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자동차가 새 싼타페로 기아자동차의 쏘렌토와 맞대결을 예고했다.
현대차가 새 싼타페의 상품성을 얼마나 개선해 내놓느냐에 따라 중형SUV시장에서 두 차량의 승부가 판가름날 것으로 보인다.
5일 현대차 안팎의 말을 종합하면 현대차는 5월 새 싼타페를 내놓는다.
새 싼타페는 2018년 2월 출시된 4세대 싼타페를 부분변경(페이스리프트)한 모델이다.
현대차가 쏘렌토와 판매경쟁에서 밀리지 않기 위해 싼타페의 몸집을 불려 내놓을 가능성이 제기된다.
중형SUV나 대형SUV처럼 ‘큰 차’를 고르는 소비자 대부분은 넉넉한 실내공간을 우선순위로 꼽는 데다 싼타페와 쏘렌토는 사실상 성능은 같고 디자인만 다른 ‘쌍둥이차’로 불리는 만큼 싼타페에도 동일한 변화가 생길 것으로 내다보는 시선이 많다.
차제 크기와 별도로 실내공간을 가늠할 때에는 휠베이스를 기준으로 삼는데 기아차는 새 쏘렌토의 휠베이스를 기존 모델보다 35mm나 늘려 내놓았다. 이 때문에 쏘렌토와 싼타페의 휠베이스 격차도 기존 15mm에서 50mm로 더욱 벌어졌다.
현대차가 싼타페 하이브리드모델 출시에 공을 들일 수도 있다.
기아차는 쏘렌토 하이브리드모델의 친환경차 인증에 실패해 하루 만에 판매를 중단했다. 현대차는 이 과정에서 중형 하이브리드SUV 수요가 충분하다는 점을 확인한 만큼 싼타페 하이브리드모델 친환경차 인증에 주력할 수 있다.
새 쏘렌토는 사전계약을 시작한지 하루 만에 1만880대가 계약됐다. 이 가운데 70%가 하이브리드모델이었다.
그랜저 부분변경모델을 내놨을 때처럼 싼타페 디자인을 크게 손볼 가능성도 높다.
완성차기업들은 완전변경모델과 달리 부분변경모델에서는 디자인을 크게 손보지 않는데 현대차는 2019년 말 그랜저의 부분변경모델을 내놓으며 디자인을 크게 바꾼 적 있다.
구체적으로 현대차의 새 디자인 철학인 ‘센슈어스 스포티니스’를 바탕으로 그랜저처럼 그릴 크기가 커지고 입체적 패턴이 적용돼 전면부 인상이 크게 바뀔 것으로 전해진다.
다만 새 싼타페가 새 쏘렌토와 달리 부분변경모델이라는 점에서 상품성을 크게 개선하는 게 쉽지 않을 것이란 말도 나온다.
완성차회사들은 대개 2~3년을 주기로 부분변경모델을 내놓는데 비용을 최소화하기 위해 이때는 차체나 내부공간 등을 크게 손보지 않는다.
싼타페와 쏘렌토는 국내 중형SUV시장의 양대강자로 꼽히는 데다 올해 둘 모두의 상품성 개선모델이 나오는 만큼 어느 때보다 뜨거운 판매경쟁을 벌일 것으로 보인다.
올해 1~3월 누적 판매량에서는 싼타페가 쏘렌토를 4천 대 넘게 앞섰는데 새 쏘렌토의 출고가 4월부터 본격화한 만큼 올해 판매경쟁은 아직 본격화하지 않았다고 볼 수 있다.
최근 5년 동안 판매 대결의 결과는 3대 2로 싼타페가 앞선다. 싼타페는 2015년과 2018년, 2019년에 쏘렌토보다 더 많은 판매량을 냈다. [비즈니스포스트 차화영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