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건설이 EMC홀딩스 인수전에서 승리해 폐기물처리와 수처리사업으로 사업영역을 확장할 수 있을까?
SK건설이 EMC홀딩스를 품는다면 폐기물처리사업을 통해 경기변동에 영향을 덜 받으며 안정적 수익을 올리고 수처리사업으로 성장 잠재력을 키울 수 있다.
9일 투자증권업계에 따르면 EMC홀딩스 인수전에서 적격 인수후보(숏리스트)에 SK건설이 포함됐는데 세계 최대 투자은행그룹 골드만삭스의 사모펀드부문인 골드만삭스PIA 등 경쟁자들이 만만치 않아 승자를 예측하기 쉽지 않은 것으로 분석된다.
EMC홀딩스 매각은 7월 경영진 면접, 8월 바인딩 오퍼(매각 계약이 무산되면 위약금으로 지급하는 형태의 인수 제안) 순서로 속도감있게 진행될 것으로 예상된다.
SK건설 관계자는 "EMC홀딩스 적격 인수후보에 포함된 것은 맞다"며 "인수전이 진행 중이어서 구체적 내용을 말하기는 어렵다"고 조심스러운 태도를 보였다.
SK건설이 EMC홀딩스 인수전에 참여한 이유로는 EMC홀딩스의 주요 분야인 폐기물처리사업이 건설사의 주요 사업 다각화대상으로 떠오르고 있는 점이 꼽힌다.
폐기물처리사업에는 아이에스동서와 동부건설, 태영건설 등이 진출해 있다.
한 폐기물처리업계 관계자는 "폐기물처리사업은 새로 인허가를 받는 일이 힘들기 때문에 기존에 폐기물처리를 하고 있던 회사를 인수하는 것이 더 효율적"이라며 "SK건설이 인수한다면 EMC홀딩스의 폐기물처리사업이 더욱 빠르게 성장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폐기물처리사업은 건설과 달리 경기에 크게 영향을 받지 않고 안정적으로 수익을 얻는다는 것이 장점으로 꼽힌다.
코로나19로 비대면흐름이 확산되면서 쓰레기양이 늘어서 폐기물처리사업은 한층 더 성장할 가능성이 크다는 분석도 있다.
증권업계에선 아이에스동서가 6월 폐기물업체 코엔텍을 인수한 점을 고려해 2020년 연결기준 매출이 지난해보다 30%, 영업이익은 279%가 늘어날 것이라는 예상이 나오기도 했다.
EMC홀딩스는 폐기물처리와 함께 수처리사업도 진행하고 있어서 SK건설이 인수에 성공하면 두 마리 토끼를 잡을 수 있다.
수처리사업은 GS건설, 태영건설 등이 자회사를 통해 진출했는데 사업 전망이 밝은 것으로 평가된다.
특히 GS건설 자회사인 글로벌 수처리업체 GS이니마의 지난해 말 기준 수주잔고는 11조 원으로 2018년 말 3조7630억 원과 비교해 3배가량 늘었을 만큼 성장세가 가파르다.
SK건설이 관심을 보이는 폐기물처리와 수처리사업은 수익성과 성장성을 모두 갖추고 있는 분야인 셈이다.
EMC홀딩스는 2019년 연결기준으로 매출 3808억 원, 영업이익 453억 원을 냈다. 2018년과 비교해 매출과 영업이익 모두 10% 정도 성장해 잠재력을 지닌 것으로 평가된다.
EMC홀딩스 인수대금은 1조 원 안팎으로 아이에스동서의 코엔텍 인수대금 5천억 원과 비교해 2배 가까운 규모가 될 것으로 예상된다.
EMC홀딩스는 사모펀드 어펄마캐피탈이 2016년 코오롱그룹에서 수처리기업 코오롱워터앤에너지 지분 100%를 인수하며 현재의 회사이름으로 바꿨다.
EMC홀딩스는 이후 충청환경에너지, 경기환경에너지, 와이에스텍 등 폐기물처리기업을 인수해 '종합 환경관리 플랫폼기업'으로 탈바꿈했다. [비즈니스포스트 안정문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