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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본준, LG전자 올해 영업이익 1조 밑으로 추락 위기

오대석 기자 ods@businesspost.co.kr 2015-10-11 10:43: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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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구본준, LG전자 올해 영업이익 1조 밑으로 추락 위기  
▲ 구본준 LG전자 부회장.

구본준 LG전자 부회장이 LG전자의 영업이익 2조 원 앞에서 끝내 무릎을 꿇는 걸까?

구 부회장은 2010년 LG전자의 사령탑을 맡은 뒤 1천억 원대로 떨어진 LG전자의 영업이익을 지난해 1조8천억 원대까지 끌어 올렸다.

이런 성장세에 힘입어 올해 초만 해도 LG전자가 영업이익 2조 원을 돌파할 것이라는 전망이 우세했다.

LG전자에게 영업이익 2조 원은 의미가 남다르다. LG전자는 심각한 경영위기를 겪기 전인 2009년 영업이익 2조8천억 원을 돌파하며 사상최대 실적을 올렸다.

구 부회장이 영업이익 2조 원을 달성할 경우 LG전자 구원등판에 성공할 뿐 아니라 다시 전성기 시절로 돌려놓았다는 평가를 받을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됐다.

구 부회장도 올해 신년사에서 “수익성 기반의 성장을 실현하자”고 강조했다.

그러나 LG전자가 올해 스마트폰과 TV 사업에서 부진하면서 영업이익 2조 원 달성은 힘들어졌다.

증권사 애널리스트들은 LG전자의 올해 영업이익이 1조 원 밑으로 떨어질 수도 있다는 불길한 예상도 내놓는다.

LG전자의 수익성이 악화하면서 자동차 전장부품사업 등 구 부회장이 추진하는 새로운 성장동력 육성에도 차질이 빚어질 수 있다는 관측도 나온다.

◆ LG전자, 영업이익 1조 원으로 회귀하나

11일 증권가 애널리스트의 예상을 종합하면 LG전자는 올해 3분기 2650억 원 수준의 영업이익을 냈을 것으로 추정된다.

애널리스트들은 당초 LG전자의 3분기 영업이익이 3천억 원을 넘을 것으로 예상했지만 최근 들어 눈높이를 낮추고 있다.

LG전자가 올해 3분기 가전사업에서 견조한 실적을 올리겠지만 TV사업과 스마트폰사업의 부진은 크게 개선되기 힘들다고 판단하기 때문이다.

김록호 하나대투증권 연구원은 “LG전자는 올해 3분기 영업이익 2634억 원을 올렸을 것으로 전망돼 컨센서스를 소폭 하회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LG전자가 3분기 영업이익 3천억 원에도 미치지 못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면서 올해 전체 영업이익이 1조 원 수준으로 떨어질 것이라는 예상에도 힘이 실리고 있다.

LG전자는 올해 상반기까지 5500억 원의 영업이익을 올리는 데 그쳤다.

일부 애널리스트들은 LG전자가 올해 거둘 영업이익이 1조 원을 밑돌 수 있다는 우울한 전망도 내놓고 있다. 구 부회장으로서 LG전자가 영업이익 2조 원 달성 문턱까지 갔다가 되밀리면서 실적부진의 위기에 빠진 점이 참으로 곤혹스럽다.

구 부회장은 2010년 취임 뒤 지난해까지 LG전자의 수익성을 개선하는 데 어느 정도 성과를 냈다.

구 부회장은 취임 직후 “기본부터 다시 시작하자”며 “잘못된 것은 빨리 고치고 잘하는 것은 발전시켜 LG전자의 명예를 반드시 되찾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LG전자의 영업이익은 2010년 1764억 원에서 2011년 2803억 원, 2012년 1조1360억 원, 2013년 1조2847억 원, 2014년 1조8286억 원으로 꾸준히 증가해 왔다.

그러나 영업이익 2조 원 달성을 눈앞에 두고 올해 영업이익이 절반 수준으로 다시 내려앉는 참혹한 상황에 직면한 것이다.

구 부회장이 LG전자를 전성기로 돌려놓으려면 영업이익 2조 원이라는 벽을 넘어야 한다.

LG전자는 경영위기를 겪기 전인 2009년 2조8천억 원의 사상 최대 영업이익을 올렸다.

  구본준, LG전자 올해 영업이익 1조 밑으로 추락 위기  
▲ 구본무 LG그룹 회장(왼쪽에서 세번째)과 구본준 LG전자 부회장(오른쪽에서 두번째)이 2013년 7월 자동차부품 전용 연구개발단지인 ‘LG전자 인천캠퍼스’ 준공식에 참석해 테이프 커팅을 하고 있다.

◆ LG전자 수익성 악화, 구본준 먹거리 육성에 악영향


구 부회장은 자동차 전장부품사업과 태양광 등 에너지사업을 신사업으로 육성하고 있다. 또 TV사업에서 LCD TV의 수익성 악화를 대체하기 위해 올레드 TV에 투자역량을 집중하고 있다.

구 부회장은 연구개발에 대한 투자도 꾸준히 늘렸다. LG전자의 연구개발비는 2010년 2조6천억 원대에서 2014년 3조6천억 원대로 1조 원 가량 늘었다.

