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은행들이 자본잠식에 빠진 기업들에 대출해준 돈이 50조 원이 넘는 것으로 나타났다.
금융당국이 은행의 기업대출 현황을 더욱 철저하게 감독하고 감시해야 한다는 지적이 제기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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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KDB산업은행이 자본잠식에 빠진 기업들에 가장 많은 대출을 해준 것으로 나타났다. <뉴시스> |
11일 국회 정무위원회 소속 민병두 새정치민주연합 의원에 따르면 국내 은행 18곳은 지난해 말 기준으로 자본잠식에 빠진 기업 5285곳에 모두 51조9391억 원의 대출을 내줬다.
자본잠식은 기업의 적자폭이 커져 부채가 순자산보다 많아진 상태를 말한다.
이 기업들 가운데 완전자본잠식 상태에 빠진 기업도 1701개나 됐다. 완전자본잠식은 빚이 너무 늘어나 자본총계가 마이너스 상태에 놓인 것이다.
자본의 일부가 잠식된 기업은 3584곳이었다. 완전자본잠식에 빠진 기업들 가운데 27곳은 상장회사다.
KDB산업은행은 자본잠식 기업 442곳에 17조8605억 원을 빌려줬다. 대출금 기준으로 1위다.
IBK기업은행은 1411개 기업에 6조5642억 원을 빌려줬다. 우리은행은 574개 기업에 4조9034억 원을 내줬다.
NH농협은행, 한국수출입은행, 신한은행, 옛 하나은행, 옛 외환은행 등이 뒤를 이었다. 하나은행과 외환은행은 최근 KEB하나은행으로 통합됐다.
민 의원은 “금융감독당국은 자본잠식 상태에 놓인 기업의 대출현황을 철저하게 관리감독해 부당한 대출이 없도록 해야 한다”고 주문했다. [비즈니스포스트 이규연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