] 김태한, 삼성바이오로직스도 반도체 성공의 길 밟아간다

나병현 기자 naforce@businesspost.co.kr 2020-09-07 10:2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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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태한 삼성바이오로직스 대표이사 사장이 바이오의약품 위탁생산(CMO)에 이어 위탁개발(CDO)까지 사업영역을 확대하면서 세계 1위 바이오의약품 생산기업이 되기 위한 작업을 진행하고 있다.

김 사장은 삼성전자의 반도체사업 성공방정식을 삼성바이오로직스 바이오사업에도 접목하고 있다.

■ 방송 : CEO톡톡
■ 진행 : 곽보현 부국장
■ 출연 : 나병현 기자

곽: 인물중심, 기업분석! 안녕하십니까. 곽보현입니다.

최근 삼성바이오직스가 제4공장을 건설하겠다는 계획을 밝히면서 바이오업계와 투자자들로부터 많은 관심을 받고 있죠.

이번 시간에는 삼성그룹이 왜 바이오사업에 이렇게 투자를 하고 있는지 바이오사업의 중요성이 삼성그룹에서 어느 정도 위치까지 올라갈지 등을 놓고 살펴보도록 하겠습니다.

비즈니스포스트 나병현 기자와 이야기를 나누어보겠습니다.

나: 안녕하세요. 비즈니스포스트 나병현 기자입니다.

곽: 삼성바이오로직스가 최근 바이오사업의 성장성이 부각되면서 엄청난 주목을 받고 있는데요. 8월20일에는 삼성바이오로직스의 시가총액이 SK하이닉스까지 뛰어 넘으며 유가증권시장 시총 2위에 오르기도 했습니다.

산업지형이 변하면서 바이오가 반도체에 버금갈 정도로 커질 수 있다는 전망까지 나오고 있습니다.

이 때문에 김태한 사장의 역할이 그 어느 때보다 중요할 것으로 보이는데요. 김태한 사장이 현재 삼성바이오로직스의 성장을 위해 집중하고 있는 부분은 무엇입니까?

나: 김태한 사장은 최근 글로벌 바이오업체의 증가로 위탁개발(CDO) 수요도 늘어날 것으로 보고 이 부분에 초점을 맞추고 있습니다.

곽: 바이오업계는 일반인들에게 생소한 부분이 많으니 설명을 해주시죠. 위탁개발이라는 것은 무엇인가요?

나: 위탁개발은 제약사나 바이오기업 등 고객사가 신약 등 의약품을 효율적으로 개발할 수 있도록 세포주를 개발하고 임상에 들어가기 위한 물질을 생산하는 등의 서비스를 제공해주는 사업입니다.

즉, 위탁생산이 고객사가 이미 상용화한 의약품을 대량으로 만드는 것을 말한다면 위탁개발은 아직 개발되기 전의 신약 개발을 도와 고객사가 신약을 상용화할 수 있도록 하는 것입니다.

곽: 화장품이나 패션사업에서 OEM(주문자상표 부착생산)과 ODM(제조자개발생산)의 차이 정도로 보면 되는 것인가요?

패션업체 중에서 한세실업이 OEM으로 나이키와 갭 등에 의류를 공급하고 있는데요. 한세실업은 '미국인 3명 중 1명이 한세실업의 옷을 입는다'는 광고 문구로 더 잘 알려져 있죠

이 한세실업이 최근에는 아예 디자인까지 맡아서 제품을 개발해 나이키 등에 공급하는 ODM 비중을 높이고 있더라구요.

나: 엄밀히 말하면 위탁개발은 제품의 상용화 전에 서비스를 제공한다는 점에서 ODM과 같은 것은 아닙니다. 하지만 고객의 상품 개발에 참여한다는 것에서 비슷한 점이 있는 것 같습니다.

곽: 그동안 삼성바이오로직스의 주력사업은 바이오의약품 위탁생산(CMO)이라도 들었는데…그렇다면 이제 한단 계 높아지는 것인가요? 

나: 네 현재 삼성바이오로직스의 주력사업은 아직까지는 위탁생산입니다. 위탁개발은 전체 매출의 10% 정도에 불과합니다.

위탁생산은 이미 상업화된 의약품을 대량으로 만드는 것을 말한다면 위탁개발은 아직 개발되기 전의 신약의 개발을 돕는 것입니다. 

삼성바이오로직스는 위탁개발부터 위탁생산까지 한 번에 이뤄지는 의약품 위탁개발생산을 통해 고객에게 원스톱 서비스를 제공하는 사업모델을 만들려 하고 있습니다.

