황진선 풀무원건강생활 대표가 의료계의 반발을 뚫어내고 개인 맞춤형 건강기능식품 추천판매를 안착할 수 있을까?
31일 풀무원에 따르면 앞으로 2년 동안 개인 맞춤형 건강기능식품 추천판매가 가능해져 풀무원건강생활의 실적에 보탬이 될 것으로 기대된다.
개인 맞춤형 건강기능식품 추천판매가 규제 특례대상이 된 것은 풀무원과 다른 6개 기업들이 힘을 합쳐 만들어낸 결과물이다.
황 대표는 취임 직후 개인 맞춤형 건강기능식사업에 관심이 있는 기업, 식품안천처 등과 만나 건강기능식의 발전방향을 모색한 것으로 알려졌다.
풀무원건강생활은 4월 아모레퍼시픽, 한국암웨이, 한국허벌라이프, 빅썸, 코스맥스엔비티, 모노랩스 등과 함께 산업통상자원부에 개인맞춤형 건강기능식품 추천판매에 대한 규제 샌드박스를 신청했다.
이에 규제특례심의위원회는 소분·포장 관련 품질·안전성 확보 조건으로 소비자에게 필요한 건강기능식품을 추천, 소분·판매하는 서비스의 실증특례를 의결했다.
이후 풀무원건강생활은 가장 빠르게 움직이고 있다. 석 달 만에 맞춤형 건강기능식 매장 '퍼팩' 1호점을 열었다.
이런 성과에는 소비자와 가까운 곳에서 경력을 쌓아온 황 대표의 역할이 컸다.
황 대표는 P&G, 제일모직, 코웨이 등을 거쳐 방문판매 마케팅에서 잔뼈가 굵다.
풀무원 관계자는 “황 대표 취임 후 다양한 활동을 준비해왔다”며 “이번 개인맞춤형 건강기능식품 ‘퍼팩’사업이 대외적으로 드러나는 첫 활동”이라고 설명했다.
황 대표는 올해 1월 풀무원건강생활 대표에 올랐다. 방문판매 중심의 건강기능식 매출이 점점 줄어드는 문제를 해결하는 과제가 주어졌다.
황 대표는 건강기능식시장의 주요고객이 4050세대에서 2030세대로 이동하는 등 다양화되는 현상에 발맞추기 위해 맞춤형 건강기능식의 필요성을 절감했다.
풀무원 관계자는 “풀무원건강생활은 사회변화와 최근의 트렌드를 고려해 신사업을 준비했다”며 “앞으로도 다양한 채널에서 풀무원건강생활만의 차별화된 제품을 내놓겠다”고 말했다.
개인 맞춤형 건강기능식품 추천판매를 놓고 우려하는 시선도 있다. 시범사업에 불과한 만큼 없던 일이 될 가능성도 있다는 것이다.
의료계의 반발도 거세다. 의료계는 기업이 의료인이 아닌 영양사 등을 통해 건강기능식을 약국처럼 조제해 판매하면 안정성에 문제가 있을 수 있다고 본다.
대한의사협회는 2019년 8월 “비전문가에게 건강기능식품 섭취와 같은 전문가 역할을 맡기는 건 위험한 발상”이라며 “건강기능식품은 의약품과 마찬가지로 국민보건에 미치는 영향이 크기 때문에 엄격한 관리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한의사협회는 건강기능식의 30%가 한약재를 기반 원료를 사용하고 있다는 점을, 약사회는 이 제도가 일부 대기업을 위한 특혜성이 있다는 점을 들어 반대한다.
'개인 맞춤형 건강기능식품' 시범사업은 4월27일 열린 산업통상자원부 규제특례심의위원회에서 규제특례 대상으로 선정돼 7개 업체 152개 매장에서 2년 동안 규제샌드박스로 시범운영된다.
기업들은 건강기능식품의 소분판매와 비의료적 상담을 할 수 있게 됐고 소비자는 자기 몸에 맞는 맞춤형 제품을 구매할 수 있게 됐다.
이 사업에서 중요한 점은 두 가지다. 하나는 수십 개에서 수백 개씩 묶음으로 사고팔아야 했던 건강기능식을 조제약 형태로 소분 판매할 수 있게 됐다는 점이다.
또 하나는 향후 온라인판매의 가능성도 있다는 점이다. 업계는 온라인판매가 시작되면 건강기능식시장의 규모가 훨씬 커질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비즈니스포스트 조충희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