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IG넥스원이 '현궁 납품 비리'에 연루되어 조사를 받아온 연구원이 스스로 목숨을 끊으며 곤혹스러운 처지에 놓였다.
LIG넥스원은 10월 초 상장을 계획하고 있는데 상장에 악영향을 받을까 노심초사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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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효구 LIG넥스원 부회장. |
LIG넥스원의 김모 연구원이 14일 스스로 목숨을 끊었다. 김 연구원은 육군의 대전차 유도 무기 '현궁' 납품 비리와 관련해 3차 검찰 조사를 앞두고 있었다.
김씨는 수주부터 개발에 이르기까지 현궁 사업 전반에 대해 책임을 맡은 수석연구원이었다.
현궁은 휴대가 가능한 보병용 중거리 유도 무기로 LIG넥스원이 무기 생산을 맡았고 국방과학연구소에서 성능 평가를 담당했다.
합동수사단은 현궁 도입과정에서 LIG넥스원이 실제 제작하지 않은 전차자동조종모듈 세트에 대한 비용을 청구하거나 납품한 장비가 시험평가 과정에서 손실된 것처럼 허위 처리하는 수법으로 모두 11억 원 가량을 부당하게 챙긴 것으로 보고 있다.
방위사업비리 정부합동수사단은 8월25일 대전에 있는 국방과학연구소와 경기도 판교에 위치한 LIG넥스원 본사, 하청업체 등 5~6 곳을 압수수색했다.
김씨는 공문서를 조작힌 혐의로 연루돼 압수수색 당일인 8월 25일과 28일 2차례에 걸쳐 검찰 조사를 받았고 14일 마지막 출석을 앞두고 있던 것으로 알려졌다.
LIG넥스원 관계자는 "검찰 압수수색 이후 아직까지 뚜렷한 혐의점이 나오지 않았고 현궁 연구개발 단계에서 발생한 비리도 아니라 갑작스러운 사망 소식에 당혹스럽다"고 말했다.
이번 사건으로 10월 2일 예정된 LIG넥스원의 상장도 영향을 받을 가능성이 높다.
LIG넥스원은 9월17일과 18일 수요예측을 거쳐 10월2일 상장할 일정을 잡아놓고 있다. 공모 주식수는 690만주로 일반공모주는 552만주고 우리사주조합에 138만주가 우선 배정된다. 모집되는 투자금은 공모 희망 최저가액인 주당 6만6000원 기준 4554억원이다.
하지만 이번 사건으로 방위산업 비리의혹이 가시지 않아 LIG넥스원의 상장 가치가 낮게 평가될 가능성이 떠오른다.
LIG넥스원은 방산비리 의혹 때문에 이미 한 차례 상장일정을 조정했다.
LIG넥스원은 당초 수요예측을 9월 초 진행하고 9일과 10일 공모 청약을 받아 9월 중 상장을 마무리 할 계획이었다. 그러나 지난달 현궁 도입과정의 방위산업 비리의혹이 불거지자 상장 일정을 보름 정도 늦췄다. [비즈니스포스트 박준수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