LG전자가 어려운 경영환경에서 미래사업 육성에 확고한 의지를 보인 점은 오너 일가인 구 부회장의 뚝심이 아니었으면 어려웠을 것이다.

구 부회장은 올해 신년사에서 “어려운 경영환경 속에서도 미래사업의 기회를 확보해 성장을 가속화할 수 있는 토대를 마련하자”며 이런 성장전략에 속도를 낼 뜻을 분명히 했다.

구 부회장은 올해 자동차 전장부품사업을 담당하는 VC사업부를 독립사업본부로 승격시키고 인력과 투자를 늘렸다.

구 부회장이 이르면 올해 안에 VC사업부의 성장에 박차를 가하기 위해 자동차부품업체를 인수합병할 것이라는 관측도 제기된다.

구 부회장은 또 에너지 저장장치(ESS)사업을 육성하기 위해 2020년까지 1200억 원을 투자하기로 했다.

그러나 LG전자의 수익성이 크게 악화할 것으로 예상돼 구 부회장이 새로운 먹거리를 육성하는 데 부정적 영향을 미칠 것이라는 우려가 제기되고 있다.

LG전자가 주력사업에서 고전하면서 신사업 육성을 위한 자금투입에도 부담이 늘어나기 때문이다.

김상표 KB투자증권 연구원은 “LG전자는 저조한 수익성 탓에 전장부품사업, 에너지 솔루션사업 등 미래 성장동력 개발에 투입할 재원확보가 여의치 않다”고 지적했다.

  구본준, LG전자 올해 영업이익 1조 밑으로 추락 위기  
▲ 구본준 LG전자 부회장이 2014년 8월 제3회 LG배 한국여자야구대회에서 시구를 하고 있다.

◆ 구본준, LG전자 사업부진 탈피 가능할까


구 부회장은 스마트폰사업과 TV사업의 실적회복에 무엇보다 먼저 힘을 기울여야 할 것으로 보인다.

구 부회장이 LG전자의 영업이익을 2조 원으로 끌어올리고 자동차 전장부품사업을 LG전자의 전체실적에 기여할 만큼 키워내려면 스마트폰사업과 TV사업이 버텨줘야 한다.

구 부회장은 최근 새로운 프리미엄 스마트폰 ‘V10’과 구글의 최신 운영체제를 처음으로 탑재한 ‘넥서스5X’를 앞세워 4분기 스마트폰사업의 명예회복에 나서고 있다.

구 부회장은 TV사업에서 실적개선을 위해 올해 하반기부터 올레드TV 등 초고화질 TV 제품에 대한 대대적 할인행사를 실시하고 있다.

또 중국과 일본의 TV제조업체들과 올레드TV 관련 협력을 늘려나가며 올레드TV 시장을 확대하는 데 온힘을 기울이고 있다.

그러나 업계 관계자들은 구 부회장이 스마트폰과 TV사업의 실적을 개선하는 작업이 쉽지만은 않을 것이라고 보고 있다.

올해 하반기 애플의 아이폰6S, 삼성전자의 갤럭시노트5 등 경쟁업체의 신제품 출시가 이어지면서 LG전자가 고가 스마트폰사업에서 반전을 이뤄내기가 어렵다는 것이다.

중저가 스마트폰의 경우 화웨이, 샤오미 등 중국업체들에게 가격 경쟁력에서 밀려 시장에서 우위를 점하기가 녹록지 않다.

구 부회장은 TV사업에서도 올레드TV의 시장확대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올레드 디스플레이의 단가가 LCD보다 높고 TV업계 1위인 삼성전자가 올레드TV 시장에 뛰어들지 않아 시장확대가 이뤄지지 않고 있기 때문이다.

또 LG전자가 공격적 가격할인 전략을 펼치면서 TV 판매량을 늘려도 수익성 개선에 미치는 영향이 제한적일 수 있다는 지적이 많다.

김현용 이베스트투자증권 연구원은 “가전사업을 제외하고 핵심사업 부문인 휴대전화와 TV에서 경쟁이 더욱 심화하고 수익성은 떨어지고 있다”며 “영업이익이 감소하는 추세가 언제까지 이어질지 모른다”고 우려했다.

구 부회장이 새로운 성장동력으로 추진하는 자동차부품사업의 경우 매출이 늘고 있지만 아직 초기단계라 당분간 수익성 개선에 기여하기 힘들어 보인다.

전문가들은 LG전자 자동차부품사업을 담당하는 VC사업본부가 초기 투자비와 연구개발비 탓에 당분간 적자가 지속될 것으로 관측하고 있다.

김상표 연구원은 “LG전자의 차기 프리미엄 스마트폰의 V10은 대화면 아이폰의 지배력이 커지고 있는 북미지역 시장점유율 방어에 중요한 제품이지만 G4보다 출하량이 줄어들 것으로 예상된다”며 “구원투수의 등장이 필요한 시점”이라고 진단했다.

김현용 연구원은 “LG전자는 올해 상반기 실적보다 하반기와 내년 실적이 더 큰 문제”라며 “현재의 비즈니스 모델로 획기적 실적개선을 기대하기 어렵다”고 지적했다. [비즈니스포스트 오대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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