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바이오팜 주가처럼 연속 상한가를 이어가며 공모가의 5배 이상으로 뛸 수 있을 것이라는 기대로 상장 뒤 섣불리 주식 매수에 나섰다가 낭패를 볼 수도 있다.
▲ 남궁훈 카카오게임즈 각자 대표이사(왼쪽)과 조계현 카카오게임즈 각자 대표이사.
2일 증권업계에 따르면 증권사들은 카카오게임즈의 적정 주가 수준으로 기업가치에 기반해 3만2천~3만3천 원으로 바라본다.
대부분 증권사들은 연간순이익 등 실적 예상치에 글로벌 업종 평균 주식수익률(PER)을 적용해 적정 주가 수준을 산출해 주가 격차가 크지 않다.
김동희 메리츠증권 연구원은 “카카오게임즈의 게임사업 가치는 2021년 순이익 규모에 글로벌 게임회사들의 평균 주식수익률을 적용해 1조5천억 원으로 추산된다. 여기에 투자지분과 현금성 자산 등을 모두 더한 기업가치는 2조3천억 원으로 이를 발행주식 수로 나누면 적정주가 수준은 3만2천 원”이라며 “다만 하반기 신작 PC온라인게임 ‘엘리온’ 성과에 따라 카카오게임즈 중장기적 주가 방향과 실적이 결정될 것”이라고 바라봤다.
카카오게임즈가 게임회사의 핵심 경쟁력인 게임개발 능력까지 정량적으로 수치화해 반영한다면 적정 주식 산출에 밑바탕이 되는 기업가치가 더욱 낮아질 수 있다.
게임개발사와 서비스회사 사이 계약에 따라 수익성이 달라질 수 있지만 일반적으로 자체 지식재산을 활용해 제작한 게임을 서비스하는 것이 가장 높은 이익을 낼 수 있다.
국내 게임회사들의 자체개발한 게임의 비중은 전체 게임 매출의 50%를 웃돌고 있지만 카카오게임즈는 20% 수준에 그친다.
하지만 현재 카카오게임즈 공모주 청약 '열풍'을 보면 증권사에서 내놓은 카카오게임즈의 적정주가와는 괴리감이 크다.
투자자들은 '제2의 SK바이오팜'으로 꼽으며 공모가의 5배인 12만 원 이상을 바라보고 있다.
증권사에서 제시한 카카오게임즈 적정주가는 공모가(2만4천 원)보다 33~37.5% 높은 데 그친다.
카카오게임즈 적정주가는 상장 첫 날인 10일 이른바 ‘따상’하게 되면 최대 6만2400원까지 오를 수 있는 것과 비교하면 절반 수준이다. ‘따상’은 상장 첫 날 시초가가 공모가의 2배에서 형성된 뒤 장 시작 이후 상승 제한폭(30%)까지 오르는 것을 말한다.
실제로 카카오게임즈 청약에 몰린 증거금 규모가 투자자들의 기대를 반영하고 있다.
카카오게임즈의 일반청약 증거금 규모는 58조5543억 원으로 증권사 통합 경쟁률은 1524.85대 1이다. SK바이오팜 증거금 규모(30조9899억 원)의 2배, 경쟁률은 5배를 웃도는 수준이다.
SK바이오팜 주가는 상장 첫 날 공모가 2배 가격에서 시초가를 형성한 뒤 종가로 상승 제한폭(30%)까지 오른 뒤 2거래일 연속 상한가로 마감했다.
카카오게임즈의 경우 상장 이후 유통 주식 수가 SK바이오팜보다 많다는 점에서 주가가 대폭 오를 가능성이 상대적으로 낮다는 시선도 있다.
SK바이오팜은 상장 이후 유통주식 수가 전체 발행된 주식 수의 8% 수준에 그쳤다. 주가가 공모가에 5배 이상 뛰었지만 실제로 거래되는 주식이 적어 가격이 쉽게 치솟을 수 있는 환경이었다.
반면 카카오게임즈의 유통주식 수는 최대주주와 우리사주조합, 기타 자발적보호예수 물량과 기관수요예측에서 3개월 이상 의무보유학약 비율 등을 종합하면 전체 발행주식의 22.6%로 추산됐다.
SK바이오팜의 전체주식 대비 유통주식 비율보다 2.8배가량 많다. [비즈니스포스트 장은파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