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가 애플 아이폰의 AP 위탁생산을 늘여 대만업체 TSMC가 고전하자 대만에서 텃세에 시달리고 있다.
중화권 언론들이 삼성전자의 AP(모바일 프로세서)를 탑재한 애플의 아이폰6S을 놓고 대만 소비자들이 환불을 요구하는 일이 잦다며 삼성전자 AP를 사용한 제품이 TSMC의 부품을 사용한 제품보다 성능이 떨어진다는 주장을 내놓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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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김기남 삼성전자 반도체총괄 겸 시스템LSI사업부 사장. |
애플은 아이폰6S와 아이폰6S플러스에 삼성전자와 대만 TSMC의 AP를 혼용해 탑재하고 있다.
16일 타이페이타임스에 따르면 대만 국가통신전파위원회(NCC)가 애플의 아이폰6S AP 혼용탑재에 대한 논란이 불거지자 대응방안을 논의하고 있다.
하워드 쉬 NCC 위원장은 “모든 스마트폰 제조사가 대만에서 판매하는 제품에 탑재된 주요 부품의 제조사를 공개하도록 의무화하겠다”고 밝혔다.
대만의 아이폰6S 구매자들은 최근 삼성전자가 위탁생산한 AP를 탑재한 제품의 성능이 대만 TSMC의 AP 탑재 제품보다 배터리 성능이 떨어진다고 주장하며 애플에 삼성전자 AP 탑재 제품에 대한 환불을 요구하고 있다.
애플은 아이폰6S의 핵심 반도체부품인 AP ‘A9’을 삼성전자와 TSMC 두곳에 위탁생산을 맡겨 공급받고 있다.
NCC 대변인은 “이번 논란은 매우 주요한 사안인 만큼 늦어도 3개월 안에 담판지을 것”이라며 “애플로부터의 공식답변을 기다리고 있다”고 밝혔다.
삼성전자의 AP 성능에 관한 논란은 한 네티즌이 삼성전자의 AP를 탑재한 아이폰6S가 TSMC 탑재 제품보다 배터리 지속시간과 성능이 떨어진다는 실험결과를 인터넷 포럼 ‘레딧’에 올리면서 일어났다.
하지만 애플은 “애플이 공급받는 모든 부품은 까다로운 검증절차를 거친다”며 “삼성전자와 TSMC의 AP를 탑재한 제품 간의 배터리 사용시간 차이는 2~3%에 불과하다”고 반박했다.
애플인사이더와 나인투파이브맥 등 외신들도 실험결과에서 삼성전자와 TSMC의 AP 간 성능차이는 미미한 수준이라는 실험결과를 공개하며 애플의 주장을 뒷받침했다.
하지만 중화권 언론들은 삼성전자의 AP 생산기술인 14나노 공정 기술력에 대해 공세를 계속 펼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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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모리스 창 TSMC 회장. |
중국 전자전문매체 마이드라이버스는 “삼성전자는 14나노 공정으로 급하게 전환한 까닭에 최적화에 실패해 제품성능이 떨어진다”며 “TSMC는 단계별 공정전환으로 이런 문제를 해결했다”고 주장했다.
대만 포커스타이완도 “여러 실험결과 TSMC의 AP를 사용한 아이폰6S의 성능이 더 높게 나타났다”며 “삼성 부품 탑재 제품을 구매한 소비자들에게 애플로부터 환불 등 보상조치가 요구된다”고 보도했다.
대만업체 TSMC가 애플의 이전 제품인 아이폰6 시리즈의 경우 AP 위탁생산을 대부분을 차지했으나 아이폰6S에 탑재되는 AP의 물량을 삼성전자에 대거 빼앗기자 대만에서 이런 공세가 펼쳐지는 것으로 풀이된다.
업계 관계자는 “아이폰6S의 AP와 관련된 이번 논란은 삼성전자의 반도체사업 위상이 높아지는 데 대한 대만의 우려가 표면적으로 나타난 것”이라며 “지금까지 반도체사업 중심국가로 자리해 온 대만이 논란을 확대하며 텃세를 부리고 있는 셈”이라고 진단했다. [비즈니스포스트 김용원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