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LG전자 스마트폰 신제품 '윙(가칭)' 유출 영상(왼쪽)과 윙 공개행사 예고 영상 캡처. <안드로이드어소리티, LG전자> |
이연모 LG전자 MC사업본부장 부사장이 스마트폰사업 혁신을 주도할 새 스마트폰 가격을 얼마로 매길까?
기존에 없었던 모양의 제품으로 새로운 고객가치를 제공하겠다는 전략을 세운 만큼 소비자들이 받아들일 수 있는 합리적 가격을 책정하는 일이 중요한 과제가 됐다.
3일 LG전자에 따르면 새 스마트폰 ‘윙(가칭)’의 가격은 아직 내부적으로 논의 단계에 있다. LG전자 관계자는 “신제품 가격과 출시일정 등에 관해서는 아직 결정된 것이 없다”고 말했다.
이에 앞서 한 국내매체는 윙이 190만 원대에 출시된다고 보도했다. 이는 지금까지 나온 LG전자 스마트폰 가운데 가장 비싼 수준이다.
하지만 개발자 커뮤니티 XDA디벨로퍼는 LG전자 소식통을 인용해 “윙이 미국에서 1천 달러가량에 나올 수 있다”고 말했다. 윙이 기존 프리미엄 스마트폰보다 오히려 저렴할 가능성을 열어놓은 것이다.
그밖에 다른 매체들도 윙 가격을 놓고 의견이 분분하다.
이처럼 윙의 가격이 관심을 받는 이유는 제품 자체가 이전 스마트폰과 전혀 다른 혁신적 형태이기 때문이다.
외국언론을 통해 유출된 모습을 보면 윙은 스마트폰 뒤에 보조 디스플레이를 장착해 회전시키는 구조를 채택한 것으로 파악된다. LG전자 스마트폰이 디스플레이 부가장치 ‘듀얼스크린’을 부착한 모양과도 차이가 크다.
이연모 부사장은 앞으로 윙과 같은 혁신적 제품을 기반으로 프리미엄 스마트폰을 이원화한다는 전략을 내놨다.
윙 등을 ‘익스플로러 프로젝트’로 내놔 차별화한 소비자에게 모바일경험을 제공하고 벨벳과 V60씽큐 등 기존 프리미엄급 스마트폰은 ‘유니버설 라인’으로 분류해 보편적 제품군으로 출시한다는 것이다.
윙이 익스플로러 프로젝트의 출발을 알리는 첫 제품이라는 점을 고려하면 윙의 흥행이 향후 롤러블(두루마리형) 스마트폰 등 다른 제품들의 흥행을 좌우할 공산이 크다. LG전자는 롤러블 스마트폰을 내년 상반기 출시할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아무리 혁신성을 갖춘 제품이라도 지나치게 비싸면 소비자의 선택을 받기 어려울 수 있다. 이 부사장이 윙에 일정한 수익성을 보장하면서도 소비자를 설득할 수 있는 합리적 가격을 매기는데 고심할 수밖에 없는 이유다.
이에 앞서 삼성전자가 혁신적 폴더블(접는) 스마트폰 갤럭시폴드를 처음 출시했을 때도 논란이 적지 않았다. 240만 원에 이르는 높은 가격에도 디스플레이 내구성과 화면 주름 등 여러 부분에 문제가 있다는 이유였다.
하지만 삼성전자 폴더블 스마트폰은 탄탄한 글로벌 소비자층을 바탕으로 결국 시장에서 자리잡는 데 성공했다.
2019년 갤럭시폴드에 이어 가로로 접는 갤럭시Z플립이 올해 초 출시돼 호응을 얻었다. 최근에는 갤럭시폴드를 계승하는 신제품 갤럭시Z폴드2가 나와 기대를 모으고 있다.
이 부사장은 LG전자 스마트폰사업이 삼성전자와 다른 상황에 놓여 있는 점을 염두에 두고 윙의 가격을 책정할 것으로 보인다.
시장 조사기관 옴디아에 따르면 LG전자는 2분기 기준 스마트폰 670만 대를 출하해 글로벌 출하량 점유율 2%에 머물렀다.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점유율이 1%포인트 감소했다.
스마트폰사업 실적도 좋지 않다. LG전자 MC사업본부는 2분기 영업손실 2065억 원을 내 21분기 연속 적자를 이어갔다.
LG전자는 14일 온라인 행사를 열고 윙을 공개한다.
이 부사장은 "익스플로러 프로젝트는 획일적 스펙 경쟁의 틀에서 벗어나 고객에게 새로운 경험과 가치를 제공하는 LG전자의 과감한 변신"이라며 "항상 새로움을 추구하는 고객들의 욕구를 기대 이상으로 충족할 것"이라고 말했다. [비즈니스포스트 임한솔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