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oreaWho
KoreaWho
기업과산업  바이오·제약

이재현 없는 CJ, 항해 문제 없나

김희정 기자 mercuryse@businesspost.co.kr 2014-05-12 18:42:24
확대 축소
공유하기
페이스북 공유하기 X 공유하기 네이버 공유하기 카카오톡 공유하기 유튜브 공유하기 url 공유하기 인쇄하기

  이재현 없는 CJ, 항해 문제 없나  
▲ 손경식 CJ회장

이재현 CJ그룹 회장이 지난달 3번째로 낸 구속집행정지 연장신청이 기각됐다. 신장이식에 따른 면역력 약화는 더이상 구속집행정지 사유로 받아들여지지 않았다. 이에 따라 이 회장은 다시 구치소에 수감됐다. 지난해 여름 처음 구속된 이후 8개월 만이다.


이재현 회장은 1600억 원대 탈세·횡령·배임 혐의로 기소돼 1심에서 징역 4년에 벌금 260억 원을 선고받고 항소한 상태다. 구속집행정지 연장신청이 기각돼 구속상태로 재판을 받고 있다.

◆ 이재현 없는 CJ 누가 이끄나


CJ그룹은 지난해 7월 이재현 회장의 구속 바로 다음날 손경식 회장을 필두로 5인의 그룹경영위원회를 발족시켰다. 친인척 2명에 전문경영인 3명으로 구성됐다. 이 회장의 외삼촌인 손경식 회장과 누나 이미경 CJ그룹 부회장이 친인척이고 다른 전문경영인은 이관훈 CJ사장, 이채욱 CJ대한통운 대표이사, 김철하 CJ제일제당 사장이다.


손 회장은 8년 만에 경영일선에 복귀했다. 그는 제일제당이 삼성에서 독립할 때 회장에 취임해 당시 조카 이재현 상무의 든든한 지원자 역할을 했다. 그러다 이재현 회장의 CJ그룹이 자리를 잡자 그는 이선으로 물러났으나 CJ그룹이 위험에 처하자 다시 복귀한 것이다.


이재현 회장의 누나 이미경 부회장 역시 그룹경영위원회 위원이 됐다. 업계는 “이미경 부회장은 그동안 CJ E&M을 중심으로 한 엔터테인먼트사업을 도맡아왔지만 앞으로 그룹 경영에 관여할 것으로 보인다”고 추측했다. 이런 추측대로 이미경 부회장은 “이 회장이 전략을 짜면 내가 실행에 옮기는 식으로 기업의 공동설립자 같이 지내왔다”며 “(내가) 사실상 CJ그룹의 최고경영자(CEO)”라고 말하기도 했다.

그룹경영위원회에 이어 올 초에 계열사의 전략기획책임자 등 현장 핵심인원 30여 명이 모인 '전략기획협의체'도 구성됐다. 70개가 넘는 CJ그룹 계열사와 지주회사 사이의 협업체계를 구축하려는 의도다.


이재현 회장의 아들딸은 아직 경영에 나설 수 있는 상태가 아니다. 이 회장의 딸 경후(29)씨는 CJ오쇼핑에서 과장으로 일하고 있고, 아들 선호(24)씨는 지난해 CJ에 입사했다.


◆ 오너 리스크가 현실화하다


CJ그룹은 이재현 회장이 지주회사 CJ의 지분을 42%나 보유하고 있어 오너경영체제가 확고하다. 재계 관계자는 "지배구조의 정점에 있는 이 회장이 징역형을 받아 경영공백이 이뤄지면 그룹경영이 치명적 타격을 받을 수 있다"고 말한다.


  이재현 없는 CJ, 항해 문제 없나  
▲ 이채욱 CJ대한통운 대표이사
경영공백에 따른 차질은 이미 현실이 되었다. CJ그룹은 지난해 이 회장이 구속된 이후 수익성이 악화되고 성장도 둔화됐다. 지난해 매출은 소폭 늘었지만 영업이익은 크게 감소해 전년보다 26% 줄었다.


CJ그룹은 지난해 3조 이상을 투자하기로 발표했지만 이 회장의 구속 이후 투자가 제대로 이뤄지지 않아  투자액이 계획보다 6400억 원 정도 줄었다. 특히 이 회장은 해외기업 인수합병을 적극 추진하려 했는데 구속되면서 계획이 틀어졌다.


