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주열 한국은행 총재가 9일 금융통화위원회를 주재하고 있다. <뉴시스> |
한국은행이 기준금리를 12개월째 동결했다. 이주열 한국은행 총재의 두번째 금융통화위원회에서 깜짝 금리조정은 없었다. 금리인상 가능성은 점쳐지고 있지만 그 시기가 지금 당장은 아니라는 것이다.
한국은행 금융통화위원회는 9일 오전 출석인원 6인의 만장일치로 기준금리 2.50% 유지를 결정했다. 지난해 5월 기준금리를 0.25%p 내린 후 1년 째 기준금리가 동결된 것이다.
금통위의 결정은 시장예측과 일치했다. 금통위를 앞두고 금융투자협회가 시행한 설문조사에서 전문가 124명 중 122명이 금리동결을 예상했다. 무려 98.4%의 전문가가 금리가 2.50%에서 유지될 것으로 본 것이다.
이주열 총재는 취임 후 지속적으로 깜짝 금리변동은 없을 것이며 금리변동 전에 시그널을 줄 것이라고 말해 왔다. 이 총재는 최근 아시아개발은행 총회에서도 기자들에게 “금리를 조정하려면 2~3개월 전에 시그널을 줘야 한다”고 말했다.
그러나 한국은행의 향후 금리조정 방향은 인상 쪽이 확실해 보인다. 이 총재는 금통위가 끝난 후 간담회에서 “수요부문에서 물가상승 압력이 생겨 물가안정을 저해한다면 (금리를) 선제적으로 움직이는 문제에 대해 논의할 것”이라고 밝혀 이런 전망에 무게를 실었다.
또 이 총재는 올해 경제성장률과 관련지어 “곧바로 인상하는 것은 아니지만 경기가 회복되는 흐름을 전제로 하면 금리방향은 인상 쪽”이라고 말하기도 했다.
한국은행 내부에서도 금리인상을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지난 4월 금통위 의사록에서 한 금통위원은 “완화적 금융상황이 지속되는 가운데 경기가 개선되면 자산버블 형성, 가계부채 증가, 시중자금 단기화 등의 부작용이 나타날 수 있다”며 기준금리가 낮은 현재 상황에서 가파르게 경기가 회복하는 것을 경계했다.
다음은 이주열 한국은행 총재와 일문일답이다.
▲ 금통위에서 세월호 영향에 대해 논의한 내용은 무엇인가.
“세월호 사고 이후 소비심리가 크게 위축된 것은 사실이다. 내수의 회복을 제약하지 않을까 우려도 커지고 있다. 소비와 관련해 백화점, 대형마트의 판매지표, 여행 관련 지표가 둔화되거나 감소하는 모습을 나타내고 있다. 결국 영향은 소비심리 위축이 언제까지 지속될까에 달려 있다. 한두 달 정도 영향이 지속된 과거 참사보다 이번 사고는 오래가지 않을까 하는 것이 일반적 생각이다. 세월호 사고의 영향력은 2분기까지 이어질 수도 있다. 단기에 끝날 가능성과 더 갈 가능성을 상정해서 지켜보고 있다. 정부 역시 관련 대책회의를 열어 좀 더 선제적이고 적극적인 대응자세를 보였기 때문에 내수가 과도하게 위축되는 것을 막을 수 있을 것으로 본다. 좀 더 지켜보고 판단하겠다.”
▲ 원화강세가 이어지고 있는데 한국경제에 어떤 영향을 미칠 것인가.
“환율절상 속도가 빠른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 쏠림현상이 생겨 시장기능이 제대로 작동되지 않을까 우려된다. 늘 말하듯 유심히 지켜보고 있다. 상식적 수준에서 얘기하면 과거에 절상이 되면 경기에 좋지 않다고 봤다. 물론 단기간의 급변동은 부정적이다. 그러나 과거와 다르다. 경기에 부정적 영향이 크지 않을까 싶지만 부진한 내수를 살리는 긍정적 효과도 있다. 물가를 낮추는 요인도 될 수 있다.”
▲ 금리인상을 시사하고 있는데 시장반응은 크지 않다.
“지금의 금리 2.50%는 경기회복을 분명히 뒷받침할 수 있는 수준이라고 본다. 그런 전제로 잠재성장률 이상의 경기회복을 내다보고 있다. 곧바로 금리인상을 논의한다는 뜻이 아니고 이런 경기흐름에서 방향을 인상 쪽으로 상정하는 것이 옳다고 생각해서 말한 것이다. 채권시장의 반응은 바로 나타나지 않는다. 경기회복세가 아직 미약하기 때문이다.”
▲ 각국 통화 정책이 엇갈리는데 미국이 금리를 인상하기 전에라도 필요하다면 금리를 올릴 수 있나.
“미국은 완화를 줄이고 유럽은 완화를 확대하고 있다. 당연한 말이지만 각국 중앙은행의 통화정책과 관련해 면밀히 예의주시하고 있다. 전개방향에 따라 국제 금융시장의 흐름이나 개도국에 미치는 영향을 상시 모니터링하고 대응방안을 고민하고 있다. 각별히 지켜보고 적절한 대응을 하도록 하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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