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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Who] 예병태 기댈 언덕 한뼘, 쌍용차 뼈를 더 깎아야 한다

이한재 기자 piekielny@businesspost.co.kr 2020-06-18 16:02: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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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병태 쌍용자동차 사장이 경영위기를 헤쳐가는 데 기댈 언덕이 조금씩 줄어들고 있다.

이동걸 KDB산업은행 회장이 쌍용자동차를 향해 ‘생즉필사 사즉필생(살려 하면 죽고 죽으려 하면 산다)’의 비상한 노력을 요구했다.
 
[오늘Who] <a href='https://www.businesspost.co.kr/BP?command=article_view&num=176695' class='human_link' style='text-decoration:underline' target='_blank'>예병태</a> 기댈 언덕 한뼘, 쌍용차 뼈를 더 깎아야 한다
예병태 쌍용자동차 대표이사 사장.

채권단의 강경한 태도를 볼 때 예 사장이 더 강력한 자구안을 마련하지 못하면 쌍용차는 정부의 지원을 받기가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18일 쌍용차에 따르면 최대주주인 마힌드라앤마힌드라의 추가 지원을 끌어내기 위한 내부 협의를 진행하고 있다.

인도 정부가 코로나19에 따른 봉쇄조치를 최근 해제한 만큼 마힌드라앤마힌드라가 상황을 수습하면 추가 지원을 노려보겠다는 것이다.

쌍용차는 마힌드라앤마힌드라가 새로운 투자자를 찾아 지분을 일부 매각해 2대주주로 내려갈 수는 있지만 협력을 향한 의지는 여전히 확고하다고 보고 희망의 끈을 놓지 않고 있다. 

마힌드라앤마힌드라는 최근 실적발표에서 손실을 보는 사업을 A B C 세 등급을 나눠 관리하기로 했는데 쌍용차는 손실을 보더라도 전략적 영향이 확실해 협력을 이어가는 B등급으로 분류된 것으로 파악된다.

손실이 나서 협력관계를 끝낸다는 C등급에 포함되지 않은 만큼 아직 마지막 기회는 있는 셈이다.  

다만 마힌드라앤마힌드라가 올해 1분기 대규모 적자를 본 데 이어 4월부터 인도 현지에서 차량판매가 더 줄어든 만큼 쌍용차를 향한 추가 지원 여부는 오로지 쌍용차가 어떻게 설득하느냐에 달려있다.  

마힌드라앤마힌드라는 2020년도 회계기준 4분기(1월~3월)에 개별기준으로 순손실 5200억 원(325억5천만 루피) 규모를 봤다. 이번 분기 실적도 코로나19에 따른 도시 봉쇄조치로 4월 인도 현지에서 자동차가 한 대도 안팔린 점 등을 고려하면 크게 후퇴할 것으로 예상된다.

쌍용차에 긍정적인 것은 마힌드라앤마힌드라가 이런 상황에서도 4월 쌍용차에 400억 원을 지원했다는 점이다. 

마힌드라앤마힌드라가 2020년 회계연도(2019년 4월~2020년 3월)에 연결기준으로 순이익 202억 원(12억7천만 루피)를 올렸다는 점을 고려하면 400억 원은 적지 않은 규모다.

예 사장은 이에 따라 세부적 신차 출시일정 등 마힌드라앤마힌드라를 설득하기 위한 상세한 회생안 마련을 서두르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예사장은 마힌드라앤마힌드라 설득과 별개로 쌍용차 내부에서 다시 한 번 강력한 자구안을 마련해야 한다.  

하지만 이 역시 선택지가 많지 않다.

비핵심자산은 이미 평택과 창원 공장을 빼고 모조리 팔기로 했다. 경기 안성 인재개발원, 천안물류센터, 영동물류센터 등이 후보군인데 마땅한 매수자가 나타나지 않는 상황에서 현재 한국자산관리공사(캠코)의 자산 매입 프로그램 지원에 기대를 걸고 있다.

인력 감축은 일자리와 고용을 강조하는 정부의 지원을 기대하는 상황에서 사실상 선택할 수 없는 카드로 평가된다.

쌍용차는 기간산업 안정기금 지원을 마지막까지 기다리고 있는데 정부는 고용을 유지하는 기업을 대상으로 기간산업 안정기금을 지원하기로 방침을 세웠다.

인건비 축소가 그나마 선택 가능성 높은 방안으로 꼽히는데 이를 위해서는 고통분담을 하고 있는 임직원을 다시 한 번 설득하는 과정을 거쳐야 한다.

쌍용차는 이미 노동자들이 올해 연봉에서 1800만 원~2천만 원가량을 반납해 1천억 원 이상을 확보했다. 쌍용차 노조는 95%의 동의로 이를 뒷받침했다.

쌍용차 평택공장은 사실상 5월부터 재고량을 맞추기 위해 월요일과 금요일을 쉬는 주3일 근무체제로 전환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렇게 되면 현장 노동자들은 임금이 더 줄어들 수밖에 없다. 

하지만 채권단은 더 뼈를 깎는 자구안을 요구하고 있다.

이동걸 회장은 17일 온라인 기자간담회에서 “쌍용차 노사가 많은 노력을 하고 있지만 충분치 않다”며 “쌍용차가 살려고만 하고 진지하게 모든 걸 내려놓는 것 같지 않아 지원에 의구심이 든다”고 말했다.

사실상 임직원의 추가 임금 축소를 요구한 것으로 해석됐는데 예 사장은 이를 위해 우선적으로 임원 임금을 줄이는 방안을 고려할 것으로 보인다.   
 
[오늘Who] <a href='https://www.businesspost.co.kr/BP?command=article_view&num=176695' class='human_link' style='text-decoration:underline' target='_blank'>예병태</a> 기댈 언덕 한뼘, 쌍용차 뼈를 더 깎아야 한다
이동걸 KDB산업은행 회장이 17일 열린 산업은행 현안 관련 온라인 기자간담회에서 발언하고 있다.

임원 임금 삭감은 비용 절감효과가 크지 않지만 상징성을 지닐뿐더러 향후 직원들에게 고통분담을 설득할 때 유효할 수 있다.

쌍용차 임원들은 현재 임금의 20%를 감축하고 있는데 기간산업 안정기금 대상인 항공업계와 비교하면 추가 감축 여력이 있다.

대한항공 임원들은 직급에 따라 전체 급여의 30~50%, 아시아나항공 임원들은 일괄적으로 전체 급여의 60% 반납을 3월 결정한 뒤 여전히 시행하고 있다.

이동걸 회장은 강도 높은 자구노력을 요구하면서도 7월 만기가 돌아오는 차입금 900억 원의 유예 가능성을 내비치며 쌍용차의 숨통을 터줬다.

하지만 이 역시 예 사장을 향해 시간을 좀 더 줄 테니 다시 한 번 자구안을 만들어보라는 압박으로 읽힐 수밖에 없다.

쌍용차 관계자는 “경영쇄신방안을 최대한 이행하고 비핵심자산 매각을 통해 단기 유동성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최선을 다하고 있다”고 말했다. [비즈니스포스트 이한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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