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3일 우리은행 관계자는 "코로나19에 상반기 공개채용 진행은 쉽지 않다"며 "다만 디지털, 정보통신 등 비대면사업 관련 인재 확충이 급하기 때문에 수시채용을 진행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우리은행은 2019년 상반기에 300명 규모의 공개채용하는 등 매년 상반기 공개채용을 진행해 왔다.
하지만 올해는 코로나19로 상반기 공채를 하지 않고 비대면사업 강화를 위한 고삐를 죄기 위해 디지털분야 중심으로 전문인력을 수시채용하기로 방침을 세웠다.
디지털화를 바탕으로 한 비대면사업은 업무시간 확대 등 고객 편의성을 제공한다. 단순 반복업무 투입인력을 전문업무에 활용할 수 있어 비용 절감효과도 있다.
글로벌 컨설팅 전문기업 맥킨지에 따르면 금융사들은 전체 비용의 45~50%에 이르는 비용을 디지털화를 통해 줄일 수 있는 것으로 분석된다.
권 행장은 올해 우리은행 모든 사업 분야의 디지털화 확산을 목표로 두고 비대면사업 확대에 속도를 내고 있다.
그는 3월24일 취임사에서 "우리은행의 미래 성장기반인 디지털부문에서 혁신 노력이 계속돼야 한다"며 "전사적 디지털 트랜스포메이션(변형)을 적극 추진할 것"이라고 말했다.
우리은행은 3월 서울 강남역에 디지털 금융점포를 개설했다.
디지털 금융점포는 '스마트 키오스크(무인단말기)'를 활용해 대면없이 은행업무를 처리할 수 있는 차세대 은행지점이다. 디지털 금융점포는 디지털존과 상담존으로 구성되며 단순업무를 처리할 수 있는 디지털존과는 달리 상담존에서는 심화된 금융상담서비스를 제공한다.
한국은행에 따르면 19개 국내 은행의 비대면거래 비중은 2018년 기준 91.2%에 이른다. 대면거래가 줄며 은행 점포 수가 감소하는 상황에서 인건비용은 줄이고 전문성은 제공할 수 있는 디지털 금융점포가 대안이 될 것으로 기대된다.
우리은행은 비대면상품 개발도 활발히 진행하고 있다. 앞서 우리은행은 2019년 8월 모바일 통합플랫폼 우리원뱅킹을 선보이고 최근 '인터넷 무역금융 실행 서비스'를 업계 최초로 내놓는 등 지속해서 특화상품을 개발해 비대면 채널을 넓히고 있다.
은행 고유업무 뿐아니라 자산관리사업에서도 비대면 채널을 통해 소액 투자가 가능한 '우리 로보 알파' 상품 개발도 지속해서 추진해 수익 다각화에도 비대면사업을 적극 활용하겠다는 방침을 세우고 있다.
비대면사업은 금융권 전반에서 중장기적 사업모델로 자리매김하고 있다.
은성수 금융위원회 위원장은 13일 '2020 미래금융포럼' 축사에서 "금융은 디지털 인프라의 대표적 산업이며 한국경제의 회복과 성장 복원을 이끌 데이터 경제의 중심에 서 있다"며 "지난 수 년간 발전을 거듭했던 비대면 채널은 언택트 중심의 포스트 코로나19시대의 금융거래방식으로 확고히 자리 잡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비대면사업을 확대하려면 디지털화 구축을 위한 인력과 비용을 확보해야 할 필요성이 커진다.
한국은행이 4월27일 내놓은 '우리나라 은행산업의 미래와 시사점' 보고서에 따르면 국내 은행들은 디지털 전환을 위한 전문인력과 예산 보강에 노력을 기울이고 있지만 속도가 더딘 것으로 파악됐다.
국내 은행 임직원 총인원대비 정보통신 인력 비중은 2005년 5.7%에서 2010년 3.4%로 대폭 낮아진 가운데 2018년에도 3.8%에 머물렀다. 정보통신예산 비중도 최근 소폭 높아졌으나 2018년 기준 10.6%로 2005년 10.8%에도 미치지 못했다.
우리은행도 은행 내 디지털그룹과 정보통신그룹을 통해 디지털화 작업을 진행하고 있는데 전체 인력의 약 10% 수준으로 파악된다.
최근 신한은행이 정부의 금융데이터 거래소 시범 운영에 적극적으로 참여하는 등 경쟁 은행들도 디지털화에 힘을 싣고 있는 등 디지털분야 전문인력 확보를 위한 은행권 경쟁은 갈수록 심해질 것으로 보인다.
우리은행은 5월 중순부터 디지털, 정보통신(IT), 투자(IB), 자금 등 4개 전문부문에 수시채용을 하겠다는 계획을 세우고 있다.
이번 수시채용에는 부문별 직무면접이 처음으로 도입된다. 디지털과 정보통신부문 지원자는 코딩능력 등 전문성을 평가받게 된다. [비즈니스포스트 윤종학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