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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용만의 장남 박서원, 두산그룹에서 존재감 갈수록 커져

김디모데 기자 Timothy@businesspost.co.kr 2015-11-06 14:00: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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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박용만의 장남 박서원, 두산그룹에서 존재감 갈수록 커져  
▲ 박서원 오리콤 부사장(오른쪽)이 지난달 31일 잠실야구장에서 박재원 두산인프라코어 부장(왼쪽), 박용만 두산그룹 회장(가운데)과 함께 한국시리즈 5차전을 관람하고 있다. <박서원 페이스북>

박용만 두산그룹 회장의 장남 박서원 오리콤 부사장이 두산그룹에서 존재감을 강화하고 있다.

두산그룹이 중공업 중심의 사업구조에서 벗어나려는 움직임을 보이면서 박서원 부사장이 두산그룹에서 앞으로 어떤 역할을 맡을지 주목하는 시선이 늘고 있는 것이다.

◆ 남들과 다른 재벌 후계자, 박서원

박서원 부사장은 지난 3일 창원대학교 종합교육관 대강당에서 ‘도전과 창조’라는 주제로 특강했다. 박 부사장은 특강에서 빅앤트인터내셔널과 오리콤을 운영한 경험을 학생들과 나눴다.

박 부사장은 흥미로운 이야기로 학생들의 관심을 사로잡았을 뿐 아니라 강의가 끝난 뒤 학생들과 일일이 함께 사진을 찍기도 했다.

이날 박 부사장은 독특한 옷으로 더욱 주목받았다. 박 부사장은 직접 브랜드 출시에 참여한 배민의류의 옷을 입었는데 ‘안전제일’ ‘불편을 드려 죄송합니다’와 같은 문구가 크게 인쇄돼 있었다.

박 부사장은 그룹 오너 일가 가운데 이질적 존재로 꼽힌다. 박 부사장은 일반적 오너 후계자들과 같은 경영수업 과정을 거치지 않았다.

박 부사장은 2006년 친구들과 함께 빅앤트인터내셔널을 설립해 광고업계에 뛰어들었고 2009년 주요 국제광고제를 석권하며 이름을 알렸다.

박 부사장은 “아버지의 후광이라는 말은 듣고 싶지 않다”며 두산그룹과 거리를 두며 광고사업을 해 왔다.

그는 여러 광고제에서 수상하며 주목을 받았고 ‘바른생각’이라는 이름으로 콘돔을 내놓는 등 ‘박용만의 아들’이 아닌 ‘광고인 박서원’으로서 독자행보를 걸었다.

박 부사장은 2014년 10월 오리콤 크리에이티브총괄(CCO) 부사장으로 영입되면서 두산그룹에 합류했다.

박 부사장이 하는 광고기획사업은 두산그룹의 주력사업인 중공업과 시너지가 크지 않다. 두산그룹이 하는 사업이 일반 소비자를 대상으로 하기보다 기업을 대상으로 하기 때문이다.

오리콤의 지난해 거둔 매출에서 두산그룹 내부거래 비중은 26.2%에 그쳤다. 제일기획, 이노션, 대홍기획 등 그룹 계열 광고기획사의 내부거래 비중이 50~70% 수준인 데 비하면 낮다.

◆ 두산의 사업구조 전환, 박 부사장 역할 커지나

그런데 최근 들어 상황이 달라졌다. 두산그룹이 사업구조를 개편할 움직임을 보이면서 향후 박 부사장의 입지가 강화할 조짐을 보이고 있는 것이다.

오리콤은 지난 8월 한화그룹의 광고계열사인 한컴을 인수했다. 주요 그룹이 광고 계열사를 인수한 전례가 없었기 때문에 주목을 받았다.

이 인수는 박 부사장을 영입하고 광고사업을 키우겠다는 두산그룹의 의지가 담긴 것으로 풀이됐다. 인수 전 오리콤과 한컴은 광고취급액 순위에서 나란히 8, 9위에 올라 있었는데 오리콤이 한컴을 인수하면서 순위가 6위로 올라섰다.

박 부사장은 한컴 인수를 계기로 오리콤을 중형 광고회사에서 종합 콘텐츠그룹으로 도약시키겠다는 뜻을 나타냈다. 오리콤이 성장할수록 박 부사장의 위상은 높아질 수밖에 없다.

박 부사장의 위상에 더욱 힘을 실어주는 대목이 두산그룹의 면세점사업 도전이다. 두산그룹은 1995년 이후 20년 동안 그룹의 주력사업을 맥주 등 식음료사업에서 중공업사업으로 개편해 왔다.