곽: 김태한 사장이 아직까지는 매출 비중이 작은 위탁개발에 집중하고 있는데 미래에는 위탁개발을 통해 매출증대가 더 크게 일어날 수 있다고 생각했기 때문에 이렇게 사업진행을 하고 있는 것이겠지요?

나: 최근 글로벌 바이오제약기업들이 직접 신약을 개발하고 생산하던 기존의 방식을 바꾸려는 움직임을 보이고 있습니다.

개발부터 생산까지 외부업체에 맡기려는 수요가 늘고 있는 것이지요.

이는 의약품의 생산규모가 커질수록 대량 생산시설을 보유한 위탁생산업체에 맡기는 것이 품질관리나 가격경잭력 측면에서 훨씬 유리하기 때문입니다.

위탁생산업체는 대규모 공장을 보유하고 있고 생산 프로세스를 관리할 능력도 갖추고 있습니다. 따라서 공정이 까다로운 바이오의약품의 불량률을 최대한 줄일 수 있습니다.

그리고 여기에 생산뿐만 아니라 개발 과정도 일정부분을 외주화하는 것이 더 경제성이 있는 것으로 분석되고 있습니다. 

이 때문에 김 사장은 2030년까지 위탁개발과 연계한 위탁생산 수주물량을 30%까지 확대하겠다는 목표를 제시했습니다.

곽: 삼성바이오로직스가 올해 미국 샌프란시스코에 의약품 위탁개발센터를 설립하려는 것도 이와 같은 추세에 발맞춘 것이군요.

나: 네, 또 최근 세계적으로 신생 바이오업체들이 급격하게 늘고 있어 위탁개발 수주는 훨씬 더 늘어날 것으로 보입니다. 

신생 바이오기업들은 공장을 지을 여력이 없습니다. 따라서 새로운 아이디어가 있어도 자체적으로는 신약 개발에 제약을 받는 부분이 많은데요.

위탁개발서비스로 이런 바이오기업들의 요구를 충족시켜 줄 수 있을 것으로 보입니다.

곽: 그렇게 바이오업체들이 많아진다면 경쟁도 치열해질텐데요. 현재 바이오산업에서 삼성바이오로직스의 경쟁력은 어느 정도로 볼 수 있을까요? 

나: 과거 제약사들 대부분 자체공장에서 의약품을 생산했지만 점차 제품 생산이 대량화되고 바이오의약품이 각광받으면서 정밀한 생산시설의 필요성이 커지게 되었습니다. 

여기서 주목할 점이 바로 삼성바이오로직스의 바이오의약품 생산능력인데요.

위탁생산사업은 최근에 도입했지만 이미 바이오의약품 생산능력만 보면 세계적 수준에 올라와 있다고 볼 수 있습니다

삼성바이오로직스의 연간 바이오의약품 생산능력은 36만4천 리터 규모로 세계 1위입니다. 2위는 독일 베링거인겔하임으로 30만 리터, 3위는 스위스 론자로 28만 리터 규모의 생산능력을 보유하고 있습니다.

곽: 그렇게 생산능력이 크게 잡혀있는데 김태한 사장은 최근 삼성바이오직스 제4공장을 또 건설하겠다는 계획을 내놓았는데 4공장은 25만6천 리터 규모로 짓는다고 했습니다. 

그렇다면 모두 62만 리터의 생산능력을 확보하게 되는 것이군요?

나: 삼성바이오로직스는 최근 코로나19 등의 영향으로 의약품 위탁생산 수요가 증가해서 공장 가동률이 높아지고 있다고 합니다

이러한 점이 4공장 증설에 힘을 실어준 원인 중 하나로 보여지는데요

4공장은 단일 공장 규모로도 세계 최대입니다. 또 삼성바이오로직스는 62만 리터의 생산기지를 확보함으로써 글로벌 의약품 위탁생산시장의 30%를 점유하게 되는 것입니다.

곽: 그러면 생산시설의 규모만 키우면 경쟁력이 있는 것인가요? 

나: 그것은 아닙니다. 

의약품 위탁생산사업은 반도체사업과 비슷한 측면이 있습니다.

반도체를 만들려면 공장을 건설에 라인을 깔고 수주를 받아 제품을 생산하게 되자나요. 바이오의약품 위탁생산도 이와 비슷한 구조입니다. 

곽: 그 이야기는 의약품 위탁생산도 결국 수율이나 이를 바탕으로 한 가격 경쟁력이 중요하다는 것인가요? 또 그런 점에서 삼성바이오로직스는 경쟁력을 갖추고 있습니까?

나: 삼성바이오로직스는 사업 초기에 짧은 업력으로 인해 기대하는 수준의 수율을 뽑아내지 못할 수 있다는 말을 듣기도 했는데요. 지금은 수율에서 세계 최고 수준으로 평가받고 있습니다.

