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동주 전 롯데홀딩스 부회장이 롯데그룹 지배구조의 최정점에 있는 광윤사를 접수했다.

신 전 부회장은 광윤사 주주총회를 소집해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을 등기이사에서 해임했다.

신 전 부회장이 이런 여세를 몰아 롯데홀딩스 주주총회를 소집하는 등 반격의 강도를 높일지 주목된다. 광윤사는 롯데홀딩스 최대주주에 올라있다.

신 전 부회장은 14일 오전 일본 도쿄에서 광윤사 주주총회를 열어 신동빈 회장을 등기이사직에서 해임하고 신임이사로 이소베 테츠를 선임됐다.

이소베 테츠는 신격호 총괄회장의 비서로 20년 이상 신 총괄회장을 보좌한 인물이다.

신 전 부회장은 곧이어 열린 이사회에서 광윤사의 대표이사로 선임됐다.

이사회는 신 총괄회장이 신 전 부회장에게 주식 1주를 매도하는 계약도 승인했다. 이로써 신 전 부회장은 기존 광윤사 주식 50%에 1주를 얹혀 광윤사를 완전히 지배하게 됐다.

신 전 부회장은 이사회를 마친 자리에서 “이번 주총으로 30% 정도의 롯데홀딩스 지분을 소유하고 있는 최대주주로서 지위를 얻게 됐다”며 “지금부터 이런 자격으로 롯데그룹의 여러 문제점들을 바로 잡고 개혁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신 전 부회장이 광윤사 접수를 통해 롯데홀딩스도 장악할 수 있을지 주목된다.

신 전 부회장 측은 앞으로 롯데홀딩스 주주를 설득해 우호지분 확보에 나서겠다는 뜻을 강하게 비쳤다.

롯데홀딩스 지분은 광윤사(28.1%), 종업원지주회(27.8%), 5개 관계사(20.1%), LSI(10.7%), 롯데오너일가(6.0%), 임원지주회(6.0%), 롯데재단(0.2%) 등이 소유하고 있다.

신 전 부회장은 이번에 광윤사를 장악하면서 개인적으로 보유한 지분 1.62%를 더해 롯데홀딩스 지분 29.72%를 확보했다.

신 전 부회장이 종업원지주회만 설득하면 롯데홀딩스도 장악할 수 있는 상황인 셈이다.

종업원지주회는 8월17일 열린 롯데홀딩스 주주총회에서 신동빈 회장을 지지했지만 신격호 총괄회장이 신동빈 회장을 상대로 공세를 강화하는 만큼 앞으로 입장을 바꿀 가능성도 배제하기 힘들다.

롯데그룹 측은 “광윤사는 일본 롯데홀딩스의 지주회사가 아니라 지분의 일부를 보유한 가족회사에 불과하다”며 “롯데그룹의 경영권에 영향을 미칠 수 없다”고 밝혔다.

신동빈 회장이 신동주 전 부회장의 반격에 직면하면서 호텔롯데 상장 계획도 차질이 빚어질 수 있다.

롯데그룹은 호텔롯데 상장예비심사 청구가 당초 11월로 예정돼 있는 만큼 소송전과 별개로 이 일정을 차질없이 추진할 것이라고 밝혔다.

한국거래소 관계자는 “상장심사의 질적 요건에 지배구조의 안정성과 관련된 항목이 있기 때문에 이번 소송전도 심사대상에 오를 것”이라고 말했다.

신격호 총괄회장이 광윤사 지분에 이어 한국 롯데그룹의 주요 계열사 지분을 신동주 전 부회장에게 넘겨줄 경우 주요 계열사 주총에서 경영권 표대결이 벌어질 수도 있다.

재계의 한 관계자는 “신격호 총괄회장이 한국 롯데그룹 계열사 지분까지 신동주 전 부회장에게 넘길 경우 신 전 부회장은 롯데쇼핑 최대주주에 오를 수 있으며 롯데제과 지분도 신 회장보다 앞설 수 있다”고 말했다. [비즈니스포스트 이계원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