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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Who] 박정원, 두산인프라코어는 팔고 두산밥캣은 지킬 수 있나

강용규 기자 kyk@businesspost.co.kr 2020-06-16 15:23: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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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산그룹이 알짜계열사 두산인프라코어도 매각수순을 밟는다.

두산중공업의 경영 정상화 방안을 이행하기 위한 계열사 및 자산의 매각이 지지부진한 상황에서 박정원 두산그룹 회장이 결단을 내린 것으로 풀이된다.
 
[오늘Who] <a href='https://www.businesspost.co.kr/BP?command=article_view&num=357765' class='human_link' style='text-decoration:underline' target='_blank'>박정원</a>, 두산인프라코어는 팔고 두산밥캣은 지킬 수 있나
박정원 두산그룹 회장.

다만 두산인프라코어의 매각이 쉽지 않을 것이라는 전망도 나와 두산밥캣을 포함한 다른 계열사들도 여전히 매물로 나올 가능성이 있는 것으로 파악된다.

16일 투자업계에 따르면 두산그룹은 최근 두산중공업이 보유한 두산인프라코어 지분 36.27%의 매각주관사로 크레디트스위스를 선정하고 매각작업에 들어갔다.

두산인프라코어의 두산밥캣 보유지분 51.05%는 매각에서 제외될 것으로 알려졌다.

이 때문에 앞으로 두산인프라코어를 투자부문과 사업부문으로 물적분할해 두산밥캣 지분과 매물을 분리하는 작업이 진행될 것으로 예상된다.

두산인프라코어 시가총액이 1조4천억 원 수준에 형성돼 있어 예상 매각가격은 경영권 프리미엄을 포함해 대체로 6천억~8천억 원 수준으로 파악된다.

애초 시장에서는 두산그룹이 두산중공업의 재무구조 개선을 위해 주요 사업이나 계열사, 자산 등을 매각하는 가운데서도 현금 창출원(캐시카우)인 두산인프라코어와 두산밥캣만은 지킬 것이라고 봤다.

그러나 최대 매물로 여겨졌던 두산솔루스를 포함해 계열사나 자산 매각이 쉽게 풀리지 않자 두산그룹이 두 현금 창출원을 매물로 내놓을 수 있다는 시선도 있었다.

박정원 회장은 앞서 11일 사내 메시지에서 “그룹은 3월 채권단에 두산중공업의 재무구조 개선을 위한 주요 자산의 매각계획을 선제적으로 제안했다”며 “두산중공업을 최대한 빨리 정상 궤도에 올린다는 목표 아래 이 계획을 신속하게 이행할 것”이라고 말했다.

박 회장은 경영 정상화 방안의 이행에 속도를 내기 위해 두 현금 창출원 가운데 하나를 매각하기로 마음먹은 셈이다.

두산솔루스는 2차전지 소재사업의 성장성에 중점을 둔 두산그룹과 현재 기업가치에 집중한 인수 후보자들이 합의점을 찾지 못하면서 매각 진행이 지지부진하다. 인수 후보로 거명됐던 대기업들은 모두 예비입찰에 참여하지 않았다.

반면 두산인프라코어나 두산밥캣은 폭발적 성장성이 있다고 보기는 어려우나 꾸준히 영업이익을 낼 수 있는 우량 매물이라고 여겨진다. 시장에서 두 계열사의 가치와 관련한 합의가 어느 정도 형성돼 있다는 얘기다.

시가총액이나 장부가격, 이익 창출능력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하면 두 계열사 가운데 두산인프라코어의 기업가치가 더 낮다. 두산인프라코어가 두산밥캣보다 매각하기 가볍다는 점이 박 회장의 선택에 영향을 미쳤을 것으로 보인다.

박 회장은 두산인프라코어를 매물로 내놓으며 두산밥캣만은 내놓지 않겠다는 결심도 함께 했을 가능성이 높다.

두산인프라코어와 두산밥캣이 2019년 그룹 전체 영업이익의 55.8%를 책임진 만큼 박 회장으로서는 두 계열사를 동시에 포기하기가 부담스러웠을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두산인프라코어의 매각마저 순탄하게 풀리지 않는다면 박 회장은 두산밥캣이나 두산퓨얼셀 등 다른 계열사들을 추가로 매물로 내놓아야 할 수도 있다.

두산그룹은 두산중공업의 경영 정상화를 위해 계열사나 보유자산의 매각을 통해 3조 원을 마련하기로 이미 채권단과 약속했다.

이를 위해 지주사격 두산의 자체사업 모트롤BG(유압기기 비즈니스그룹), 두산솔루스, 두산건설, 두산타워, 클럽모우골프장 등의 매각을 추진하고 있다.

그러나 현재 매각 논의가 활발하게 진행되는 것은 두산타워와 클럽모우골프장 정도에 그친다. 이들을 다 매각한다고 해도 두산그룹이 확보할 수 있는 현금은 4천억 원 안팎에 그칠 것으로 예상된다.

박 회장은 계열사나 자산의 매각 작업의 진척이 늦어질수록 매각가격에서 손해를 보지 않기 위해 급해질 수밖에 없다.

두산솔루스나 두산 모트롤BG 등 가치가 큰 매각작업이 성과가 없자 손해를 최소화하기 위해 이번에 두산인프라코어까지 내놓은 것으로 파악된다.

다만 증권업계는 다른 계열사 매각과 마찬가지로 두산인프라코어의 매각도 빠른 시일 안에 성사되기 쉽지 않다고 바라본다.

정동익 KB증권 연구원은 “2019년 두산그룹 건설기계 영업이익의 62.9%를 두산밥캣이 냈다”며 “두산밥캣이 분리된 두산인프라코어는 매물로서의 매력이 상대적으로 떨어지게 된다”고 분석했다.

정 연구원은 두산인프라코어의 별도기준 차입금인 2조9천억 원이 올해 별도 영업이익 전망치인 2442억 원과 비교해 너무 많다는 점, 중국 법인 DICC의 지분 매각과 관련해 7200억 원 규모의 소송을 진행하고 있다는 점 등도 매각에 걸림돌이 될 수 있다고 바라봤다. [비즈니스포스트 강용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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