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기남 삼성전자 반도체총괄 겸 시스템 LSI사업부 사장이 세계시장에서 삼성전자 AP(모바일 프로세서)의 지배력을 높이는 데 힘쓰고 있다.
김 사장은 삼성전자가 자체개발한 AP ‘엑시노스’의 제품군을 확대하고 AP 위탁생산 가격도 낮추는 등 공격적으로 시장확대에 나서고 있다.
◆ 엑시노스 시장 확대, 위탁생산도 늘려
전자전문매체 샘모바일은 16일 “삼성전자가 엑시노스 시리즈의 신제품을 출시해 시장을 확대하려고 한다”며 “퀄컴과 대만 미디어텍 등 반도체기업을 겨냥해 경쟁력을 갖추려는 것”이라고 진단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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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김기남 삼성전자 반도체총괄 겸 시스템LSI사업부 사장. |
샘모바일은 삼성전자가 중저가 스마트폰에 탑재되는 고성능 AP ‘엑시노스7880’을 출시해 엑시노스 제품 라인업을 본격적으로 확대하려고 한다고 보도했다.
김기남 사장이 삼성전자의 엑시노스 라인업을 늘리는 것은 중저가 스마트폰 중심으로 성장하는 중국 스마트폰업체를 대상으로 AP 공급을 늘리려는 것으로 풀이된다.
삼성전자는 최근 중국 메이주의 새 스마트폰 ‘프로5’에 갤럭시노트5와 동일한 고성능 AP ‘엑시노스7420’을 공급하는 등 엑시노스 공급선을 늘리고 있다.
김 사장은 삼성전자의 AP 위탁생산(파운드리)사업 확대에도 주력하고 있다.
전자전문매체 안드로이드헤드라인은 “삼성전자가 중국 화웨이의 자회사 하이실리콘이 개발한 AP ‘기린’ 시리즈 위탁생산을 맡을 것”이라며 “애플과 퀄컴의 AP에 이어 위탁생산 제품을 늘리고 있다”고 보도했다.
안드로이드헤드라인은 하이실리콘이 그동안 AP 위탁생산을 주로 대만 TSMC에 맡겨왔지만 앞으로는 삼성전자의 앞선 공정기술인 14나노 공정을 이용해 생산하려고 한다고 분석했다.
삼성전자는 애플 아이폰6S에 탑재되는 AP ‘A9’과 퀄컴의 차기 AP 신제품 ‘스냅드래곤820’도 14나노 공정을 이용해 위탁생산하고 있다.
대만 디지타임스는 삼성전자가 AP 위탁생산을 확대하기 위해 14나노 공정의 생산가격도 낮추며 공격적으로 고객유치에 나서고 있다고 보도했다.
◆ 퀄컴과 TSMC에 경쟁력 확보
유종우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삼성전자는 내년 출시되는 AP 신제품으로 시장경쟁력을 강화할 것”이라며 “퀄컴과 본격적인 경쟁이 가능해질 것”이라고 전망했다.
유 연구원은 삼성전자가 내년 출시하는 프리미엄 AP 신제품 ‘엑시노스8890’을 차기 스마트폰 갤럭시S7에 탑재하는 데 이어 중국 스마트폰업체의 프리미엄 스마트폰에도 공급하는 방안을 추진할 가능성이 높다고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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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삼성전자의 AP(모바일프로세서) '엑시노스'. |
고성능 AP시장에서는 지금까지 퀄컴의 ‘스냅드래곤’ 시리즈가 우위를 차지하고 있지만 김 사장이 삼성전자의 신제품을 앞세워 퀄컴의 아성을 위협할 수 있다는 것이다.
김 사장은 엑시노스8890에서 삼성전자 AP 최초로 핵심부품인 코어까지 자체적으로 설계해 제작하는 ‘몽구스 프로젝트’를 진행하고 있다.
유 연구원은 “삼성전자의 반도체의 기술 경쟁력 확보로 내년부터 세계 AP시장에서 본격적인 점유율 상승을 기대할 수 있을 것”이라며 “내년 시스템LSI부문 영업이익률은 11.3%로 지난해의 -12.0%에서 크게 개선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AP 위탁생산에서 경쟁자인 TSMC가 최근 부진한 실적을 보이는 점도 김 사장이 AP시장에서 삼성전자의 지배력을 높일 것이라는 전망에 힘을 보탠다.
블룸버그는 “TSMC가 반도체사업 부진으로 4년 만에 올해 처음으로 연간 매출이 감소할 것으로 예상된다”며 “TSMC는 앞으로 공장과 생산설비 투자를 크게 줄일 것”이라고 보도했다.
홍콩 증권사 메이뱅크는 TSMC의 실적이 부진한 원인으로 삼성전자가 애플의 AP 위탁생산 물량을 TSMC로부터 상당 부분 빼앗아온 점을 꼽았다.
TSMC는 애플의 아이폰6에 탑재되는 AP ‘A8’의 대부분을 생산했지만 아이폰6S에 실린 AP A9의 경우 삼성전자와 TSMC가 절반씩 위탁생산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비즈니스포스트 김용원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