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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B금융 신한금융 보험업 맞대결, 윤종규 조용병 인수성과 가를 잣대

김용원 기자 one@businesspost.co.kr 2020-04-12 14:35: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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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B금융지주가 푸르덴셜생명 인수 우선협상대상자에 선정되면서 올해 초 오렌지라이프를 완전자회사로 편입한 신한금융지주와 생명보험업 분야에서 맞대결을 예고하고 있다.

KB금융지주와 신한금융지주에서 인수한 외국계 보험사와 기존 보험계열사가 얼마나 효과적으로 협업체제를 구축해 시너지를 끌어낼 수 있는지가 경쟁에서 열쇠가 될 것으로 예상된다.
 
KB금융 신한금융 보험업 맞대결, <a href='https://www.businesspost.co.kr/BP?command=article_view&num=302418' class='human_link' style='text-decoration:underline' target='_blank'>윤종규</a> <a href='https://www.businesspost.co.kr/BP?command=article_view&num=337349' class='human_link' style='text-decoration:underline' target='_blank'>조용병</a> 인수성과 가를 잣대
조용병 신한금융지주 대표이사 회장(왼쪽)과 윤종규 KB금융지주 대표이사 회장.

12일 금융업계에 따르면 KB금융지주는 푸르덴셜생명 인수를 마무리한 뒤 KB생명과 합병을 추진할 가능성이 높다.

KB금융 계열사인 KB생명이 현재 생명보험업계에서 입지가 크지 않아 브랜드 경쟁력과 영업 능력에 한계가 있는 만큼 푸르덴셜생명과 합병으로 시너지를 기대할 수 있기 때문이다.

신한금융지주도 지난해 오렌지라이프 인수를 마무리한 뒤 기존 계열사인 신한생명과 합병에 소극적 태도를 보여 왔지만 최근 합병일자를 내년 7월로 확정하고 통합 작업에 속도를 내고 있다.

KB금융의 푸르덴셜생명 인수가 유력해지자 조용병 신한금융지주 대표이사 회장이 오렌지라이프와 신한생명 합병을 서두르며 경쟁에 선제적으로 대응한 것이라는 해석이 나온다.

푸르덴셜생명 인수를 앞둔 KB금융과 오렌지라이프를 인수한 신한금융의 상황은 비슷한 면이 많다.

KB금융과 신한금융은 모두 기존에 있던 보험계열사보다 큰 규모의 외국계 보험사를 인수하며 보험업을 그룹 주요사업으로 키워 비은행 분야에서 새 성장동력을 만든다는 목표를 두고 있다.

저금리기조가 장기화해 은행 계열사의 성장이 불안해지고 증시 불안과 금융당국 규제완화로 증권업을 육성하기도 어려운 환경이 조성되며 보험업이 대안으로 떠오르고 있기 때문이다.

생명보험업 특성상 단기간에 사업을 키우기 쉽지 않아 이미 폭넓은 고객기반을 갖추고 있는 대형보험사를 인수하는 것이 효과적 방법으로 꼽힌다.

KB금융과 신한금융은 보험사 인수합병 뒤 협업체계 구축과 관련해 비슷한 고민도 안고 있다.

푸르덴셜생명과 오렌지라이프가 모두 외국계 보험사로 국내시장에 진입했던 만큼 아직 조직 문화나 영업 및 마케팅 방식 등에서 기존 금융지주 계열 보험사와 큰 차이를 보인다는 점이다.

신한금융은 오렌지라이프를 인수한 뒤 곧바로 신한생명과 합병을 추진하려 했지만 내부 직원 반발과 두 계열사의 협업 차질 등을 이유로 상당 기간 어려움을 겪었다.

결국 조용병 회장이 직접 오렌지라이프와 신한생명의 경영진 및 임원들과 정기적으로 회의를 열고 두 회사의 순조로운 통합방안을 논의하기로 했다.

KB금융은 아직 푸르덴셜생명 인수절차가 진행 중인 만큼 인수 뒤 계획을 구체적으로 내놓지 않았지만 신한금융과 같이 기존 계열사와 협업 강화를 중점적으로 추진할 가능성이 높다.

윤종규 KB금융지주 대표이사 회장은 푸르덴셜생명 인수 결정 뒤 임직원에 메일을 보내 "푸르덴셜생명이 KB의 지붕 아래 함께 성장하고 발전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신한금융과 KB금융의 보험업 분야 경쟁은 결국 새로 인수한 보험사와 기존 계열사의 '화학적 결합'을 얼마나 효과적으로 이뤄내 시너지를 이끌어내는지에 판가름이 날 것으로 보인다.

계열사 통합은 비용 절감과 고객 공유를 통한 영업망 강화 등 성과를 낳을 수 있고 두 회사의 노하우를 결합해 사업 역량을 끌어올린다면 그룹 전체 성장에도 기여할 수 있기 때문이다.

신한금융지주와 KB금융지주는 국내 금융지주사 순이익 1위를 차지하기 위한 선두경쟁을 치열하게 벌이고 있는 금융업계 최대 라이벌로 꼽힌다.

지난해 연간 순이익은 신한금융지주가 3조4035억 원으로 KB금융지주의 3조3118억 원을 앞섰지만 차이가 크지 않다.

두 금융지주사가 잇따라 대형보험사를 사들인 만큼 올해부터는 인수합병 성과가 실적에 얼마나 효과적으로 반영될 수 있도록 하는지가 '리딩 금융' 경쟁에 관건이 될 공산이 크다.

KB생명과 푸르덴셜생명의 2019년 연간 순이익 합은 1568억 원, 오렌지라이프와 신한생명 순이익 합은 3954억 원이다.

규모로 보면 신한금융 보험계열사가 크게 앞서지만 그룹 전체 실적이 늘어나는 데 얼마나 기여하는지는 푸르덴셜생명과 오렌지라이프의 인수합병 뒤 성장속도에 달려있다.

조용병 회장과 윤종규 회장이 모두 전면에 나서 보험사 인수합병에 강한 의지를 보였던 만큼 인수합병 성과는 두 금융지주사 회장의 경영능력을 평가하는 잣대가 될 수도 있다.

최정욱 하나금융투자 연구원은 "신한생명과 오렌지라이프가 내년 7월 통합을 확정하며 시너지 발생에 기대가 높아지고 있다"며 "반면 KB금융그룹의 보험사 인수합병은 이제 시작단계라 경쟁력을 확보할 수 있을지 시간을 두고 봐야 할 것"이라고 분석했다. [비즈니스포스트 김용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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