CJ제일제당 생물자원사업부문이 베트남과 중국의 기업을 인수합병하려던 계획도, CJ프레시웨이가 중국과 베트남에 급식시장 진출을 하려던 계획도 모두 중단됐다. CJ오쇼핑은 해외 홈쇼핑 인수계획을, 올리브영은 중국에 신규 출점 점포를 개설한다는 계획을 모두 보류했다.


◆ 이재현 회장은 CJ로 돌아올 수 있을까


CJ그룹 관계자들은 지난 2월 이재현 회장의 1심 판결을 앞두고 집행유예를 내심 기대하고 있었다. 앞서 1, 2심 모두 중형을 선고받았던 한화 김승연 회장이 집행유예로 석방됐고 LIG 구자원 회장도 2심에서 집행유예를 선고받았기 때문이다. 이들 모두 범죄혐의는 유죄로 인정됐지만 건강상태와 경제발전에 이바지한 공로를 고려해 정상참작을 받았다.


하지만 이런 기대는 무너졌다. 이재현 회장은 징역 4년에 벌금 260억 원을 선고받았다. 물론 이 회장은 즉각 항소했다. 이 회장은 항소심에서 판을 뒤집을 수 있을까.


CJ그룹은 지난해 이재현 회장이 구속된 후부터 텔레비전 광고로 “문화는 CJ가 제일 잘하는 것”이라며 “창조경제를 응원합니다”라는 기업광고를 띄우고 있다. 박근혜 정부의 창조경제를 기업 차원에서 이토록 옹호하는 이유는 단연 ‘CJ를 예쁘게 봐 달라’는 애원이다.


이런 호소에도 불구하고 박근혜 대통령은 냉랭한 반응을 보이고 있다. 박 대통령은 지난 2월 방송통신위원회와 미래창조과학부 업무보고를 받는 자리에서 “방송시장에 진출한 대기업들이 수직 계열화를 통해 영향력을 확대해 중소 방송사의 입지가 좁아지고 있다”며 “방송시장의 독과점 구조가 발생하지 않도록 신중하게 검토해 주기를 바란다”고 관련부처에 대책 마련을 주문했다.


이는 사실상 CJ를 겨냥한 발언이었다. CJE&M은 케이블 업계 최대인 18개 채널을 보유하고 있기 때문이다. 심지어 CJ그룹의 한 관계자도 "대통령 발언에 해당하는 기업은 우리 밖에 없는 것 같다"며 예민한 반응을 보였다.


박 대통령이 유독 CJ그룹에 차가운 태도를 보이는 것은 이명박 정권 때문이라는 말도 나온다. 이재현 CJ그룹 회장은 고려대 출신으로 고려대 교우회 부회장을 지내는 등 MB정권 실세들과 좋은 관계를 유지해왔다. CJ그룹이 정관계 로비를 했다는 의혹 역시 공공연한 비밀로 여겨졌다. 국세청은 2006년 CJ가 세금을 탈루 한 정황을 확인하고서도 3천억 원대의 추징금을 부과하지 않았다.
 

최신기사

서울중앙지검 조국 출석 연기 요청 허가, 오는 16일 서울구치소 수감
하나금융그룹, 저축은행·캐피탈 등 9개 관계사 CEO 후보 추천
한 총리 "계엄 선포 뒤 윤 대통령과 한두 번 통화, 내용 공개는 부적절"
한미사이언스 임종윤 "19일 한미약품 임시 주주총회 철회하자"
정치불안 속 고환율 장기화 조짐, 타이어 업계 수출 환차익에도 불확실성에 긴장
[오늘의 주목주] '소강국면' 고려아연 9%대 내려, 카카오게임즈 18%대 급등
한미약품 주총서 국민연금 4자연합 지지, 임종윤·임종훈 궁지에 몰렸다
[재계 키맨] 11년째 대표 넥슨게임즈 박용현, K-게임 세계 알릴 신작 개발 주도
'생보법 기대' 제약바이오주 관건은 글로벌, 녹십자 펩트론 유한양행 주목
미국 자동차 '빅3' 중국 CATL과 맞손, LG엔솔·SK온·삼성SDI과 협력 뒷전 밀리나
koreawho

댓글 (0)

  • - 200자까지 쓰실 수 있습니다. (현재 0 byte / 최대 400byte)
  • - 저작권 등 다른 사람의 권리를 침해하거나 명예를 훼손하는 댓글은 관련 법률에 의해 제재를 받을 수 있습니다.
  • - 타인에게 불쾌감을 주는 욕설 등 비하하는 단어가 내용에 포함되거나 인신공격성 글은 관리자의 판단에 의해 삭제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