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용만 두산그룹 회장이 서울 시내면세점 특허권을 따내기 위해 강한 드라이브를 걸고 있다.
박 회장은 사재 100억 원을 출연해 서울 동대문 상권을 살리는 활동을 펼치는 재단을 세웠다. 또 샤넬과 루이비통 등 명품브랜드 입점의향서를 받았다며 명품 입점에 자신감을 표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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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박용만 두산그룹 회장이 26일 서울 동대문 두산타워에서 열린 동대문 미래창조재단 출범식에서 인사말을 하고 있다. <뉴시스> |
두산은 시내면세점을 놓고 경쟁하고 있는 롯데그룹이나 신세계그룹에 비해 유통 경험이 거의 없는데 박 회장이 시내면세점을 얻기 위해 강한 의지를 보이고 있어 그 배경이 주목을 받고 있다.
박용만 회장은 26일 서울 동대문 상권 활성화를 목표로 하는 동대문미래창조재단에 사재 100억 원을 출연했다.
동대문미래창조재단은 이날 두산타워에서 박용만 회장, 동대문 상권 대표, 지방자치단체 인사 등이 참석해 출범식을 열었다.
동대문미래창조재단의 초기재원으로 박 회장이 100억 원, 두산그룹이 100억 원 등 모두 200억 원을 출연했다. 재단의 초대 이사장은 김동호 단국대 석좌교수(전 문화융성위원장)가 맡았다.
박 회장은 “이번 재단을 면세점 유치와 연결해 언론이 해석하는 것에 대해 우리도 인정한다”며 “면세점 유치에 도움이 됐으면 하는 점은 부인하지 않겠지만 이번 재단 설립은 오랫동안 내가 염두에 둬 왔다”고 강조했다.
박 회장은 “서울 시내면세점 유치 성공과 관계없이 동대문의 터줏대감이자 지역사회의 일원으로서 두산이 동대문 상권발전 계획을 지켜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박 회장은 ‘두산의 시내면세점에 명품 브랜드 입점이 가능하냐’는 질문을 받자 “두산은 세계적 패션잡지인 보그를 발행하는 등 20년 동안 패션 등에 몸담아 콘텐츠 면에서 최고”라며 “명품 브랜드들도 우리를 믿고 신뢰할 것”이라고 대답했다.
두산은 지난달 면세점 특허신청을 하면서 루이비통과 샤넬 등 세계적 명품 브랜드 460개가 면세점 입점 신청서를 냈다고 밝혔다.
박 회장은 루이비통 등 명품 브랜드가 주요상권이 아닌 동대문에 입점을 약속하지 않았을 것이라는 의구심이 이는데 대해 “명품 브랜드의 입점의향서에 가짜가 있겠느냐”고 반박했다.
두산은 시내면세점 특허를 잃은 사업장에서 나온 인력을 최대한 흡수해 면세사업부 직원 전원을 정규직화하겠다는 계획도 내놓았다. 두산은 또 소외취약 계층을 10% 이상 채용하고 청년 고용비율을 46%로 유지하기로 했다.
박 회장이 시내면세점을 확보하기 위해 사재까지 출연하는 등 직접 나서자 박 회장이 과연 시내면세점에서 롯데그룹의 아성을 무너뜨릴 수 있을지 주목한다.
동현수 사장은 최근 시내면세점에 대한 박 회장의 강한 의지를 직접 소개하기도 했다.
동 사장은 “박 회장은 남들과 같은 면세점을 하려면 아예 하지말고 대기업과 중소기업 소상공인이 함께 성장하는 상생모델을 만들라고 수차례 강조했다”며 “면세점사업에서 발생하는 영업이익의 최소 10%를 순수한 기부금으로만 사회에 환원할 것”이라고 말했다.
재계의 한 관계자는 “시내면세점을 따내기 위한 박 회장의 행보가 예사롭지 않다”며 “박 회장이 대한상의 회장으로서 정계와 관계에 구축해 놓은 인맥 등을 통해 시내면세점 경쟁에서 충분히 승산이 있다는 자신감이 있는 것 아니겠느냐”고 말했다. [비즈니스포스트 이계원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