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간 연기금투자풀 사무국이 5년 만에 주간운용사 선정에 나서면서 기존 주간운용사인 한국투자신탁운용이 재선정될 수 있을지 시선이 몰린다.
조홍래 한국투자신탁운용 대표이사 사장이 민간 연기금투자풀 주간운용사 자리를 지켜내면 올해 말 예정된 공적 연기금투자풀 주간운용사 재선정에도 힘을 받을 수 있다.
2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한국투자신탁운용은 1일 마감된 민간 연기금투자풀 주간운용사 선정 입찰에 참여했다.
민간 연기금투자풀은 민간 공제회, 사립대 적립기금 등 중소형 민간 연기금의 운용 효율성과 안전성을 높이기 위해 2015년 처음 도입됐다.
정부기금을 모아 운용하는 공적 연기금투자풀 방식을 따른 것이다.
한국투자신탁운용 관계자는 “민간 연기금투자풀 주간운용사 재선정에 나선 것은 맞다”고 말했다.
이번 주간운용사 선정 입찰에는 한국투자신탁운용을 비롯해 삼성자산운용 등이 참가를 결정한 반면 미래에셋자산운용과 KB자산운용, 한화자산운용 등은 합류하지 않은 것으로 전해졌다.
조홍래 사장은 이번 민간 연기금투자풀 주간운용사 자리를 지켜내기 위해 힘을 낼 것으로 보인다.
한국투자신탁운용이 민간 연기금투자풀 운용사로 다시 선정되면 연말로 예정된 공적 연기금투자풀 주간운용사 재선정을 놓고 경쟁력을 높일 수 있기 때문이다.
공적 연기금투자풀은 25조 원 규모로 삼성자산운용(17조 원)과 한국투자신탁운용(8조 원)이 나눠맡고 있는데 올해 한국투자신탁운용의 계약기간이 종료된다.
이에 따라 공적 연기금투자풀이 올해 말 주간운용사 재선정에 나서기 때문에 외부위탁운용 실적을 쌓는 것이 조 사장에게 매우 중요한 시점이다.
금융투자업계에서는 공적 연기금투자풀 운용사 자리를 놓고 어느 때보다 치열한 경쟁이 벌어질 것으로 바라보고 있다.
미래에셋자산운용, 신한BNP파리바자산운용을 비롯해 외부위탁운용 후발주자인 KB자산운용, 한화자산운용 등도 조직개편 및 인력충원 등을 통해 외부위탁운용부문에 힘을 싣고 있다.
조 사장이 민간 연기금투자풀 운용사 자리를 지켜내면 외부위탁운용부문에서 한국투자신탁운용의 입지를 공고히 다지는 데도 도움이 될 수 있다.
한국투자신탁운용은 삼성자산운용, 미래에셋자산운용과 함께 외부위탁운용부문에서 전통적 강자로 꼽혀왔다.
하지만 한국투자신탁운용은 최근 국민건강보험공단과 강원랜드 위탁운용사 선정에 연달아 도전했지만 모두 실패하면서 체면을 구겼다.
국민건강보험공단의 대체투자 운용사로는 KB자산운용과 신한BNP파리바자산운용이, 강원랜드의 금융자산 운용사로는 한화자산운용이 각각 선정됐다.
민간 연기금투자풀 사무국은 1일까지 제출받은 입찰 참가 서류 및 제안서를 심사한 뒤 상위 5개사를 선정한다. 이후 프레젠테이션 발표 및 심사를 거친 뒤 우선협상대상자를 선정해 공개한다.
주간운용사로 최종 선정되면 9월1일부터 4년 동안 민간 연기금투자풀의 자금을 위탁 운용하게 된다.
민간 연기금투자풀 수탁규모는 3월 말 기준 1조9929억 정도로 출범 당시보다 3배 이상 늘었다. 투자풀에 참여할 수 있는 민간 중소형 연기금의 전체 운용자금은 70조 원 수준에 이른다. [비즈니스포스트 은주성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