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 전 의원의 후원회장은 김원기 전 국회의장이다. 김 전 의장은 고 노 전 대통령의 정치적 스승으로 알려져 있다.
김 전 의원의 대변인을 맡은 김택수 변호사 역시 고 노 전 대통령과 인연이 깊다.
김 변호사는 참여정부 때 청와대에서 민정수석실 행정관, 시민사회 비서관 등을 지냈다. 참여정부 이후에는 친노의 대표적 대선주자였던 안희정 전 충남도지사의 측근으로 활동하기도 했다.
김 전 의원이 친노, 친문에 공들이는 것은 이낙연 대세론 맞서 당내 지지기반을 확보하기 위한 행보로 읽힌다.
이 의원도 당내 주류가 아니라 당내 지지기반이 취약하다는 평가를 받지만 범호남권 의원들로부터 비교적 폭넓은 지지를 받고 있다. 호남 출신 수도권 중진인 송영길 의원이 당대표 출마를 포기하고 이 의원 지지로 돌아서기도 했다.
김 전 의원으로서는 이 의원보다 상대적으로 불리한 상황에 놓인 만큼 당내 최대 계파인데다 아직 이 의원을 향한 뚜렷한 지지 움직임을 보이지 않고 있는 친노나 친문의 지지를 확보해야 당대표 선거에서 승산이 있는 셈이다.
김 전 의원이 당대표 선거에서 지더라도 대선후보 경쟁에서 다시 이 의원과 맞붙어야 하는 만큼 친노, 친문과 관계를 개선해두는 것은 장기적 측면에서도 의미가 있다.
이를 의식한 듯 김 전 의원은 2일 사회관계망서비스(SNS)를 통해 그의 유튜브채널 영상촬영 과정에서 청년들과 나눈 대화 내용을 소개하면서 고 노 전 대통령과 인연을 꺼내기도 했다.
그는 “누군가 저의 최대 강점은 ‘고기를 잘 굽는 것’이라고 농담을 던졌는데 사실 제가 고기를 좀 굽는다”며 “1996년 ‘하로동선’이라는 고깃집을 고 노 전 대통령님 과 고 제정구, 김원기, 박석무, 이철, 김정길, 유인태, 원혜영 등 선배들과 운영한 적이 있다”고 말했다.
정치권에서는 김 의원의 발언을 놓고 고기 굽는 것에 빗대 그가 고 노 전 대통령으로부터 정치를 배웠다는 점을 강조한 것이라는 말이 나온다.
김 전 의원이 고 노 전 대통령과의 인연을 앞세우는 것은 이 의원에게는 뼈아픈 대목일 수 있다.
친노 의원들이 2003년 새천년민주당을 탈당해 열린우리당을 창당할 때 김 전 의원은 한나라당에서 탈당해 열린우리당에 합류했다.
반면 동교동계로 분류됐던 이 의원은 열린우리당에 합류하지 않고 새천년민주당에 남았다. 이 때의 선택은 이 의원이 지금도 일부 친노친문 의원들로부터 “우리 식구는 아니다”라는 말을 듣는 데 영향을 주고 있다.
반면 김 전 의원은 노 전 대통령과 비슷한 길을 가고 있다고 볼 수 있다.
고 노 전 대통령은 호남이 지지기반인 민주당에서 영남 출신 의원이었다. 총선에서 당의 지지세가 약한 영남지역에 출마해 여러 차례 실패를 경험했고 주요 국정 경험 역시 해양수산부 장관을 지낸 것이 전부였다.
대선주자로서 지지율도 낮았지만 끝내 당시 민주당 내 이인제 대세론을 이겨내고 당의 대선후보가 된 뒤 대통령까지 당선됐다.
김 전 의원도 지역감정 타파를 내걸고 여러 차례 고향인 대구에서 출마했지만 한 차례 당선되는 데 그쳤다. 현재 당내에서 이낙연 대세론에 맞서고 있다는 점더 노 전 대통령의 상황과 비슷하다.
반면 이 의원은 김 전 의원과 달리 문재인 정부의 초대 총리를 지낸 점을 내세우며 당내 친문세력의 지지를 모으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이 의원은 5일 우원식 의원의 당대표 불출마 선언을 놓고 사회관계망서비스에 “방역과 민생, 평화의 위기 앞에서 ‘대통령의 시간’을 뒷받침할 민주당이 돼야 한다는 우 의원의 뜻을 잘 구현하겠다”고 말했다. [비즈니스포스트 이상호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