바이오시밀러를 기준으로 삼성바이오로직스의 통상 수율은 1리터당 최저 0.8~4g 정도로 파악되고 있는데 이는 세계적으로 최고 수준입니다. 그리고 시간이 지나면서 계속 개선되고 있구요.
 
이를 바탕으로 가격 경쟁력에서도 경쟁회사들을 앞서고 있습니다.

곽: 삼성바이오로직스 공장을 견학한 한 중국 제약사 대표가 “엄청난 규모와 미세공정 관리능력이 인상 깊었다”며 “삼성바이오로직스와 의약품 위탁생산사업 경쟁에서 이기는 것은 불가능하다는 느낌이 들었다”고 말했다고 하는데 어떻게 이렇게 짧은 시간안에 경쟁력을 확보할 수 있었나요

삼성바이오로직스가 만들어진 지는 지금 딱 10년째인데요.

나: 아무래도 반도체와 휴대폰에서 쌓은 제조역량을 바이오의약품 공정에 접목했던 점이 주효했던 것으로 분석됩니다. 특히 미세공정 관리는 삼성의 주특기이니까요

김태한 사장은 삼성전자 신사업팀에 있을 때 삼성그룹의 바이오사업 뿌리를 다진 인물인데요. 김 사장이 삼선전자의 노하우를 삼성바이오로직스의 생산설비 건설 등에 많이 적용했던 것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김태한 사장은 사실 바이오 전문가라기보다는 삼성그룹의 전략기획가입니다. 김 사장은 2007년 삼성그룹 신수종사업 태스크포스팀(TF)에 있었는데요. 이때부터 바이오사업의 중요성을 강조했던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곽: 그러면 삼성그룹은 현재 바이오사업을 제2의 반도체로 키우겠다는 목표를 세운 것이라고 볼 수 있는 건가요? 

그렇지만 아직 삼성그룹 전체에서 바이오사업 비중은 엄청 미미하지 않나요? 삼성바이오로직스의 2019년 매출이 7천억 원 정도에 불과했는데요

나: 네, 현재 바이오사업은 이제 막 궤도에 오른 정도입니다. 김태한 사장이 제4공장을 건설하겠다고 한 것도 아직은 성과를 내는 것보다는 한창 투자를 해야 할 때라고 판단하고 있는 것입니다.

하지만 삼성바이오로직스는 시가총액이 이미 54조 원에 이를 정도로 그 성장성이 엄청날 것이란 기대를 받고 있죠.

현재 세계 제약바이오시장은 1500조 원 규모로 자동차(600조 원)와 반도체(457조 원)보다도 덩치가 큰 것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여기서 한국은 아직 10조 원 정도밖에 못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삼성그룹이 쌓아온 노하우와 막대한 자금력 등을 고려하면 바이오산업에서도 반도체 성공신화를 재현할 수 있을 것이란 기대감이 클 수밖에 없는 것으로 보입니다.

곽: 그러면 김태한 사장의 삼성그룹에서의 위상과 책임은 더울 커질 것으로 보이는데요. 삼성그룹은 왜 미래사업으로 바이오를 선택한 것인가요?

나: 삼성그룹은 반도체사업의 성장성이 언젠간 한계에 이를 것을 대비해 다양한 신사업을 검토했는데요. 당시 에너지산업과 바이오산업 등이 성장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평가를 받았던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김태한 사장은 삼성그룹 신사업추진팀에서 바이오사업이 성공할 가능성이 높은 분야라고 강조했던 것으로 전해집니다.

특히 김 사장은 바이오산업이 성장할수록 대량으로 바이오의약품을 생산할 수 있는 위탁생산기업이 향후 바이오제약산업의 주도권을 쥘수 있을 것이라고 판단했습니다.

곽: 삼성바이오로직스 외에 SK바이오팜 등 다른 대기업들도 최근 바이오부문을 강화하고 있자나요. 특히 SK바이오팜은 국내 최초로 미국에서 신약을 상용화하면서 엄청 많은 주목을 받고 있는데요.

나: 삼성바이오로직스도 자회사인 삼성바이오에피스를 통해 바이오의약품 개발을 진행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김태한 사장은 바이오제약산업도 반도체산업과 같이 생산전문회사들이 주도권을 쥘 것으로 판단해 위탁생산에 더 집중하고 있습니다.

아직 정복하지 못한 질병을 치료할 수 있는 신약을 개발해 글로벌 제약시장을 선점하려는 SK바이오팜의 전략과는 결이 조금 다른 셈이죠. [비즈니스포스트 나병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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