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T&G 사장 공모가 마감됐다.
KT&G는 이번 공모과정에서 자격기준을 변경해 외부인사에도 문호를 열었다. 이에 따라 민영화 이후 유지돼 온 내부출신 사장의 전통이 깨질 수도 있다.
KT&G 사장추천위원회는 8일 후임 사장 인선과 관련한 지원서류를 마감했다. 민영진 전 사장이 지난 7월 말 퇴진한 뒤 한 달여 만에 후임자의 윤곽이 곧 드러날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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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민영진 전 KT&G 사장. |
KT&G는 이번 사장 공모에서 공모자격을 전현직 KT&G 전무급 이상, 전현직 KT&G 계열사 사장, 헤드헌팅회사 추천 외부인사로 정했다. 내부출신 인사뿐 아니라 외부인사도 지원할 수 있도록 바꾼 것이다.
KT&G 사장추천위원회는 이날까지 지원서류를 받아 자격심사를 거쳐 후보 1명을 추천하는 절차를 진행한다. 최종 후보자는 주주총회 결의를 거쳐 선임된다.
KT&G는 2002년 민영화했다. 그 뒤 13년 동안 곽주영, 곽영균, 민영진 사장 등 내부에서 사장이 배출됐다.
하지만 이번에 전임 사장 때와 달리 헤드헌팅회사 두 곳에서 4명의 후보를 추천받았다. 이 때문에 KT&G 안팎에서 외부인사가 사장에 선임되는 것 아니냐는 관측도 제기된다.
KT&G는 핵심사업인 담배사업의 특성상 민영화 이후에도 정부의 입김에서 자유롭지 못했다. 민영진 전 사장 역시 내부출신이긴 하나 ‘친 MB’ 인사로 분류됐다.
민 전 사장이 잔여 임기를 반 년도 채 남기지 못한 상태에서 검찰수사 대상에 오르며 결국 불명예 퇴진한 것도 현 정부의 'MB 인사 손보기'에서 비롯된 것이라는 시각이 많다.
KT&G는 민 전 사장의 사퇴 이후 한 달여 간 공백이 이어지면서 후임사장을 놓고 뒷말이 무성하게 나오고 있다.
노조는 ‘낙하산 인사’를 우려해왔는데 외부인사까지 지원할 수 있도록 공모방식이 바뀌자 그 결과에 더욱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KT&G는 과거 담배인삼공사 시절 기획재정부가 주무부처였다. 이번 공모에 현 정권 실세와 가까운 기재부 출신 관료들이 도전장을 내밀었다는 말이 나돌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기재부 출신 장차관급 인물이 유력할 것이란 추측이 무성하다”며 “후임사장 선임 결과에 따라 KT&G 내부에서 반발이 거셀 수 있다”고 말했다.
노조는 민 전 사장이 사퇴한 지난달 29일 “정치권 등의 낙하산 인사가 이뤄진다면 이를 결코 좌시하지 않을 것”이라며 전국 22개 노조지부가 총력투쟁에 돌입하겠다고 예고한 상태다.
KT&G 내부인사들 가운데 함기두 수석부사장과 백복인 부사장이 유력 후보군으로 거명되고 있다. 두 사람은 전문성과 내부 지지도를 강점으로 내세우고 있다.
김준기 KGC인삼공사 사장도 KT&G 부사장 출신으로 담배시장에 대한 이해도가 높다는 점에서 후임사장에 도전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헤드헌팅회사가 추천한 4명의 후보는 알려지지 않고 있다.
KT&G는 민영화 이후 실적이 눈부시게 성장했으나 최근 외산담배에 밀려 국내시장 점유율이 갈수록 떨어지는 추세다.
KT&G는 해외 부동산사업에 투자를 늘리는 등 사업다각화에 힘을 쏟고 있다. 업계 관계자들은 KT&G 신임 사장을 누가 맡느냐에 따라 사업전략에도 변화가 클 것으로 예상한다. [비즈니스포스트 김수정 기자]