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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B금융지주, 푸르덴셜생명 인수 놓고 노조와 불협화음 이어져 부담

조은아 기자 euna@businesspost.co.kr 2020-04-27 14:02: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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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종규 KB금융지주 회장이 푸르덴셜생명 인수를 놓고 노조의 비판에 직면해 있다. 

코로나19 대응과 푸르덴셜생명 인수 마무리 등 갈 길이 먼 상황에서 노조와 불협화음이 이어지면 윤 회장에게도 부담으로 작용할 것으로 보인다.
 
KB금융지주, 푸르덴셜생명 인수 놓고 노조와 불협화음 이어져 부담
▲ KB금융지주 로고.

27일 금융권에 따르면 KB금융 노조협의회는 최근 성명서를 통해 “KB금융지주의 푸르덴셜생명 인수가 윤 회장의 연임을 위한 사전 준비작업”이라고 공개적으로 비판했다.

노조가 이런 주장을 한 건 이번이 처음은 아니다.

이에 앞서 3월 열린 정기 주주총회에서 김대성 KB손해보험 노조위원장은 주총장에 직접 나와 푸르덴셜생명 인수가 연임을 위한 ‘성과 부풀리기’라고 주장했다.

새 회계기준 도입이나 저금리 기조 등을 볼 때 생명보험사의 가격이 앞으로 하락할 것으로 보이는데 지금 꼭 인수할 이유가 있느냐고 따져물은 것이다.

사실 여부를 떠나 노조의 계속되는 공세는 윤 회장에게 부담이 될 수밖에 없다. KB금융지주는 현재 윤 회장이 연임을 위해 푸르덴셜생명을 샀다고 외부에 비쳐지는 것을 가장 경계하고 있는데 노조가 이를 정면으로 겨냥하고 있다.

게다가 지금의 분위기로 볼 때 노조는 윤 회장의 연임이 결정되기 전까지 공세를 이어갈 가능성이 높다. 회장 선임 절차가 본격적으로 시작되면 공세의 강도를 한층 높일 것으로 전망된다. 이미 류제강 KB국민은행 노조위원장은 3월 주총에서 KB금융지주 사외이사의 독립성을 문제삼기도 했다. 
 
KB금융지주는 노조의 주장이 모두 사실이 아니라는 태도를 보이고 있다.

KB금융지주 관계자는 “KB금융지주가 다른 인수후보들과 적절한 절차를 통해 경쟁을 거쳤고 다른 사모펀드보다 1천억 원가량 낮은 가격을 제시한 것으로 알고 있다”며 “KB금융지주의 사외이사 선임절차 역시 지배구조와 관련해 가장 권위있는 기관인 한국기업지배구조원이 최고라고 인정하고 있다”고 말했다.

KB금융그룹 앞에 현안도 산적해 있다. 코로나19로 금융권 전반의 실적 악화가 불가피해 보이는 데다 푸르덴셜생명 인수도 마무리해야 한다.

금융권의 한 관계자는 “노사가 힘을 합쳐도 올해가 쉽지 않을 것으로 보이는데 노조가 협조적으로 나오지 않고 있어 올해도 지난 연임 때와 마찬가지로 한동안 시끄러울 것으로 보인다”며 “노조의 주장이 사실인지 그리고 연임에 실질적 영향을 미치는지와 별개로 잡음이 불거지는 건 절대 반갑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KB금융 노조는 2017년에도 윤 회장의 연임이 가시화하기 시작하자 대대적으로 연임 반대운동을 펼쳤다. 이 과정에서 노조가 윤 회장을 고소 및 고발하고 또 취하하는 등 한동안 양쪽 모두에게 이득이 없는 ‘소모전’을 벌였다.

오너가 없는 금융지주 특성상 금융지주 회장이 노조와 어떤 관계를 설정하느냐에 따라 리더십을 다지는 기반이 될 수도 있고 사업 추진에 걸림돌이 될 수도 있다.

실제 손태승 우리금융지주 회장은 연임으로 가는 과정에서 노조의 지지가 큰 힘이 됐다.

우리은행 노조는 지난해 불거진 파생결합펀드 손실사태와 관련해 손 회장의 연임을 강력하게 지지해 금융권의 관심을 받았다. 당시 하나은행 노조가 같은 사안을 놓고 함영주 하나금융지주 부회장에 대한 엄벌을 촉구한다는 내용의 탄원서를 제출한 것과 대비됐다. 

KB금융그룹은 최근 몇 년 동안 다른 금융지주와 비교해서도 유독 노사갈등이 잦았다. KB금융그룹에서 윤 회장과 노조의 관계가 악화한 이유를 놓고는 다소 해석이 엇갈린다.

노조는 최근 몇 년 동안 KB금융지주와 KB국민은행이 국내 1위를 다투는 수준까지 성장하는 과정에서 압박만 있었을 뿐 제대로 된 보상이 이뤄지지 않았다고 주장한다. ‘채찍’만 있었을 뿐 ‘당근’은 없었다는 것이다

반면 노조를 좋지 않게 바라보는 쪽에서는 노조가 과거 ‘낙하산인사’ 때의 나쁜 관행을 되풀이하고 있다고 본다.

윤 회장은 은행원들이 업무 숙련도도 높고 전문가 수준의 금융서비스를 고객에게 제공해야 한다는 시각에서 보이고 있는데 노조가 이를 받아들이지 않고 있다는 것이다.

KB금융그룹에 정통한 한 관계자는 “KB금융그룹에서 과거 잃어버린 10년 동안 외부출신 인사가 회장으로 오면서 노조의 요구에 휘둘려왔다”며 “그동안 회장들이 노조의 요구를 들어주는 대신 노조도 별다른 목소리를 내지 않고 있었는데 윤 회장에겐 그런 방식이 통하지 않기 때문에 노조가 반발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비즈니스포스트 조은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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