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창원 빙그레 대표이사가 본업인 아이스크림사업에서 성과를 내기 위해 전력투구를 하고 있다.
빙그레는 2017년부터 가정간편식과 펫푸드 등 신사업에 진출했지만 만족할 만한 성과를 내지 못했는데 전 대표가 지난해 빙그레 경영을 맡은 뒤 경쟁력을 갖춘 아이스크림사업에서 성장의 기회를 찾고 있다.
22일 빙그레에 따르면 2020년 여름을 염두에 둔 공격적 마케팅과 제품 경쟁력 강화를 추진하고 있다.
빙그레 주요 사업은 크게 우유 및 유음료(우유와 유제품을 주원료로 다른 식품 또는 향료와 색소를 첨가한 음료)사업과 아이스크림사업으로 나뉜다.
2019년 12월 기준으로 우유 및 유음료사업은 56.5%, 아이스크림 및 기타사업은 43.5%을 차지했다. 기타사업에는 가정간편식과 스넥사업 등이 포함된다.
전 대표는 여름철 성수기를 앞두고 아이스크림 경쟁에서 주도권을 갖기 위해 이미 1분기부터 선제적 마케팅을 실시했다.
구체적으로 사회관계망서비스(SNS)와 유튜브에서 인기를 떨치고 있는 캐릭터 펭수, 트로트 오디션 프로그램 준우승자 영탁씨와 브랜드모델 계약을 맺었다.
또한 1992년 출시해 '국민 아이스크림'이 된 메로나 브랜드를 활용한 협업작업도 활발히 진행하고 있다.
2월에는 빙그레 제품 이미지를 차용한 캐릭터를 출시했고 5월에는 휠라, 스파오 등 패션브랜드와 협업해 메로나 브랜드를 활용한 티스츠와 신발, 에코백 등을 선보여 화제가 됐다.
전 대표는 아이스크림 제품군 정비를 통해서 수익성을 강화하는 노력도 기울이고 있다.
5월 프리미엄 브랜드 끌레도르를 리뉴얼해 쿠키앤크림 바와 콘 제품의 종류를 늘리고 디자인을 새롭게 선보였다.
6월에는 하겐다즈와 베스킨라빈스 등 프리미엄 아이스크림 브랜드와 경쟁하기 위해 끌레도르 파인트 제품 2종도 새로 출시했다.
끌레도르를 다양한 종류의 아이스크림을 아우르는 종합 브랜드로 키워나갈 계획을 세웠다.
전 대표는 해외진출과 인수합병과 같은 장기 프로젝트도 추진하고 있다.
중국과 미국, 남미 시장에서 히트상품인 메로나를 중심으로 해외 소비자를 공략하는 등 현재 10% 안팎인 해외매출 비중을 끌어올리는 노력을 하고 있다.
전 대표는 경쟁사였던 해태제과의 해태아이스크림 인수를 앞두고 공정거래위원회의 기업결합 심사를 기다리고 있다.
이 인수가 성공한다면 빙그레는 해태아이스크림의 해외 거점을 확보해 해외매출 비중 확대에 탄력이 붙을 것으로 보인다.
전 대표는 지난해 1월 대표이사에 오른 뒤 본업인 아이스크림사업을 더욱 강화하는 쪽으로 방향을 틀었다.
전 대표는 1985년 빙그레 입사해 잔뼈가 굵었는데 아이스크림사업 등 냉장냉동제품의 사업구조를 재창조해야 빙그레의 지속가능한 성장이 가능하다고 봤다.
이는 빙그레가 신사업을 추진하면서 성과를 내지 못한 데 대한 반성이기도 했다.
빙그레는 2017년 7월 새로운 먹거리를 찾기위해 가정간편식 시장의 문을 두드렸다. 가정간편식 브랜드 ‘헬로빙그레’를 론칭해 덮밥과 죽, 냉동볶음밥을 선보였으나 1년만인 2018년까지 누적매출 11억 원에 그치며 이렇다 할 성과를 내지 못했다.
2018년 9월에는 펫푸드사업에도 진출했다. 빙그레는 펫푸드 브랜드 ‘에버그로’를 론칭하고 애완동물용 우유인 ‘펫밀크’를 시작으로 2019년 3월에는 반려동물 전용 생유산균까지 선보였으나 결국 사업을 정리했다.
전 대표는 올해 1월 신년사에서도 “기존 사업의 시장 지배력을 강화해야 한다"며 "더 좋고 다른 제품을 개발해 시장을 선도해야 한다"고 말했다. [비즈니스포스트 조충희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