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진이 주력사업인 택배와 물류를 강화하는 선택과 집중 전략으로 주요 자회사의 손실을 만회하고 핵심역량을 키우는 데 힘을 쏟고 있다.
22일 물류업계에 따르면 한진은 자회사인 한진부산컨테이너터미널과 한진인천컨테이너터미널의 손실을 만회하고 실속있는 경영을 이루기 위해 활용도 낮은 부동산과 비주력사업을 매각하는 데 속도를 내고 있다.
▲ 노삼석 대표이사 부사장(왼쪽)과 류경표 대표이사 부사장.
한진부산컨테이너터미널과 한진인천컨테이너터미널은 한진이 지분을 각각 62.87%, 100% 보유하고 있는 주요 자회사인데 손실이 늘어나고 있다.
한진부산컨테이너터미널은 2018년에는 순이익 46억 원을 냈지만 1년 만에 적자로 돌아서며 21억 원의 순손실을 봤다.
한진인천컨테이너터미널도 2016년 3월 개장한 이후 매년 손실을 내고 있다.
개장 첫해인 2016년 순손실 143억 원을 낸 이후 2017년에는 순손실 66억 원을 냈으며 2018년에는 순손실 75억 원, 2019년에는 순손실 86억 원을 보이고 있다.
한진은 종합물류회사로서 자회사인 컨테이너터미널을 통해 시너지를 내야 하는데 손실을 내고 있어 고민이 클 수밖에 없다.
한진은 주력인 택배와 물류사업에 집중하면서 물류사업 사이에 유기적 연계성과 효율성을 높이는 자동화 설비투자를 늘려 자회사들의 손실을 만회할 계획을 세우고 있다.
이를 위해 IT 운영시스템을 강화하고 물류자동화 설비투자를 늘리기로 했다.
구체적으로 인천, 부산, 원주 등에 지역별 터미널 신축을 추진하고 휠소터(화물 자동분류기), 자동스캐너, 컨베이어벨트를 증설해 물동량 처리능력(Capacity)을 높이는 방안을 추진하고 있다
온라인 해외 직접구매가 늘어나면서 글로벌 이커머스시장이 커질 것으로 보고 복합물류서비스를 위한 인프라를 구축하는 데도 신경을 쓰고 있다.
이를 위해 인천공항에 글로벌 물류센터(GDC) 운영을 준비하고 항공사와 연계한 총판매 대리점(GSA) 사업을 확대하고 있다.
글로벌 물류센터는 인천공항 배후단지에 축구장 2개 규모인 1만3762㎡의 부지에 건설돼 항공과 국제특송, 국내택배를 연계한 복합물류 거점으로 활용된다.
한진은 이런 인프라 구축을 위한 투자재원을 마련하기 위해 부동산과 비주력사업을 매각하며 자금 마련에 속도를 내고 있다.
한진은 지난해 동대구 및 서대구 버스터미널을 매각해 400억 원 규모의 자금을 마련한데 이어 21일에는 렌터카사업을 매각하는 자산양수도 계약을 롯데렌탈과 체결했다.
그동안 한진렌터카를 통해 3천여 대의 차량을 운용해왔는데 이번 자산양수도 계약을 통해 600억 원의 자금을 추가로 확보하게 됐다.
또 부산 범일동 부지도 매각하고 하나금융, 아이에스커머스, 포스코 출자지분 등을 정리하는 과감한 구조조정을 단행해 재무건전성을 강화하고 경영 효율성을 높이기로 했다.
한진 관계자는 “부산터미널은 지난해 리스 회계기준이 개정되면서 적자전환으로 나타났지만 실제 현금이 지출되지 않은 리스부채이고 인천터미널은 개장한 지 얼마 되지 않은 점을 고려해야 한다"며 "뮬류사업 설비투자를 바탕으로 경영 효율성을 확보해 이익을 극대화해갈 것”이라고 말했다.
증권업계도 한진이 핵심사업인 택배와 물류에 집중하는 전략을 긍정적으로 바라보고 있다.
김유혁 한화투자증권 연구원은 “한진은 최근 비대면 거래가 증가하면서 물동량이 늘어 실적이 개선되고 있고 비핵심자산을 매각하고 있어 재무구조 개선도 이루고 있다”며 “이런 핵심역량의 집중은 한진의 기업가치 제고에도 긍정적 영향을 줄 것”이라고 말했다. [비즈니스포스트 조장우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