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DB산업은행이 대우증권을 매각하는 데 대우증권 노동조합이 변수가 될까?
대우증권 노조는 매각절차에 직접 참여하겠다며 나서고 있다. 노조는 종업원지주회사 체제를 앞세우며 인수전에 뛰어드는 방안도 검토하고 있다.
9일 금융권에 따르면 이대현 KDB산업은행 정책기획부문 부행장은 8일 이자용 대우증권 노조위원장과 만나 매각 절차에 노조가 참여하는 문제 등을 논의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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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대우증권 노조는 지난 4일 회사 매각절차에 참여하는 방안을 KDB산업은행에 요청했다. <뉴시스> |
이 노조위원장은 산업은행의 금융자회사 매각추진위원회와 매각실무추진단에 대우증권 노조도 들어가야 한다는 뜻을 밝힌 것으로 알려졌다.
금융자회사 매각추진위원회는 산업은행의 인수합병실을 대신해 대우증권 등의 매각절차에서 주요한 의사결정을 내리게 된다. 대우증권 매각절차의 투명성을 높이고 ‘헐값 매각’ 논란을 막으려는 조치로 발족됐다.
산업은행 인수합병실은 자회사관리단과 함께 매각실무추진단을 구성해 매각주간사 관리 등 실무적인 부분을 담당한다.
이 노조위원장은 산업은행과 대우증권 노조의 소통을 담당할 협의체 구성도 제안한 것으로 전해졌다. 대우증권 직원들이 매각에 대한 의사를 전달하고 산업은행과 관련 정보를 공유하기 위한 채널이 필요하다는 것이다.
대우증권 노조는 최근 ‘회사 매각 시 노동조합 참여 및 종업원지주회사 동참’에 대한 서명운동을 한 결과 응답자 2702명의 92.5%(2500명)가 찬성 쪽에 서명했다고 4일 밝히기도 했다.
이 노조위원장은 당시 “대우증권 노조가 금융자회사 매각추진위원회에 참여하는 것은 직원들의 의사를 전할 수 있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며 “산업은행이 참여를 거절한다면 실사작업 저지 등으로 대응할 수 있다”고 말했다.
대우증권 노조 관계자는 “이 노조위원장이 이 부행장을 만나 노조 측의 의사를 전달한 상황”이라며 “산업은행 측의 태도에 따라 향후 행동 방향을 정할 것”이라고 말했다.
대우증권 노조는 종업원지주회사 체제를 통해 대우증권 인수전에 뛰어드는 방안도 추진하고 있다. 대우증권 직원들이 1인당 1억 원씩 출자한 자금을 바탕으로 외국계 금융사나 사모펀드와 함께 대우증권을 인수하겠다는 것이다.
이에 대해 산업은행 관계자는 “대우증권 노조가 공개 경쟁입찰에 여러 매수자 중 하나로 참여한다면 문제가 없다”고 말했다.
산업은행은 매도자 실사와 시장조사를 거쳐 10월 초에 대우증권 매각공고를 내기로 결정했다. 그 뒤 인수의향서(LOI)를 받고 예비입찰과 본입찰을 거쳐 내년 초 매각 우선협상대상자를 선정할 것으로 예상된다. [비즈니스포스트 이규연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