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1일 물류업계에서는 CJ대한통운이 네이버와 풀필먼트사업을 위해 협력하는 것을 두고 온라인쇼핑시장의 경쟁구도가 급변할 수 있다고 보고 시선을 모으고 있다.
▲ 박근희 CJ대한통운 대표이사 부회장.
풀필먼트서비스란 CJ대한통운과 같은 물류전문기업이 상품 보관과 제품 포장 및 배송까지 일괄적으로 맡아 진행하는 것을 말한다.
CJ대한통운은 최근 네이버 브랜드 스토어에서 물건을 판매하고 있는 LG생활건강과 풀필먼트 계약을 맺고 상품을 24시간 안에 배송해주는 서비스를 본격화하기 시작했다.
한성숙 네이버 대표는 최근 1분기 실적 발표 콘퍼런스콜에서 CJ대한통운과 협력을 놓고 기대감을 보이기도 했다.
한 대표는 “CJ대한통운과 LG생활건강의 협업은 네이버 브랜드 스토어를 기반으로 진행되는 첫 물류협력사례인 만큼 그 성과와 개선점을 점검해 향후 배송수요를 네이버쇼핑 안에서 대응할 수 있도록 브랜드 물류업체들과 다양한 협력방안을 모색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현재 한진과 롯데글로벌로지스를 비롯한 다른 국내 택배물류업체들은 아직 풀필먼트서비스를 검토하는 단계로 물류업계에서 시장 점유율 1위를 달리는 CJ대한통운의 선제적 풀필먼트서비스 진입은 앞으로 하나의 척도가 될 수 있다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
이베스트투자증권 등 증권업계에 따르면 우리나라의 풀필먼트시장 규모는 2020년 1조8800억 원에서 2022년 2조3천억 원까지 성장할 것으로 전망된다.
오린아 이베스트투자증권 연구원은 “CJ대한통운은 올해 3월부터 풀필먼트서비스 화주를 유치하기 시작해 6월까지 순차적으로 고객을 확대하기로 돼 있다”며 “연간 600억 원 수준의 매출이 기대되며 올해 하반기부터 본격적으로 실적에 기여할 것”이라고 바라봤다.
이처럼 CJ대한통운이 풀필먼트서비스에 먼저 진입하는 배경에는 첨단 물류기술을 바탕으로 한 허브센터에 대한 자신감이 크게 작용하고 있다.
CJ대한통운은 곤지암 메가허브 터미널을 통해 풀필먼트서비스를 원활하게 제공할 수 있는 물적 인프라를 갖췄다.
CJ대한통운의 곤지암 메가허브 터미널의 2~4층은 국제규격 축구장의 16개 크기인 11만5500㎡ 달하는 면적에 풀필먼트시스템을 고려한 설계로 빠른 배송에 최적화된 구조를 지니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또한 곤지암 메가허브 터미널의 지상 1층과 지하 1층은 강력한 분류능력을 갖춘 최신 자동화물분류기가 설치돼 있어 하루 170만 상자의 택배를 분류 및 발송할 수 있는 역량을 갖췄다.
여기에 CJ대한통운은 물류처리 역량을 극대화하기 위해 최근 물류연구소 조직개편에도 나서고 있다.
CJ대한통운은 연구개발(R&D)과 연관성이 낮은 전산부문을 연구소 기능에서 분리하고 기존 조직은 미래기술개발, 컨설팅, 운영최적화, 데이터분석을 담당하는 4개 팀으로 재편했다.
CJ대한통운은 이번 연구소 조직개편의 배경을 두고 최근 급성장하고 있는 비대면 온라인 비즈니스에 효과적으로 대응하기 위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특히 미래기술 개발부문은 로봇기술, 자율운송, 웨어러블 장비, 친환경 포장기술 등 첨단기술을 택배시스템에 접목하는 것을 연구하며 운영최적화부문은 수송경로를 최적화하는 방안을 연구한다는 점에서 풀필먼트서비스를 뒷받침할 주요 기술을 제공할 것으로 기대된다.
CJ대한통운 관계자는 “이커머스시장의 지속적 성장과 물량 증가에 따라 풀필먼트서비스가 대세가 될 것으로 예측하고 선제적 투자로 곤지암 풀필먼트센터를 구축했다”며 “앞으로 관련 서비스를 더욱 확대해 나감으로써 소비자의 편리 증진과 이커머스 활성화에 기여할 것”이라고 말했다. [비즈니스포스트 조장우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