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6일 르노삼성차 안팎의 말을 종합하면 르노삼성차 노사가 2019년 임금협상을 타결하면서 본사로부터 XM3의 수출물량을 배정받을 가능성도 커졌다.
르노 본사는 노사 갈등으로 파업 등이 불거져 생산에 차질을 빚을 수도 있어 르노삼성차에 수출물량 배정을 꺼려왔는데 르노삼성차 노사의 임금협상 타결로 마음을 바꿀 수도 있다는 것이다.
르노 본사는 부산 공장과 스페인 바야돌리드 공장을 두고 XM3의 유럽 수출물량을 어디에 배정할지 고민하는 것으로 알려진다.
부산 공장이 이미 XM3 생산설비를 갖춰둬 비용 측면에서 스페인 바야돌리드 공장보다 경쟁력을 갖춘 만큼 본사의 무게추가 부산 공장으로 기울었을 가능성이 높다.
르노삼성차 역시 XM3의 수출물량 확보를 두고 기대감을 감추지 않고 있다.
르노삼성차는 14일 2019년 임금협상을 타결한 뒤 “르노삼성차 부산 공장은 르노그룹에서 최고 수준의 생산 경쟁력을 확보할 수 있는 초석을 쌓게 됐다”며 “XM3의 유럽 수출물량 확보 경쟁에 본격적으로 뛰어들 수 있을 것으로 전망된다”고 말했다.
시뇨라 사장은 코로나19 여파가 잠잠해지길 기다렸다가 르노 본사를 설득하는 데 적극적으로 나설 것으로 예상된다.
르노 본사가 코로나19로 비상경영체제를 선포하고 세계 공장가동을 중단한 상태라 르노삼성차는 본사와 수출물량 배정을 놓고 논의를 진행하지 못하고 있다.
시뇨라 사장은 그동안 화상회의를 진행하거나 프랑스 본사를 직접 찾아가 XM3의 유럽 수출물량 배정을 꾸준히 호소해 왔다.
시뇨라 사장에게 XM3의 수출물량 확보는 르노삼성차의 부산 공장 가동률을 유지하기 위한 절박한 과제로 꼽힌다.
부산 공장 생산량의 절반 가량을 차지하던 닛산 로그 생산물량이 계약 종료로 2019년부터 차츰 줄면서 올해 ‘생산절벽’을 맞았기 때문이다. 2018년 부산 공장 생산량은 22만 대가량인데 이 가운데 10만7천 대가량이 닛산 로그 물량이었다.
르노삼성차의 2020년 3월 해외판매량은 2019년 3월보다 57.4%나 감소했다.
게다가 내수는 시장 규모가 작아 생산량을 늘리는 데 제한이 있지만 수출물량은 세계를 판매 무대로 삼는 만큼 생산량을 크게 늘릴 기회를 잡을 수도 있다.
닛산 로그 물량이 애초 8만 대만 배정됐다가 북미지역에서 높은 인기를 끈 덕분에 10만 대로 생산량이 늘어나면서 르노삼성차에 큰 보탬이 된 경험이 있다.
르노삼성차 노사는 지난해 9월부터 2019년 교섭을 진행했다. 기본급 인상 여부 등을 놓고 노사의 의견 차이가 커 부분 파업과 부분 직장폐쇄로 맞서는 등 합의에 난항을 겪었다.
이후 르노삼성차 노사는 10일 부산공장에서 진행된 19차 본교섭에서 미래물량 확보를 위해 기본급을 동결하는 대신 일시금 888만 원을 지급하고 매월 상여금 기초분의 5%를 지급하는 공헌수당을 신설하는 데 잠정 합의했고 14일 노조 조합원 찬반투표에서 69.1%(1354명)의 찬성으로 합의안이 가결됐다. [비즈니스포스트 차화영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