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축은행들이 최근 10년간 기업의 대출금리는 내린 반면 개인에게 내준 가계대출금리는 크게 올린 것으로 나타났다.
저축은행들이 가계대출금리를 높여 ‘저축은행 사태’에서 입었던 손실을 메우려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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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SBI저축은행 등 상위 저축은행 20곳이 가계대출과 기업대출 금리폭 차이가 지나치게 벌어졌다는 지적을 받고 있다. |
금융감독원이 25일 신학용 새정치민주연합 의원에 제출한 ‘저축은행 가계대출과 기업대출 관련 자료’에 따르면 상위 저축은행 20곳의 3월 가계대출 평균금리는 18.7%였다. 이는 주택담보대출과 개인신용대출 등을 합산해 산출한 것이다.
같은 기간 기업대출 평균금리는 8.2%였다. 가계대출 평균금리가 기업대출보다 230%나 높은 셈이다.
한국은행은 2005년 6월 3.25%였던 기준금리를 현재 1.5%까지 내렸다. 이 때문에 저축은행들도 이전보다 자금을 조달하는 것이 쉬워졌다. 저축은행들은 예금뿐 아니라 외부에서 빌린 돈으로 대출자금을 충당한다.
하지만 저축은행의 가계대출 평균금리는 2005년 3월 13.6%에서 10년 동안 5.1%포인트나 올랐다.
저축은행의 기업대출 평균금리는 같은 기간 11.1%에서 2.9%포인트 떨어졌다.
저축은행이 조달금리 하락을 기업대출에만 적용한 것이다.
저축은행들이 2011년부터 개인신용대출 위주로 영업을 진행하면서 개인과 기업의 대출금리 차이도 커진 것으로 보인다.
저축은행들은 2000년대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에 막대한 자금을 투자했다.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가 터지면서 부동산시장이 불황에 빠지자 저축은행의 손실도 커졌다. 이는 2011년 저축은행들이 연쇄적으로 무너진 ‘저축은행 사태’로 이어졌다.
저축은행들은 수익성을 개선하기 위해 영업이 쉬운 개인소액대출을 늘리면서 금리도 높인 것으로 보인다.
상위 저축은행 20곳은 3월 기준 8조2천억 원의 가계대출잔액을 기록했다. 2010년 6월(2조 원)보다 4배 이상 많은 것이다.
신학용 의원은 “저축은행들은 기준금리 하락에도 신용등급이 낮은 서민들을 대상으로 고금리 장사를 하고 있다”며 “특히 SBI저축은행은 프로젝트파이낸싱 투자손실을 가계대출로 만회하려 하는 게 아닌가 하는 의구심이 든다”고 말했다. [비즈니스포스트 이규연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