그런데 박용만 회장은 서울 시내면세점 진출을 선언하면서 그룹의 사업구조 개편에 나사고 있다. 두산타워를 면세점 입지로 내세우고 두산타워를 16년 동안 운영한 노하우를 살려 면세점사업을 펼치겠다는 것이다.

두산그룹이 면세점 사업권을 따내 유통부분을 새 성장동력으로 삼게 된다면 오리콤과 박 부사장의 역할은 더욱 커지게 된다.

두산그룹은 그동안 중공업 중심의 사업을 해 온 만큼 소비재사업으로 다시 돌아서려면 이미지와 브랜드의 변화가 필요하다. 면세점사업만 해도 후발주자로서 선발주자를 따라잡기 위한 새로운 이미지 구축이 시급하다.

박 부사장이 이런 역할을 맡아 전면에 나설 가능성이 높다.

박용만 회장이 면세점 도전에서 가장 강조하고 있는 부분이 ‘동대문 마케팅’이라는 점도 박 부사장의 역할확대를 점치게 한다.

박 회장은 지난달 26일 사재 100억 원과 그룹자금 100억 원을 투자해 동대문 미래창조재단을 출범했다. 박 회장은 재단을 통해 동대문 상권 활성화를 위해 동대문 마케팅을 진행하겠다고 밝혔다.

박 회장은 출범식에서 “동대문은 창의성에 기반을 둔 콘텐츠가 많은 곳”이라며 “어느 곳과 비교해도 모자라지 않은 관광자원을 보유하고 있는데 빛을 발하지 못하고 있다”고 말했다. 마케팅을 통해 동대문의 가치를 끌어올리겠다는 것이다.

박 부사장은 이날 행사를 주관한 오리콤 부사장 자격으로 아버지 박 회장과 함께 했다. 박 부사장의 참석은 두산이 앞으로 전개할 면세점사업에서 박 부사장의 역할이 커질 것임을 보여준다.

  박용만의 장남 박서원, 두산그룹에서 존재감 갈수록 커져  
▲ 박서원 오리콤 부사장이 지난 3일 창원대학교 종합교육관 대강당에서 '도전과 창조' 특강을 하고 있다. <창원대학교>

◆ 박용만 옆 박서원, 존재감 부각


박 부사장은 최근 박 회장과 함께 여러 자리에 모습을 나타내고 있다. 두산그룹 안에서 박 부사장에게 힘을 실어주기 위한 박 회장의 포석이라는 해석도 나온다.

박 부사장은 올해 7월 박 회장이 회장을 맡고 있는 대한상공회의소가 주최한 제40회 대한상의 제주포럼에 ‘경영 2세가 말하는 기업경영’을 주제로 강의했다.

박 부사장은 두산베어스가 한국시리즈 우승을 차지하는 자리에도 박용만 회장과 함께 했다. 빗줄기가 굵어져 관객들이 자리를 떠나던 3차전에서 박 회장과 박 부사장이 한 개의 우산을 나란히 쓰고 앉아있는 모습이 중계 카메라에 잡히기도 했다.

박 부사장은 아직 두산그룹 경영보다 광고인으로서 활동에 집중하고 있다.

박 부사장은 배달의민족이 선보인 한글 컨셉의 브랜드 배민의류, 발레리나 김주원과 여성신발 브랜드 아그레또가 협업한 디자인 슈즈 등의 브랜드 출시를 이끌었다.

박 부사장은 최근 SNS에서 광고인으로서 자부심을 보이며 서울시 브랜드 선정에 대한 비판글을 남겨 주목받기도 했다. 박 부사장은 ‘아이서울유’ 등 서울시 브랜드 최종 후보에 대해 “디자인은 호불호가 갈리는 것이지만 서울을 이렇게 브랜딩해도 되는지”라고 아쉬움을 나타냈다.

박 부사장은 “많은 의견 수렴과 분석이 중요하지만 데이터를 정리하고 표현하는 마지막은 업을 이끄는 최고의 전문집단 혹은 전문가의 손길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박 부사장은 “많은 비판을 방어하기보다 폭넓게 수용해 더 좋은 결과물로 만들어 주길 서울시민으로서, 디자이너로서, 광고인으로써 간절히 바라는 마음”이라고 덧붙였다.

박 부사장이 서울 브랜드를 비판하는 글이 널리 확산되며 논란이 커지자 현재 이 글은 내려진 상태다. [비즈니스포스트 김디모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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