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화약품이 척추 임플란트와 보툴리눔톡신 치료제사업을 새 성장동력으로 삼고 사업영역을 확장한다.
30일 동화약품에 따르면 다양한 의료기기 스타트업과 보툴리눔톡신 제조업체에 지분투자를 하며 신중하게 신사업을 모색해 왔다.
동화약품은 2018년에 다관절 복강경 수술기구를 제조하는 리브스메드에 10억 원, 진단기기를 제조하는 비비비에 20억 원을 투자했다.
올해 7월14일에는 인공지능을 활용한 진단 솔루션을 제공하는 뷰노에 30억 원을 투자하기도 했다.
보툴리눔톡신 제조기업인 제테마에도 2018년 50억 원을 투자하며 업계를 파악해 왔다.
동화약품은 이런 과정을 거쳐 척추 임플란트와 보툴리눔톡신 치료제시장의 성장세를 주목하고 신성장동력으로 삼은 것으로 보인다.
동화약품은 7월28일 척추 임플란트 전문기업인 메디쎄이의 지분 52.93%를 196억 원에 인수했다.
동화약품이 의료기기사업에 진출한 것은 이번이 처음인데 척추 임플란트의 글로벌시장 성장세를 주목한 것으로 보인다.
메디쎄이 인수로 사업 다각화 달성은 물론 수출을 통한 매출 확대도 가능할 것으로 예상된다.
동화약품은 2019년에 매출 3071억 원을 올렸는데 이 가운데 수출은 약 43억 원에 그쳤다.
메디쎄이는 3D 프린팅 기술을 활용해 만든 환자 맞춤형 척추 임플란트로 해외시장을 공략하고 있다. 메디쎄이는 2019년 매출 200억 원, 영업이익 19억 원을 냈다. 수출로 매출 99억 원가량을 거둬 전체 매출에서 수출이 차지하는 비중이 50%에 이른다.
메디쎄이는 2017년에 미국 식품의약국(FDA)으로부터 '3D 프린팅 기반 다공성 추간체 유합 보형재'의 판매허가를 받은 뒤 2018년부터 영업이익을 올리며 흑자를 내기 시작했다.
세계 척추 임플란트시장은 연평균 약 5%의 성장세를 보이며 2018년 약 13조5천억 원에서 2026년에는 18조3천억 원으로 커질 것으로 전망된다.
박기환 동화약품 대표이사 사장은 메디쎄이를 인수하면서 "메디쎄이의 경쟁력 있는 기술력은 동화약품의 신성장동력이 될 것"이라며 "메디쎄이를 인수해 의료기기 수출거점을 확보하고 해외진출 경쟁력을 높일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동화약품은 보툴리눔톡신 제조기업 제테마와 손을 잡고 보툴리눔톡신 치료제시장에도 진출한다.
동화약품은 올해 4월17일 제테마와 미용 목적이 아닌 보툴리눔톡신 치료제를 공동개발하기로 업무협약을 맺었다.
이미 국내에서 치열하게 경쟁하고 있는 미용 목적의 시장보다는 최근 성장세를 보이고 있는 치료제시장을 노리겠다는 전략이다.
국내 보툴리눔톡신 제제시장은 1천억 원대 규모로 추정된다. 최근 미용 목적 사용 이외에 뇌졸증 관련 국소근육 경직, 편두통, 수술할 때 통증 치료제 등 치료 목적 사용이 계속해서 증가하고 있다.
글로벌에서 보툴리눔톡신 치료제시장이 더 크다는 점도 고려한 것으로 보인다.
글로벌시장 조사기관인 대달리서치에 따르면 보툴리눔톡신 제제의 글로벌 시장은 연간 약 59억 달러(7조 원)에 이르며 이 가운데 치료제시장은 약 32억 달러(3조8천억 원)를 차지한다.
박기환 대표는 "보툴리눔톡신 제제는 최근 다양한 질환의 적응증을 늘리며 활용가치가 높다”며 "동화약품의 의약품사업과 시너지를 낸다면 새로운 시장을 창출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동화약품은 최근 영업이익의 성장이 정체되고 수백억 대의 매출공백이 발생하며 새로운 수익원이 필요하다.
동화약품은 매출규모가 2017년 2589억 원에서 2019년 3071억 원으로 18.6% 늘었다. 하지만 영업이익은 2017년 110억 원에서 2019년 99억 원으로 오히려 10% 감소했다.
또 2019년 말 글로벌 제약사 GSK와 맺은 일반의약품 9개의 판권계약이 종료되면서 매출 500억 원대가 사라졌다. [비즈니스포스트 최영찬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