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건설이 노후건물의 에너지 효율을 높이는 '그린리모델링'사업을 강화하려는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그린리모델링은 그린뉴딜정책의 주요 사업 가운데 빠르게 성과를 낼 수 있는 분야인 데다 도시정비시장에서 리모델링 분야의 중요성이 커지고 있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14일 건설업계에 따르면 현대건설이 리모델링 분야 경력 직원을 확충하려는 것은 정부의 그린뉴딜정책에 대비하는 움직임으로 풀이된다.
현대건설은 구조설계, 주택설계, 시공관리, 수주영업, 견적 등 해당 분야 경력이 5~7년이거나 리모델링 경력을 3년 이상 지닌 사람을 모으고 있다.
그린리모델링은 태양광발전설비와 고성능 단열재 등을 적용해 노후 건물의 에너지 효율을 개선하는 사업을 말한다.
정부는 2025년까지 국비 3조 원을 포함한 5조4천억 원을 투입해 15년 이상 노후 임대주택 22만5천 세대, 어린이집 440개소, 문화시설 1148개소, 정부 청사 등에 그린리모델링을 적용한다는 계획을 내놨다.
현대건설은 먼저 공공건물 위주로 진행되는 그린리모델링 일감을 따낸 뒤 민간건물에서 늘어나는 수요에도 대비하려는 전략을 세운 것으로 파악된다.
현대건설은 그린뉴딜정책에 따라 수소연료전지발전, 전기차와 연계 스마트시티와 같은 신사업을 추진할 계획을 세웠는데 이는 긴호흡으로 진행해야 하는 사업으로 분류된다.
이와 달리 그린뉴딜정책의 주요 사업 가운데 그린리모델링은 빠르게 성과를 낼 수 있어 현대건설의 구미를 당긴 것으로 분석된다.
현대건설 관계자는 "리모델링 관련 사업의 확장에 따른 인원보충"이라며 "그린리모델링과 관련한 기회가 있을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그린리모델링을 포함해 리모델링 분야는 건설사의 도시정비시장에서 중요성이 날로 커지고 있다.
리모델링 분야는 적용대상이 넓고 사업기간도 짧지만 재건축, 재개발사업과 비교해 규모 그리 크지 않아 이전까지 대형건설사들이 큰 관심을 두지 않았다.
하지만 실거주 2년 제한이 생기는 등 기존 재건축, 재개발사업 요건이 까다로워져 일감이 줄자 주요 건설사들이 리모델링사업에 관심을 보이고 있다.
실제 포스코건설, 쌍용건설 정도에서 진행하던 리모델링 사업에 최근에는 GS건설을 비롯한 주요 건설사들이 앞다퉈 뛰어들고 있다.
현대건설이 이번 경력직 모집으로 리모델링사업에서 인력 보강을 넘어 별도 부서를 따로 만들 수도 있다는 시선도 건설업계에서 나온다.
리모델링시장의 규모가 갈수록 커지는 데다 그린뉴딜정책에 그린리모델링까지 포함돼 조직을 강화할 필요가 커졌다는 것이다.
포스코건설은 리모델링 분야에서 업계 1위로 평가되는데 주요 건설사 가운데 현재 리모델링 사업과 관련해 유일하게 전담부서를 따로 두고 있다.
지난해 도시정비사업에서 현대건설은 매출 2조8322억 원으로 업계 1위에 올랐는데 포스코건설(2조7050억 원)은 리모델링사업성과에 힘입어 2위에 올랐다. [비즈니스포스트 안정문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